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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아 Jan 05. 2022

살아가는 도구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삶을 만족하게 살지 못한다. 살아가는 모습 속에는 고통도 있고 보람도 있고 희열도 있으며 좌절도 있다. 

보람과 희열을 느끼는 시간 보다는 고통과 죄절의 시간이 더 길다. 

그래서 자신의 인생을 원망해보고 한탄도 해본다. 

모두는 행복해 보이지만 자신은 지금 엄청나게 불행하다고 느낀다. 

속담에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지만 사실 다른 사람 역시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을 뿐이다. 고통의 시간에는 다른 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행복을 찾겠다고, 행복하게 살겠다고 하지만 짧은 행복은 지지나고 보면 시간 속의 잔상일 뿐이고 허상일 뿐이다. 

시련과 고통을 이겨나가는 동안 자신의 단련된 모습에서 느끼는 만족이 잠깐의 행복한 순간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이다. 어머니의 죽을 듯한 진통 속에서 우리는 태어난다. 

태어나 살면서 희열은 잠시 스쳐가는 달콤함이고 고통과 시련은 끝임없이 사람을 짓누른다.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각자 나름의 짐을 지고 살아 갈 뿐이다. 그 짐을 지고 가는 길은 험하고 힘든다. 

그 험한 길을 무거운 짐과 걸어 갈때 필요한 도구가 무엇일까?

"지팡이다!"

지팡이라는 도구가 우리의 힘든 걸음에 버팀목이 되어 주듯이 힘든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마음의 도구는 무엇일까?

바로 용기와 인내다.

인간은 마음을 통해 몸이 일어나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한다. 

용기는 새로운 길을 가야 할 때 생기는 두려움을 없애는데 필요하다. 

누구나 알 수 없는 길을 갈 때 그리고 가야말 할 때 용기가 필요하다. 

인내는 그 길의 끝을 알 수 없을 때 필요하다. 

참고 견디며 이겨 나가야만 그 길의 끝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의 시간은 찰나이고, 고통의 시간은 길다. 

긴 고통도 지나고 나면 그 고통의  시간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된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은 자신의 몫이고 그 선택에 잘잘못은 오로지 자신이 책임을 진다. 그 선택에 고통이 따른다 할지라도.

심한 삶의 고통 앞에 꺾인 이들은 보이지 않는 신에게 손을 내민다. 고통의 무게에 짓눌려 신에게 손을 뻗어 보지만 신은 아무 응답도 없다. 그저 바라볼 뿐이다. 

신마저도 인간의 삶에 방관자일 뿐이다. 

니체는 말했다. 

운명 앞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맞서 싸울 밖에 도리가 없다. 커다란 시련 앞에 용기가 사라지고 마음에 타오르던 횃불도 꺼져가듯 힘을 잃는다. 

마주하던 나의 시련을 당당히 뚫고 나간다. 찢기고 아파하던 당신에게 어느 순간, 고통은 사라지고 삶의 희열만이 다가온다. 


삶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림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인내와 기다림은 같은 의미를 가진다. 

사람에게는 나아가고 물러 날 때가 있다. 

행진곡에 맞춰 전진하는 군인처럼 앞으로 나아갈 때의 느낌은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나가지 못하는 순간, 그리고 물러 날 때 좌절의 쓴 잔이 입술을 적신다. 

쓰디쓴 쓸개와 같은 맛의 잔을 든다. 

이 순간 길은 막히고 갈길을 잃는다. 그렇게 당당했지만 지금은 참담하다 못해 비참해지기까지 한다. 

당황하고 허둥댄다. 어쩔 줄 몰라 앞이 캄캄하다. 길이 막혔다. 인생이란, 삶이란 그런 것이다.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고 가만히 마음을 가라 앉혀야 한다. 

이럴 때 제일 위험한 일은 무모함이다. 무모함은 가장 위험하다. 

오히려 이러한 때 자신을 쉬게 해야 한다. 기다리고 참아야 한다. 무모한 도전을 하느니 차라리 도전을 멈춘다.

