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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브리아노의 연구소

유니버스 구축법

by 문장강화

단편의 다중우주화

인물에게 새로운 특징을 부여하여 이전과 다른 입체감 부여

작가만의 개성을 십분 활용하여 이야기 전개



예전에 비해 기세가 떨어졌지만 유니버스 구축은 여전히 웹툰에서 중요한 요소다. 박태준 주식회사의 박태준 유니버스가 그렇고, 와이랩의 스트링 시리즈가 그렇다. 허나 이를 잘 구축하기란 쉽지 않은데, <브리아노의 연구소>는 이를 훌륭하게 해냈다.

엉덩국은 확장과 대립으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장르를 코즈믹 호러로 하여 단편을 다중우주화한 것이다. 주로 인물을 가져와 쓰는 식으로 활용하는데, <엉덩국의 만화 공장>에서 나왔던 ‘덩국박사’가 <브리아노의 연구소>에서 ‘브리아노 박사’로 출연하는 식이다. 이때 단순히 인물을 빌려오기만 하지 않는다. 브리아노 박사로만 한정해서 말하자면 ‘인간적’이라는 새로운 속성을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덕분에 충성 독자 입장에서는 만화에 대한 충성도가 올라가고 인물 입장에서는 입체적이 되어 극 견인력이 올라간다.

이후 자신의 스타일을 전면 활용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엉덩국의 만화에서 자주 나타나는 말맛 있는 간결한 대사, 특징적인 표정 묘사, 난무하는 욕설과 폭력, 어딘가 나사 빠진 인물, 무엇보다도 어물쩍 넘어가는 전개. 엉덩국은 그 속에 치밀하게 이야기의 복선을 숨겨두었다. 그래서 상식 외의 일이 벌어져도 독자들은 어느 순간 이해하게 된다. 그간의 엉덩국 만화에서 봐온 것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엉덩국은 자신의 만화가 어떤 매력을 가졌는지 잘 아는 작가이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만화는 팬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 충분하다.




* 생각해 볼 지점

- 그림체가 가진 매력_정석적으로 잘 그린 그림이 아님에도 매력적인 이유

- 서정적인 에피소드 감정선들

- 이전의 단편 만화들이 어느 기점으로 기승전결의 탄탄한 이야기+감정선을 구축하게 되었는데 이것과 장편 사이의 연관점이 있을지?

- 욕 검열에 대한 부분_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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