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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권 May 21. 2020

[인도 여행이 뭐길래?] #21

#21 여행의 종착지

아그라 포트

'아그라 포트'


신선한 충격이었던 타지마할 관광을 마치고, 나온 김에 아그라 포트까지 가기로 했다.


타지마할에서 멀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타지마할을 제외하면 아그라에 볼 것이 별로 없어서인지 봤던 사람들이 그대로 옮겨온 것 같았다.


델리의 레드 포트, 자이푸르에서의 암베르 성을 보고 난 후여서 그런지, 성은 더 이상 큰 감회로 다가오지 않았다.


혹은 타지마할을 본 직후여서 그럴 수도. 딱히 큰 기대를 하지도 않았고, 그래서인지 실망감은 없었다.

타지마할

타지마할의 여운이 떠나갈 때쯤, 더위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숙소로 돌아와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쉬기로 했다.


숙소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누워 있어도 타지마할이 보인다는 것이다. 아껴두었던 컵라면을 꺼내, 타지마할을 배경으로 먹었다.


라면 한 입, 타지마할 한 번.

바라나시행

'누워서 기차라니'


성수기인 7월이어서 그런지, 아그라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기차표는 구할 수가 없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밟는 코스라, 8월 초까지 쭉 매진이었다.


'방법이 있겠지'싶어 여기저기 찾아보니, 아그라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툰드라에서는 바라나시행 기차 티켓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서둘러 이제는 익숙해진 로컬 버스를 타고 툰드라 역으로 갔다.


승강장에서는 새똥을 맞기 십상이라 기차가 오기 전까지 대합실 밖으로 나오지 않는 승객들, 심심치 않게 보이는 쥐들, 이 정도는 기본이라는 듯이 1시간 늦게 도착하는 기차까지.


아주 작은 역이었지만, 짧은 시간에 여러 추억을 갖고 드디어 바라나시로 떠날 수 있게 되었다.


18시간 정도 걸렸지만, 시원한 칸에 누워서 갈 수 있다는 점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바라나시

'겐지스 강'


바라나시에 도착하자마자 겐지스 강으로 향했다.


판공초와 타지마할은 처음 본 순간부터 '우와'했다면, 갠지스 강은 조금 달랐다.


대자연에 빠져드는 느낌도, 웅장한 건축물에 압도당하는 느낌도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강에 불과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인도에서 이루고 싶었던 목표 세 가지를 마무리하는 순간이었고, 동시에 인도 여행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했다.


우리의 마지막 도시가 될 바라나시에서 가트 바로 앞에 숙소를 잡고, 4일 동안 아무 일정도 정하지 않았다.


바라나시에 있는 동안은 혼자 다니기도 하고, 같이 무작정 걷기도 하고, 여행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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