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시선 차단하기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받아오고 있는 심리상담.
저번 주 화요일에 아주 오랜만에 상담을 다녀왔다
사실 코로나 이슈가 있어서 뒤로 계속 밀리다 한 달 반 만에 다녀왔는데
역시나, 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불과 3개월 전만 하더라도 내 기분은 수평선 그 자체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았고,
정말 딱 일자였다는 말이 맞는 표현이다.
나의 감정과 기분이 수평선으로 지냈던 시간은
적으면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이었을 것이다.
저번 주 심리상담에서 담당 선생님은
나와 대화를 하다 감정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가라앉는 감정이든 들뜬 기분이든 오랫동안 지속되면
그것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또한 이전에 내가 겪고 있던
수평선의 감정 또한 그러했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최근, 올해 들어 내가 느끼는 나는 평안을 되찾았다
감정도 조금씩 회복되어가는 게 느껴진다.
현재의 나는 감정이 올라가기도 내려가기도 한다.
상담 선생님은 내게 글을 쓴 것이
좋은 영향으로 돌아온 것 같다는 말을 해주었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글을 쓰며 나는 나를 살리게 되었고,
스스로의 보호자가 되어주게 만들었으며
또다시 사회로 나아갈 힘을 만들어주었다.
선생님 말씀대로 성장과 회복이 동시에 이루어진 시기였다.
작년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다른 직업을 알아보던 나는
올해가 들어서, 책을 발간한 뒤에 더 이상 알아보지 않았다.
그저 글을 쓰며 살고 싶다는 바람만 가득했으며
현재는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있다.
물론 경제적인 부분을 감당해야 하는 점은 있다.
하지만 뭐랄까,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주로,
경제적인 일을 부가적으로 하고 싶다.
적게 일하고 적게 벌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
생각해보면 이번해는 내가 스스로에게 주는 안식년이 아닐까 싶다.
아직 젊은데 말이 되냐고 할 수도 있으나
그 기준은 오롯이 내 판단이다.
내가 휴식이 필요하다면 휴식을 취해야 하고
사람들에게 독립되어 있어야 한다고
판단이 되면 독립된 상태로 머무를 권리가
나에게 있다.
작년 초반 심리상담을 하면서 든 생각은
심리상담받는 것을 최대한 말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숨길 일이 아니라는 마음이 들었다.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고 하면
아직까지도 보는 시선이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묵묵히 듣지만 나중에 들어보면
내가 심리상담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에
꽤나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들어봤다.
하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며 내린 결론은
'모두에게 심리상담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을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은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본인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스스로를 항상 뒤로 젖혀놓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누구보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다.
타인의 시선도, 현재 하고 있는 일도, 미래의 계획도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중요하다.
혹시라도 누군가의 시선이 두려워서 상담을 받고 싶은데도 머뭇거리게 된다면
부디, 걱정 말고 상담을 받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심리상담은 선택이 아닌 필수일 수도 있다.
우리가 심리상담을 받는다고 한들, 우리가 우리가 아니게 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떳떳해졌으면 좋겠다.
심리상담을 받는다는 건 숨길 일이 아니다.
내가 그만큼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 당당해지길 바란다.
작년 말과 올해 3월까지
내게는 정말 많은 변화가 있던 시기였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다.
이 변화가 반갑고 사랑스럽다.
나는 수평선으로 살기 전, 그 전의 나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