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9일
어릴 때부터 허약했던 나는 병뚜껑 하나도 잘 열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 마을식당일에, 운동까지 열심히 하면서 힘이 많이 세 진 것을 느꼈다. 그래서 몇 년 만에 다시 우리 마을 아짐들에게 팔씨름을 도전해 보았다. 그러나 80대 초반은 물론 90세 아짐에게까지 졌다. 심지어 89세 유상례 님은 웬만한 80대 초반을 능가하는 힘을 뽐내셨다.
오후에 노래강사님이 오셨는데 나이는 60대 초반이고, 필라테스로 몸이 단련된 분이다. 아짐들의 팔씨름 실력을 말씀드렸더니 직접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짐들을 넘어뜨리지 못했다. 내가 약한 것이 아니라 아짐들이 강한 것이었다. 얼굴은 주름투성이고 등은 구부정한 데다 대부분 유모차 없이는 걷지 못하지만 실상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가득 넘친다. 아짐들 옆에서 몇 년 살다 보니 기분 탓일까? 나도 점점 힘이 세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