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3차 - 동결배아 해동 후 PGT-A 검사하기

시험관 난임일기

by 라즈베리

벌써 세 번째 이식 준비다.


첫 채취로 얻은 9개의 동결배아 중에 남은 것은 3개... 과연 이번 이식은 나에게 임신이라는 결과를 안겨줄 것인가? 아니 그전에 저 3개의 동결배아 중에 PGT-A를 통과하는 배아가 있을 것인가?


새로 바뀐 선생님은 나긋나긋하고 따뜻한 말을 건네기로 유명하다. 나도 이번 첫 진료에서 많은 위로를 받고 돌아왔다. PGT-A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여쭤봤더니 내 나이가 딱 PGT-A의 경계선에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배아 동결 당시 1살이 어렸기 때문에 나이로만 본다면 PGT-A 없이 그냥 이식을 해봐도 좋고 유산의 이력을 본다면 PGT-A를 하고 이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하셨다. 이번 차수만큼은 부부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만약 이번 차수에 실패를 한다면 다음번에는 꼭 PGT-A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 부부의 선택이라... 어렵다. 미래를 보는 구슬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이번 이식은 변형자연주기로 나의 자연 배란일을 기다리긴 하지만 페마라라는 약을 먹어 배란을 유도하기로 했다. 약을 먹고 일주일 후에 진료를 보기로 했으니 일주일간의 의사결정 시간을 벌었다.


"오빠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것도 저것도 결정하기 너무 힘들다..."


"넌 어떻게 하고 싶은데?"


"PGT-A 통과 배아만 이식을 하면 최소한 지난번 같은 유산은 안 할 거 같은데... 근데 만약에 한 개도 통과를 못해서 이식날 준비 다 해 놓고 그냥 집으로 돌아올까 봐 그게 너무 무서워..."


"이식을 못하는 건 너무 속상하지만 통과 배아가 아니라면 이식을 안 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루에도 수십 번 한다 안 한다 엎치락뒤치락 생각이 바뀌었지만 결국 우리의 의견은 PGT-A를 해보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었다.


의사 선생님께 결정을 말씀드리고 이식날 아침 손과 발을 덜덜 떨면서 병원에 도착했다. 보통 이식 당일 순서는 수술 상담실에 나의 인적 정보를 확인받고 수술실로 들어가서 이식이 진행된다. 하지만 나처럼 냉동된 배아를 해동하여 PGT-A를 진행한 경우에는 당일날 검사 결과에 따라 이식 여부가 결정된다. 수술 상담실 선생님이 "조금 기다리시면 제가 이름 불러드릴게요 그때 수술실로 함께 이동하실 겁니다"라고 말한다면 합격이고 "오늘 시술 전에 교수님 상담이 예정되어 있어요"라고 말하면 통과 배아가 0, 이식을 못하고 집에 가야 한다는 소리다.


띵동 소리와 함께 수술 상담실 전광판에 내 이름이 떴다.


"생년월일과 이름 말해주세요"

"몇 년 몇 월 며칠생 라즈베리입니다."

"오늘 이식하러 오셨죠?"

"네.... 이식... 가능한가요?"

"잠시만요..."

상담실 선생님이 컴퓨터를 조회하는 10초가 10년처럼 느껴졌다.


"일단은 들어가실게요."

"어머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


얼른 핸드폰으로 남편에게 카톡을 남겼다.


"오빠!!!!! 나 들어오래!!! 이식하고 올게!"


11시쯤 수술 대기실로 들어갔다. 아늑한 침대에 누워서 기분 좋은 상상을 했다. 배아야 오늘 엄마 품에 와서 착 달라붙어 주렴!


12시가 되었다. 옆 침대에 누워 있던 사람들이 이식을 마치고 다시 수술 대기 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13시.. 점심시간이 시작된 것 같다. 바깥이 분주하다. 환자들이 있을 때 소곤소곤 이야기하던 간호사 선생님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선명하게 들린다. 청소아주머니의 소리도 들린다. 수술 대기실에 남이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는 걸까? 나를 잊은 건 아니겠지?


14시.. 불안하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 확실하다.


그때 내가 누워있던 수술 대기실의 커튼이 열리고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오셨다.


"라즈베리님 생년월일 성함 다시 한번 확인할게요"


다시 일어나서 집에 가라고 할까 봐 잔뜩 겁이 든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몇 년 몇 월 며칠 라즈베리입니다."


"담당 교수님은요?"

"누구누구입니다."


"이동하실게요"


그렇게 나는 내 몸을 침대에 맡긴채 병원 천장을 바라보며 이식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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