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똑!
친구가 연락이 왔다.
"혹시 나한테 말 안 한 좋은 일 있어~?"
이렇게 추측한 이유인즉, 그저께 그녀의 꿈에도 내가 나오고 우리의 공통된 친구인 B의 꿈에도 내가 나왔다고 한다. 새해부터 이렇게 열심히 친구들의 꿈에 나오니 혹시 좋은 일이 있냐고 묻는다.
"글쎄..."
언젠가부터 나에게 좋은 일은 오로지 임신 밖에 없게 되었다. 나는 양쪽 나팔관이 막힌 이유로 시험관을 진행 중이라 자연임신의 가능성이 0프로이다. 게다가 한 달에 한번 있는 마법이 진행 중이었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임신 일리 없는 상태인데도 친구가 좋은 일 없냐고 하니 어리석게도 "혹시?" 하는 마음이 든다.
0.00000000001%의 기적을 바라는 일이지 라며 피식 웃음이 났다. 그 웃음은 쓴웃음으로 바뀌었고 이내 정신을 차리자고 다짐한다.
해가 바뀌었다. 내가 이렇게 1년이란 시간을 투자해도 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임신이다.
오늘 연락을 준 친구는 내가 시험관을 하는 것을 모른다.
" 곧 좋은 일이 앞으로 있으려나 봐~
네가 보내준 문자만 봐도 벌써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아서 설렌다~~
고마워^^"
라고 답문을 보냈다. 문득 임신만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나 자신이 처량해졌다. 앞으로 올해가 344일이나 남았는데 임신만이 좋은 일이라니.. 그러기엔 하루하루 다 너무 소중한 날인데…
요새 악몽을 많이 꾼다. 내가 회사에 다시 취직을 했는데 능력이 하나도 없어서 일을 맡지 못하는 꿈을 꾼다. 한두 번 반복되는 꿈이 아니라 근 3년 정도 반복되는 꿈이다. 처음엔 퇴사한 그 직장이 그리워서 그런가 싶었다. 악몽을 꾼 날 아침 침대에 누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꿈도 없이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아무 능력도 무기도 없어진 내 모습이 두려워서 그런 꿈을 꾸는 것 같다. 올해는 좀 다르게 살아보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것부터 생각해봐야겠다.
늘 임신이 되면 그만둬야 하는데? 임신 후에 해보자! 임신이 최우선이지라고 생각해왔다. 임신 외에 다른 좋은 일이 생긴다면 그 좋은 일이 임신의 기운을 빼앗아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이제는 그 기다림에 내가 망가지는 느낌이 든다. 그 신호가 꿈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올해도 시험관을 계속해 나가긴 하지만 다른 나의 삶과 병행하여 진행할 것이다. 나를 쓸모 있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가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일하는 뿌듯함도 느껴봐야겠다. 좋은 일은 올해 꼭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