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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샐러리맨 Jan 11. 2023

수직구조에서의 Communication


수직구조인 직장에서의 Communication은 쉽지 않다.


어제 (1월 10일)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접하였다.

3,600여명 직원을 거느린,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으로 꼽히는 카카오에서 전원 출근제로 바꾼다고 발표하자마자 노조 가입률이 일주일만에 10%에서 47%로 껑충 뛰었다는 것이다.

아래 기사를 보면, 회사는 그동안 충분히 소통하며 결정한 것인데, 이 상황이 무척 당혹스럽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출처 : 머니투데이 기사중 발췌 

(재택 끝, 출근하라니 절반이 노조 가입,,,당혹스런 카카오) 1월 10일자


노조에 가입한 카카오 구성원들은 근무제 전환 과정에서 사측과 직원들 간의 소통부재를 문제삼고 있다. 한 카카오 계열사 직원은 "카카오 설립 초기부터 진행했던 T500(화요일·목요일에 오후 5시에 열 수 있던 타운홀 미팅) 제도 등 소통의 창구가 최근 하나둘 막혔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당혹감을 토로한다. 지금까지 구성원과 충분히 대화했다는 것이다. 애초에 원격근무제는 지난해 12월까지 시범 운영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고, 설문조사와 인터뷰 등 협의를 충분히 거쳤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노조가 조직되기도 전부터 사원협의체와 함께 '라테(라운드 테이블)'라는 이름으로 구성원 의견을 청취해왔다는 설명이다. 과반 노조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사원협의체와 대화한 것처럼 노조와 대화하고, 오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필자 경험을 되살려 몇 가지 따져볼 포인트가 있다.

사실 직장 내에서의 Communication은 항상 아래와 같은 부분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있다.


1.     일단, `당혹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범위`가 어디까지일까?

당혹감을 느끼는 척 하지만, 실상은 은근히 이 사태를 반기는 직원들 범위가 어느 정도일까 하는 점이다. 내 짐작으로는 회사 경영진을 위하여 일하고 있는 인사부서, 재무부서 직원 등도 재택근무를 원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임원그룹도 겉으로는 당혹스러운 척 하지만, 지금의 사태를 속으로는 반가워 할 상황일 수도 있다. 만약 이 상황이라면, 본 결정은 백지상태에서 다시 내려져야 한다. 이 상황에 대한 판단은 카카오 경영진의 몫이다.


3,600여명의 대기업 정도의 조직은 (필자는 6천여명 직장에 근무 경험이 있다.) 말단 직원들의 정서가 파악되는 단계에서 왜곡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경영진은 이를 꼭 체크해야 한다. 카카오 조직은 잘 모르겠으나, 직원 – 팀장 – 부서장 – 그룹장 – 임원 – 총괄 임원 등등의 계층을 거치면서 말단 직원들의 의견은 윗분들 입맛에 맞게 의견이 수렴되는 과정에서 약간씩 가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다고 자리를 마련해 봤자, 그 시간과 기회는 한정적이어서, 면담 종료후 결과의 해석 단계에서 또 왜곡된다. 또한 면담 분위기상 충분하게 얘기를 못할 수도 있다. 


2.     토론 문화가 성숙되지 않은 면담 자리는 안하니만 못할 수 있다. 

경영진은 분명히 충분히 얘기를 들어 주었고, 직원들이 원하는 그대로 했는데, 왜 딴소리냐 하고 분노하는 경우가 많고,,직원들은 협의 후 발표된 내용을 보고 그게 그 얘기가 아니었는데, 회사가 못 알아 듣는다고 울화통이 치민다. 한국어로만 얘기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경우가 허다한 것이 노사간 대화이다. 심지어 서로를 못 믿어서 노사간 양쪽에서 각각 녹취를 하는 경우도 경험한 적이 있다.


분명히 모든 회사마다 있는, `회사를 위해 충성하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하는 분들`은, 마음속과는 달리 회사가 듣고 싶어하는 것만을 발췌하여 얘기하는 경우가 허다하고, 심지어는 의견을 왜곡하는 경우도 많다. 


3.     충분히 얘기했는데 이 상황이라면, 충분히 얘기 안 한 게 확실하다. 

그게 아니라면, 충분히 얘기만 했지, 직원들이 이 건에 대해 충분히 동의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반대를 무릅쓰고 진행을 한 건이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얘기하고, 이에 대해 시간을 두고 충분히 이해하는 상황으로 가야 하는데, 이해했을 거라고 판단하고 밀어 부치는 경우 이런 당혹스런 상황이 초래된다.


4.     근로자 대표들이 역할을 다 했는가?

근로자 대표로서 회사와 협의자리를 가지게 되면 직원들로부터 접수된 의견을 그대로 얘기해야 하고, 협의 석상에서 나온 얘기들, 특히 회의 석상에서 협의 혹은 합의된 얘기들은 직원들에게 확실하게 전달을 해야 하는데, 근로자 대표들이 이를 수행하는 데는 몇 가지 한계가 있다.


일단 근로자 대표들은 내 업무가 있는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도 충분치 않은 것도 있고,

경영진의 회의 참석자 중 내 매니저가 있는 경우 직원들의 얘기를 날 것 그대로 전달하기 어렵다. 그분이 내 평가와 승진, 임금을 책임지는 상황인데, 회사가 확실하게 듣기 싫어할 소리를 직언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리고 직언하면, 눈치도 없고, 예의 없다고 찍혀서 확실하게 손해 보는 게 현실이다.) 이러니, 말을 돌려서 하든지, 아니면 살짝 바꿔서 얘기하게 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 경우 회사와 협의는 당연히 근로자 입장에서는 충분치 못한 수준으로 이루어진다. 협상 이후 근로자 대표는 직원들에게 `나는 할 바를 다 했는데 회사가 안 들어 주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고, 이 소리를 듣는 근로자들은 그러면 우리가 `뭔가 행동으로 보여 주자` 할 것이고, 그것이 노동조합의 가입으로 나타나게 된다.


직장의 커뮤니케이션은 양방향 소통이다.

문제는, 직장, 특히 대기업의 경우 수직구조이며, 수직관계에서의 양방향 소통은 주의할 점이 많다. 이는 직장 특성상 수직관계에서 위에 계신 분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다. 

양자 모두 간접적인 판단과 접촉에 의해 판단하면 왜곡된 의견들에 의해 서로를 불신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솔직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성숙한 토론 문화 및 토론의 장이 되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협의에 참여하는 분들도 토론과 협상 등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 직장경력만으로는 효과적인 토론과 협상을 수행하는 것은 충분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은 윈윈이 최종 목표이다.

회사도 잘 되고, 직원도 잘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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