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 용) 반값 전복으로 죽을 끓여 든든하게 먹고(남은 죽을 1인분씩 나눠 냉동해 두면 마음도 든든하다) 설거지하고 빈백에 안겨 몸이 풀어질 찰나, 아내가 산에 가잖다. 더운데... 오후 3시부터 강의 들어야 하는데... 슬기로운 나는 벌떡 일어났다.
인왕산은 1라운드는 마친 느낌이라 개척을 한 것이 안양 쪽 관악산이다. 지류 중 망해암이 있는 산(산이름이 따로 없다)을 꼭대기까지 다녀왔었고 오늘이 두 번째다. 길을 익힌 터라 수월했다. 내려오는 중간에 아쉬워서 관악 둘레길로 빠졌다. 길 따라가다 보니 비봉산 전망대가 600미터 앞이래서 이 정도는 가볍게 가보자 했는데, 오르는 맛이 있었다. 포장 없이 계단 없이 흙을 차곡차곡 밟는다. 중간에 나타난 골짜기 경사가 꽤 가파르다. 안양시내가 훤히 보이는 바위 쉼터도 있다. 600미터라기엔 멀어 아내에게 혼나겠다 싶을 때 전망대가 보였다. 사방이 트이니 더할 나위 없다. 바람이 불었다 말았다 밀당하면서 임팩 강한 청량감을 준다. 조금 전 찍고 온 옆산이 지척이다. 높진 않아도 두 개 봉우리를 섭렵했다는 뿌듯함도 있고.
삼막칡냉면에서 물냉면, 비빔냉면, 김치 왕만두를 후루룩 먹고 집으로 Go.
다음 코스는 삼성산 삼막사가 될 예정이다. 개척은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