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일기
이번 차수는 남편과 함께인 덕분에 시간도 잘 가고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다.
오늘은 과배란 시작 후 3번째 진료이다. 남편은 오늘 정자검사, 소변검사, 채혈을 진행했고 우리는 내일모레 채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상담실 선생님, 주사실 선생님 네 분이나 내일모레 맞을 주사 시간과 처방전 그리고 실제로 받은 주사를 확인해 주셨다. 상담 선생님은 핸드폰에 알람을 맞추는 것까지 확인하고서 집으로 보내주셨다. 정말 안심되는 시스템!! 나만 잘하면 된다!!!
벌써 세 번째 채취임에도 채취 전날은 항상 긴장이 된다. 이제는 데카펩틸, 오비드렐을 맞을 때도 호들갑 떨지 않고 심호흡 한 번에 주사를 찌를 수 있게 되었다. 제발 내가 이 주사를 다시 보지 않길!!! 알람에 맞춰서 주사를 맞고 침대에 누웠다. 난자들아! 채취할 때까지 잘 버텨주고 수정 잘해서 다시 내 몸속으로 들어오렴!!
채취날! 전원 후 첫 채취라 채취과정 자체는 익숙하지만 동선이 낯설다. 침대에 누워서 여기저기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더니 금세 내 차례가 돌아왔다.
잘 부탁드립니다! 를 외치고 수면 마취가 시작되었다. 눈을 뜨니 어느새 침대에 누워서 다시 대기실로 왔다. 상쾌하게 자고 일어난 듯한 이 눈뜨는 순간이 참 좋다. 간호사 선생님이 다시 와서 체크를 해줄 때까지 다시 잠을 청해 본다. 하지만 이내 난자가 몇 개 채취됐을지 궁금해서 다시 눈이 번쩍 떠졌다. 신선 이식을 위해서 약을 조금 쓰신다고 했는데 제발 신선 이식이 가능한 상태이길!!
몇 분 후 간호사 선생님이 오셨다. 거즈를 빼주시고 오늘 채취된 난자는 11개라고 알려주셨다! 오 감사합니다! 예정대로 5일 후에 신선 이식이 진행될 예정이고 채취 후 주의사항과 추가로 처방받을 약을 알려주셨다.
병원을 나와 몸상태가 괜찮은 것 같아서 주변에서 점심을 먹고 나니 갑자기 심한 생리통처럼 배가 뒤틀리게 아팠다. 병원에 가서 다시 진통제라도 맞아야 하나 싶었지만 일단 집에 가서 눕기로 결정했다. 지하철은 엄두도 못 내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다.
채취 후 이틀은 꼼짝 않고 집에서 푹 쉬면서 보냈다. 혹시나 복수가 찰까 봐 이온음료를 약 먹듯이 먹었다. 이제 몸과 마음의 여유가 생겨서 오늘은 남편이랑 런던베이글 가서 브런치 먹고 청와대 구경도 다녀올 예정이다.
하루에 3번 유트로게스탄 질정을 넣고 얇은 내막 때문에 비아그라도 넣고 채취 당일에는 에스트라디올 데포 주사를 맞고 왔다. 자궁경 이후로 내막이 얇아져서 너무 속상하다 ㅜㅜ 이번에 제발 비아그라 효과 잘 나오길!!
이제 이틀이 지났고 삼 일 후 이식을 위해 병원에 간다. 처음 하는 신선 이식에 마음이 두근거리고 혹시나 병원에서 전화가 올까 싶어서 핸드폰이 울릴 때마다 토끼눈이 된다. 이틀을 겨우겨우 보냈는데 세상에서 가장 긴 삼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부디 무사히 이식을 진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