삶은 스스로 개척하는 도전과 어쩔 수 없는 운명의 파도 앞에 서는 응전이다. 

삶의 상처가 생긴다고 도전을 피하거나 응전을 회피해서는 안된다. 

도전을 한다고 무모한 만용을 부린다면 상처만 남는다. 상처가 깊어지면 용기는 사라진다. 

멈추고 물러 날 때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삶은 그저 삶일 뿐이다. 특별한 삶도 없고 하찮은 삶도 없다. 

행복도 불행도 그저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떠난다. 

행복에 너무 매달릴 필요도 없다. 불행에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다. 

행복이 달콤한 꿀 같다고 해서 쫓을 필요 없다. 그 꿀 같던 행복이 쓰디쓴 불행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행복이 영원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좇는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에게 행복하라고 말한다. 

노래 가사에도 '행복해져라'라고 한다. 

행복에 매달리지 마라. 오히려 그 행복을 향해 무한정 달리다가 길을 잃는다. 그러다 불행이란 놈이 어느새 다가와 있다. 

삶의 커다란 파도 앞에 맞서는 용기와 헛된 힘을 쓰지 않고 기회를 기다리고 그 다가온 기회를 잡아  앞으로 나갈 때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런 기회를 현명하게 알아보기 위해 늘 깨어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용기도 만들 수 있고  인내의 힘도 기를 수 있다. 

꾸준히 자신을 갈고닦아야 한다. 끊임없는 자기 변신만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세계에 갇혀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日新又日新이라는 말을 누구나 안다. 그러나 실천하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늘 자신을 새롭게 만드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마라.

인생은 걸어가는 과정이다. 결과는 늘 새로운 시작점이 된다. 인생에 결과는 없다. 그리고 목표한 결과에 도달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해야 한다. 늘 인생길에 후회는 남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이 걸어가는 길이 정의롭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 있다면 그 삶이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산다는 말이 나태하고 약해 보일지 모르지만 도전과 응전 속에 숨어 있는 충실하고 정의로움이 있다면 그 삶은 꽤 괜찮은 삶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자가 바로 생의 마지막 순간 미소를 지으며 떠날 수 있다. 

행복에 대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라는 책에서, 

책의 앞장에 행복에 대한 비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아테나이와 스파르타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도시 국가의 세계가 융성하기 전에 리디아라는 나라가 있었다. 

그 왕국의 마지막 크로이소스가 아테나이에서 온 철학자 솔론과 이야기는 유명하다. 

둘의 문답은 행복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크로이소스는 그 시대에 왕이면서 최고의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아테나이에서 온 철학자 솔론에게 자신의 부와 권력 명예를 자랑하며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아니냐는 질문에 

철학자 솔론은 이렇게 말한다.

"무슨 일이든 그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눈여겨보아야 하옵니다. 신께서 행복의 그림자를 언듯 보여 주시다가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트리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까요!"라고 말했다. 

왕의 행복에 대한 잣대를 비판하고 아직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왕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왕은 대단히 불쾌했고 그 뒤 시큰둥하게 대했다. 

세월이 지나 크로이소스는 그가 자신 있게 일으킨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모든 것을 잃었다. 

나라도 백성도 사랑하는 가족도 모두 잃고 포로가 되어 온갖 수모를 당했다. 

그렇게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자신만만했던 왕은 결국 떠돌이가 되어 사라졌다. 

마지막 죽음이 다가오는 그 순간까지도 인생을 알 수 없다. 

행복하게 마지막을 살지 불행하게 마지막을 살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살아가는 일생동안 삶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고통을 이겨내는 인내가 필요할 뿐이다. 

생을 돌아볼 때 힘든 순간에도 잠깐씩 다가왔던 행복한 순간이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는 일이 중요하다. 

용기와 인내가 양손에 쥔 칼과 방패이다. 

용기와 인내를 손에 쥐고 그저 자신이 가는 운명의 길 앞에 도구로 쓰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 

불행도 행복도 얽매이지 않은 묵묵히 자신의 생을 살아갈 때 그의 마지막이 빛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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