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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물점 Jan 13. 2020

겨울 바람은 연바람

겨울 방학에 내 아이와 꼭 해야 할 체험 여행

설빙칠우와 함께 놀기 1부 <연날리기>


 

출처: 다음 카페 (http://cafe.daum.net/gangnammh)


'연' 이야기



안녕, 나는 연이라고 해.

나는 너희들이 잘 알고 있듯이 하늘을 날 수 있어. 나를 맨 처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는 나도 몰라. 다만,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일찍이 나를 만들어서 놀이나 전쟁 때 이용했다고 전해지고 있어. 우리나라 역사책에도 나에 대한 기록이 있는데, 내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얼마나 위대한지 너희들도 곧 알게 될 거야.

삼국사기에는 김유신 장군과 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김유신 장군은 신라의 삼국통일을 이룩한 위대한 장군이야. 진덕여왕 때 비담과 염종이 왕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어. 그들은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자신들이 승리할 거라고 소문을 퍼뜨렸단다. 이를 들은 김유신 장군은 허수아비 인형을 만들게 하였고, 인형에 불을 붙인 후 나를 이용해서 하늘로 날렸어. 그리고 이렇게 소문을 냈단다. '떨어진 별이 하늘나라로 올라갔다.'

그다음 이야기는 너희들 상상에 맡길 게. 어디 그뿐이니? 임진왜란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은 멀리 떨어진 우리 군사들의 연락을 위해 나를 이용하셨어. 나를 하늘에 띄워 우리 군사들에게 작전을 지시하신 거야.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나를 하늘에 날리며 소원을 빌어. 어떤 사람은 바라는 것을 써서 날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버리고 싶은 것을 나에게 써서 하늘로 날려. 그러니 나야말로 가장 위대한 겨울 놀이의 대장이라고 할 만하지 않겠니? 



무엇인가를 하늘로 날리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오래된 욕망이다. 연을 들고 운동장을 내달리는 아이들의 순수함 속에서 오래된 본능의 꿈틀거림을 본다. 오늘날의 과학 기술 발전은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는 다양한 놀잇감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드론이다. 대세 놀잇감 드론도 따지고 보면 에너지원이 달린 오래된 연에 불과하다. 드론과 달리 연은 자연의 힘을 이용한다. 연을 날려 본 아이들은 자연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실 끝으로 전해지는 팽팽한 긴장과 내 손을 벗어나고자 하는 바람의 힘에 전율한다. 아이들이 찬바람을 잊고 하늘에 시선을 고정할 수 있는 극기와 인내의 원천도 다름 아닌 자연이다. 자연을 놀잇감 삼을 때 추위도 더위도 삶의 일부가 된다. 그 즐거움을 깨달은 아이들은 따뜻한 방으로, 화려한 게임 속으로 도피하지 않는다. 찬바람이 그립고 오히려 불지 않는 바람이 야속할 뿐이다.

 


연을 제대로 즐기는 몇 가지 팁!!


바람은 연과 친하다. 바람 없는 학교 운동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연을 들고 달리는 아이들을 보면 대견하면서도 애처롭다. 결국 체력이 바닥나는 순간 연의 형체도 사라진다. 하늘을 날아야 할 발 없는 연이 운동장 바닥에서 주인과 같이 달리기를 한 탓이다. 연을 날리기 위해 바람은 필수이다. 오늘부터는 '연바람'이라는 말을 머리에 새기자. 신바람과 함께 연바람도 중요하다. 내 아이들의 마음을 하늘로 보내 줄 소중한 바람이다. 바람이 부는 게 느껴진다면 연이 당신을 애처롭게 부르는 것이다. 그냥 바람이 아니다.  연의 목소리다.


                                          '나는 하늘을 날고 싶다'


- 언덕이나 바닷가 또는 산행을 좋아하는 분들은 산등성이에서 우리는 쉽게 바람을 만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바닷가나 강가에 가거나 산에 오른다면 반드시 연을 준비하자. 소원을 쓸 연필도 함께. 


- 바닷가에서 날리는 연은 특별하다. 일출과 일몰 때라면 더더욱 아름답게 기억된다. 특별히 산 정상에서 날리는 연은 등산의 피로를 잇게 한다. 나도 내 아이들과 산에서 날리던 연줄의 상쾌함과 감동을 잊지 않고 있다.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기억을 낳고 그 기억으로 우리는 추억을 공유한다. 변연계가 진동하는 것이다.


- 집안 어른들과 스키장 곤돌라를 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산책만 하지 말고 연을 날리자. 여러 사람이 날리면 방해가 되니 가족별로 하나의 연만 준비하자. 가족의 소원을 담은 연과 함께 한껏 웃어보자.


- 넓은 벌판도 연날리기에 적당한 장소이다. 바람이 분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운 장면을 남길 기회는 없다.


오늘부터는 '신바람'과 함께 '연바람'을 기억하자. 바람이 부는 날, 드론 날리기는 위험하지만 연날리기는 적당하다. 연을 날려 본 아이들은 드론도 잘 날린다. 바람을 알기 때문이다. 


"바람이 분다면 연을 날리자. 이왕이면 소망을 적어 가족과 함께 날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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