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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른아이 Nov 02. 2024

불안을 곁들인 퇴사

이번 선택은 정상인 걸까?


연초부터. 아니, 어쩌면 입사 이후부터 꾸역꾸역 버티며 다니던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근속기간 1년 6개월. 길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엄청 짧지만도 않은 기간.


이유가 웃기다.



"일이 재미가 없어서"



적고 나스스로도 어이가 없는 이유이다. 하지만 누군가한테는 간절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내 인생에 보람과 재미를 원하는 사람이니까.






이번 직장이 첫 직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직무는 처음 하는 직무였고 이토록 재미없던 적은 처음이었다. 남들이 더 납득이 갈만한 표현으로 말하자면 성과가 나지 않는다. 성취감이 없다 정도가 될까? 그 생각을 한지는 꽤 오랜 기간이 지났지만 결국 내부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없었다. 팀 이동도 좌절되었고 그 안에서 스스로를 바꿔보기도 무리였다. 그렇기에 떠나기로 결심했다. 근데 문제는 이제는 나도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새로운 취업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나"를 영업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매번 2년 내외의 기간을 두고 이직을 반복하다 보니 다음 직장이라고 다를까?라는 생각도 든다. 나 스스로 내가 근속할 것이라는 자신이 없으니 나를 영업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기업 취업이 아닌 다른 길을 걸어보려 하고 있다. 안정하긴 해도 내 인생목표랑 연관이 있는 그런 일.



확신이 있지는 않다. 도피성이 큰 것도 알겠다. 이런 생각과 결정들이 내 조울로 인한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 변화를 줘야 겠다는 것 만큼은 분명했다. 그렇기에 일단 걸어볼까 한다. 아니라면 그때 다시 기업으로 돌아오자. 난 아직 젊은데 뭐. 일단, 출근 후 10분 단위로 시계를 보며 퇴근시간을 기다리던 것도, 점심시간이 끝나갈때 끌려가듯 자리로 복귀하던 일상도, 이제는 안녕.



나름의 방향을 잡고 시작일도 정해졌으나 나는 아직 확신이 없다. 겁도난다. 그래서 알겠다. 이건 조증은 아니란 것을.






날이 선선해진 2024년 초 가을 거리에서. 식당에서. 또  자취방 이불 위에서.


밤새 뒤척이고 눈물짓던 내면아이가 울음과 함께 토해낸다.



"그냥...나도.. 치열하게 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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