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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고 Feb 21. 2023

대치동 일타 강사

일타강사 수업 듣고 싶다요!!

요즘 드라마 ‘일타 스캔들’이 엄마들의 입에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정말 대치동에서 저러니?

나 역시 내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간간히 듣고 있는 질문이다.


내가 그간 보아온 이 곳을 잠시 언급해 보자면,

대치동 엄마들은 대부분 오전에 삼삼 오오 그룹지어, 혹은 각개전투(?)로 학원 설명회를 가서 입시 현황과 그 학원만의 독특한 커리큘럼을 들으며 열심히 적고, 정보 하나라도 얻어 나오면 정오 쯤이 된다.

그룹지어 설명회를 들으러 온 엄마들은 대개 간단히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하교 하는 아이들 시간에 맞춰 바삐 집에 도착하는 것이 일반적인 그림.(아이들이 하교 하는 오후부터는 거의 엄마들도 잠수를 탄다고 보면 된다)

요즘 설명회를 들으러 가다 보면,  혼자 와서 듣고 가는 엄마들도 꽤나 많다. 굳이 좋은 정보들을 함께 공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뿐더러,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 역시 입시에 있어서는 경쟁 관계이기 때문이리라.

특히나 지금과 같은 시기, 1월부터 2월 사이에는 굉장히 많은 수의 학원 설명회가 이어진다.

어떤 날은 학원 설명회에 시간대가 겹쳐 어느 설명회를 가야 우리아이에게 좀 더 유익한 정보를 얻어 올 수 있을지 심히 고민 되는 경우도 있다.

잘 나가는 학원이나 설명회는 1차,2차, 3차에 걸쳐 이어지기도 한다. 학부모들의 성원에 힘입어 여러 차례 설명회를 하게 되는데, 늘 자리는 만석이다.


학원 설명회의 입시 컨설턴트들은 말이 청산유수이다.

어쩔 때 보면,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일 정도로 냉정하고도 단호하게 설명을 이어나간다. 늘 맥락은 비슷하다.

현 입시 상황과 인근 학교의 내신 문제 파악, 그리고 등급을 올릴 수 있는 비법을 당학원에서 연구하고 증명해 보였다는 것. 그 학원만의 독자적인 교재를 단계에 맞춰 꾸준히 풀고 배워나가면 그 과목 정도는 걱정안해도 될 것만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빠지지 않는 코스는 그 학원만의 독자적인 비법 테스트 신청!(최근 우리 아이도 테스트 신청만 무려 5회나 잡혔다

이 테스트는 굉장히 고난이도인 듯 싶다. 매우 어렵게 출제해서 아이의 점수를 턱없이 부족하게 나오게 하고, 학원을 다니면 충분히 점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며 노심초사가 된 학부모를 설득하는 레파토리. 나도 사실 이런 뻔스토리를  알면서도 테스트를 신청하게 되는 건, 이 설명회에 온 학부모에게만 주는 혜택이라고 하니(실상 테스트 비용은 10만원에 해당된단다. 그도 그럴 것이 테스트 보는 시간만 해도 장장 3시간 언저리이다) 왠지 신청을 안하고 오면, 뭔가 손해 보는 느낌(?), 혹은 뒤쳐지는 느낌이 들어서일 게다.


오늘도 날은 풀렸지만, 다소 바람이 세서 머리가 띵할 정도의 날씨에 나는 부지런히 대치동 학원가까지 뚜벅 뚜벅 걸어 갔다.

3차 설명회라길래 꾸역 꾸역 들으러 가긴 했는데, 마지막 설명회에서도 발디딜틈 없이 엄마들의 참석에 빈자리가 없없다.


“어머님들! 대치동에서만 들을 수 있는 강의입니다. 대치동에 계시면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에요!”

“재벌집 입시 코디들이 줄지어 대기중인 일타강사가 바로 이분입니다!”

사진이 게재된다. 빔을 쏘니 대문짝만하게. 사진 옆에는 화려한 스펙이 촘촘히 적혀 있다.


이 곳 대치동은 정말 별세상인 것 같긴 하다.

마포, 잠실을 거쳐 이 곳 대치동까지 오게 되긴 했지만, 이렇게 학업에 진심인 부모들과 학원들이 있을 지역이 있을까 싶다.

초창기에 이 곳 대치맘 카페로부터 정보를 받고 학원 설명회를 참석 하기 시작 했었을 땐, 설명회 한 번 다녀오면 하늘이 무너지는 경험을 숱하게 했다.

