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결 Oct 14. 2022

씻는게 정말 싫어!

샤워 물줄기 아래에서 괴로워하는 여인의 초상

An expressive oil painting of a depressed woman under jets of water running from the shower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조용한 저녁. 그녀의 절규가 거실에 울려 퍼진다. 무슨 일인가 하고 내다보니, 그녀가 샤워하러 가는 길이다.

그렇다. 그녀는 씻는 것을 싫어한다. 


씻고 오란 소리를 듣는 것은 더 싫어한다.

"자기야, 얼른 씻고 올래?"

"오빤 나한테 왜 그렇게 심한 말을 해?"


어떻게 와이프를 씻게 만들까? 씻기 싫어하는 아이를 위한 육아 비법은 넘쳐나지만, 씻기 싫어하는 와이프를 둔 남편을 위한 팁은 도통 찾을 수 없다.


"사람은 왜 이렇게 자주 씻어야 하는 걸까?"

무슨 이야긴가 했더니, 얼마 전엔 큰언니네 고양이가 2년 만에 씻었다며 고양이를 부러워하는 눈치다. 


'어제저녁 9시에 했으니 오후 2시쯤이면 되려나..' 

뭔가를 셈하고 있는 그녀. 뭘 계산중이냐고 물어보니, 이번 3일 연휴 동안 2번을 씻어도 매일 씻은 것 같은 느낌을  해법을 찾고 있단다 (그리고 찾았다).



수자원 절약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그녀의 위생 습관을 사랑한다.



덧.

그녀가 '그래도 세수는 잘하는 편이야'라고 덧붙이길 지시한다. 재미를 위해 약간의 과장이 섞여 있음을 알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몸짓 혹은 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