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이들의 미취학 시절, 공부루틴부터 생활루틴까지 한가지의 루틴만이 있었다. 같이 먹고 자고, 같이 유치원에 가고, 같이 놀았다. 이 때만해도 아이들의 취미도 비슷해서 태권도도 같이 보내고, 인라인 강습도 함께 갔고, 미술도 함께 다녔다. 아이들도 처음 배우는 거라 그런지 이거싫다, 저거싫다 까탈을 부리지 않았다. 쌍둥이들이 함께하기에 혼자라는 두려움 없이 배우는 것을 즐겼다.
집에 오면 한자리에 앉아 한글과 연산을 공부했다. 아이 둘이 실력 차이가 나지 않아 공부해야할 것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고, 함께 루틴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이 시기는 쌍둥이 둘을 먹이고 입히는 것만으로도 힘든 시기였기에 둥이들 각자에게 맞춤루틴을 해주더라도 엄마인 내가 역부족이었다. 아이는 둘이지만 마치 한 명이 있는 듯 우리의 루틴은 함께 돌아갔다.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둥이들은 분반을 했다. 쌍둥이의 경우 저학년까지 학교 적응을 위해 합반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고학년 가서 할 분반을 저학년부터 해보기로 했다. 둥이들은 각자의 반이 생기고 각자의 친구가 생겼다. 과제도 달랐고, 체험학습을 가는 날도 달랐다. 운동회에 청팀, 백팀으로 팀이 갈려 각자의 팀을 응원했다.
아이들이 커 가면서 관심도 달라졌다. 방과후도 아들은 로봇공학을 딸은 음악줄넘기를 하고 싶어했다. 예체능도 딸은 수영을 했고, 아들은 축구를 했다.
학업의 격차도 생기기 시작했다. 수학학원의 레벨 테스트를 보았다. 같은 학원이지만 둘의 레벨이 달랐고, 또 어떤 학원은 누군하 하나는 붙고, 하나는 떨어졌다. 결국 다른 학원에 보내야했다.
집에서의 공부루틴도 각자의 레벨에 맞는 문제집을 선정해 풀게 해주었다. 한 아이는 도형에 강하고, 또 한 아이는 분수에 약했다. 아이들에게 맞는 문제집을 풀려야했고, 그에 맞는 공부루틴을 만들어주어야했다.
미취학 시기에 같이 밥먹고, 같은 유치원에 다니고 같은 학원에 다니며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겼다면 초등시기부터는 각자 개인의 영역에서 활동하기도 하고 집에서 함께 공부하며 경쟁심도 갖게 되었다. 딸은 아들이 들어간 학원에 낙방의 고배를 마시며 더 열심히 수학공부를 하였다.
이렇게 쌍둥이 육아는 하나의 루틴에서 출발해 점차 각자의 맞춤 루틴으로 변화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