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일기 시험관시술
생리 이틀째가 되어 새롭게 전원한 병원으로 갔다. 이제 냉동 4차 신선 2차의 횟수를 모두 써버린 후였다. 이제까지 신선은 채취만으로 끝나고 이식은 모두 냉동으로 진행했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 신선이식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것이 너무도 아쉽고 후회가 됐다. 담당 선생님께 나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했다. 신선 이식도 한번 해보고 싶고 또 건강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냉동 지원 횟수가 얼마 남지 않아 걱정스럽다고 말씀드렸더니 선생님은 흔쾌히 이번엔 신선 이식을 해보자고 하셨다.
난자가 너무 많이 채취되면 난소가 부어 신선 이식을 못할 수 있으니 주사 용량을 계획했던 것보다 조금 낮춰서 맞자고 하셨다. 그리고 이번에는 채취날짜에 맞춰서 해외에 있는 남편도 들어와야 한다. 지난번 병원에 냉동정자가 있긴 하지만 냉동정자 이관도 본인이 직접 와야 한다고 하니… 차라리 정자도 신선 채취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남편이 서둘러 입국하기로 했다.
남편의 입국이 결정되고 나니 마음이 너무 좋았다. 늘 혼자 씩씩하게 해내고 있었지만 남편이 함께라면 더 힘이 되고 의지도 할 수 있고 더 기쁜 마음으로 이 과정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늘 과배란 주사 내역만 가득하던 나의 다이어리에 남편과 함께 갈 맛집, 카페 등 설레는 계획들이 들어섰다. 선선한 저녁엔 같이 손잡고 산책도 할 수 있으니 하루에 만보 채우기는 누워서 떡먹기겠다.
남편이 오는 날 공항으로 마중을 갔다. 핸드폰에 아이돌 팬들이 쓸법한 전광판 어플을 다운로드하여서 “xxx님 한국 방문을 환영합니다”를 들고 출국장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멀리서 보이는 남편!! 와락 달려가서 안겼다. 남편과 손잡고 공항버스를 타고 오는 길! 모든 풍경이 아름다웠다.
‘내가 이렇게 기분 좋으니 이번 차수 채취된 난자들도 건강하겠지?’
코로나 검사를 마친 남편과 함께 집으로 왔다. 내일 음성 결과를 받고 내일모레 병원에 가서 남편의 정자 검사를 할 예정이다. 병원 진료가 끝나면 항상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병원 근처의 맛집을 갈 예정이다. 참 설레고 행복한 밤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작한 이번 차수!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