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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재미

by 이용수 Jul 28. 2024

토요일이면 처가 근처 단골 빵집에 들러 빵을 쓸어..까지는 아니고  비닐봉지 가득 담는다. 이 집 팥빵은 나의 최애다. 두 개 사서 하나는 퇴원 후 기력 회복 중인 아버님께 드린다. 블루베리 식빵을 처음 샀다. 식탁에 두었더니 편의점 알바 후 새벽에 들어온 아들이 말끔히 먹어치웠다. 미식가인 녀석의 입맛에 맞았나 보다. 일요일 느즈막 일어난 고2 딸이 어제 본 식빵 어디 갔어요 묻는다. 네 오빠가... 사다 줘? 네. 청소까지 마친 오후 3시. 아내와 식빵 사러 나섰다. 이런. 오늘부터 나흘간 휴가라고 문에 적혀있다.


커피 마시기 애매한 시간이지만 기어이 단골 카페에 갔다. 입에 맞는 커피 한 잔이 주는 좋은 기분을 포기하기 어렵다. 나는 강의 전엔 커피를 삼간다. 목이 마르기 때문이다. 느슨한 조직 생활자가 된 나와 달리 절정기의 조직 관리자인 아내는 커피가 노동 음료다. 하지만 주중 커피를 조금씩 줄일 참이다. 몸을 위해서, 기다리는 즐거움을 위해서.


바로 옆 시장에 들어가 단골 과일가게에서 수박을 눈으로 더듬는다. 유독 큰 수박을 신기해하니 싸게 주겠다고 가져가라 하신다. 들고 가기 너무 무겁다고 안 사간단다. 집에 와 반 갈라 깍두 썰어 큰 통 두 개를 채웠다. 빵 대신 수박이라고 딸에게 호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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