나와 내아이만 모르는 영역인 듯 싶었고, 무지했던 나를 자책하기도 했으며, 정보에서 뒤떨어진 나로 인해 피해 볼 우리 아이에게 한없이 죄인이 되는 날이기도 했었다.

결국 몇날 몇일을 혼자 고민하다가 결론은 이사로 모아지고, 다른 지역을 탐색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각종 입시 관련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고 나 또한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부터 내 나름의 주관이 생기기 시작했고, 지금은 다행히 크게 동요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늘 학원설명회에 참석하여 요즘 현 입시상황 관련 소식과 분위기를 파악하고, 현 시점에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공부를 항상 챙기고 있다. 그러면서 느끼는 거지만, 나 역시 사람이고 엄마이기에 학원 설명회를 다녀오면 그 열기와 분위기에 찜찜한 그 무언가가 나를 신경쓰이게 하기는 한다.


오늘 참석했던 학원은 3월부터 새로 문을 여는 수학 전문학원이기는 하는데, 이미 2008년부터 대표가 수학 학원을 지속해 왔고, 이후 스마트 학습과 대치동 영재과학고 수학학습까지 모두 겸비한 학원 법인체를 만들어 또 다시 새롭게 론칭하는 곳이라 일타강사 여러명을 학원에 두고 자체 교재를 통해 고교 내신 등급향상을 최종 목적으로 하고 오픈하는 것 같았다.


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서 보여지는 팀별 수업. 이것은 대치동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방식이다. 

이 학원 역시 대치동 권역의 소위 명문고에 재학중인 전교권 아이들 대상으로 오랫동안 팀별 수업을 일타 강사가 맡아 해 오고 있다. 기출 문제 분석을 통해 심화 문제집의 출처 및 문제의 유사성까지도 연구하며 직접 자체 교재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피드백 해주고 있으니, 점수와 등급이 안오를 수 없는 구조였다.

이 근방 8개 명문 학교의 내신을 샅샅이 파헤쳐 연구 분석하는 일이 그들의 전적인 미션인 듯 했다.


오늘 설명회의 결론은 초중등 수학 심화에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말고, 수능 고등과 연계된 단원을 심층적으로 공략한 후 바로 고등 내신 수능 수학으로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었다.

나름 이론과 방향성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했다.

요즘 나의 아이가 초등 심화 수학 푸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문제를 접했을 때에 현타가 오기는 했었던 터였다. 문제를 위한 문제를 풀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선행은 물론이며 선행의 심화를 하다보면, 이 시간과 학원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이것이 과연 이 아이에게 얼마만큼 제대로 학습될지 의문이긴 했다.




이런 학원 설명회들을 자주 참석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이 학원이 내 아이에게 맞을지 아닐지가 이제는 구분이 된다.

그리고 설명을 하고 있는 이 학원 강사가 장사꾼인지 아닌지, 어려운 커리큘럼을 내세워 이정도는 아이가 해 주어야 대치동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그 말 속에 속임수가 있는지 없는지 대강 파악이 된다. 

이젠 나 역시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내공이 쌓이다 보니 가능하게 된 것이리라.

사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설명회에 참석하고는 혼자 감동받아 '유레카~'를 외치며, 이 학원의 열차 안에 나의 아이를 태우기만 한다면 모든 것이 완벽할 거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었다.

그래서 아이를 그 전쟁 소굴에 떠밀어 넣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학원에서 가져온 무자비한 교재와 이를 버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결국 회의감이 몰려왔고, 그 때부터 제대로 현실을 파악하며 받아들이기 시작했었더랬다.


교육에 있어서는 별세계 같은 대치동에서 진정한 자기주도 학습이 이루어진 상태에 본인이 필요로 하는 학원과 선생을 찾아 적극적으로 공부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임엔 분명하다. 

전국에서 가장 잘 가르친다는 일타강사들이 몰려 있고, 아이가 공부하는 데에 좀더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방법이 분명 이 곳 대치동 학원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괜히 '일타강사'라고 불리어지겠는가.

그 강사의 화려한 스펙에는 분명 공부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스며져 있을 테고, 그 방법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상상을 초월하는 연봉을 챙겨가는 것이리라.


아무리 이렇게 좋은 환경에 있다 할지라도 내 아이가 준비되지 않았다거나, 아직 필요로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다 무용지물이라 생각한다.

내 아이를 제대로 알고, 부모가 제대로 주관을 갖고 끝까지 아이를 믿고 꾸준히 공부해 나간다면 분명 그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다보면 그 어느 적정시점에 아이가 필요로 하는 이 곳의 일타강사에게도 그 효율적인 강의를 완벽하게 흡수할 수 있는 날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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