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청년들의 스탠딩 모임 참여 후기 >
'세대차이'에 대한 느낌을 좁히려면 세대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나이가 들었으니 조금 더 어리거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무슨 이야기를 주로 하고, 어디를 가는지, 최근 유행하는 언어는 어떤 게 있는지 등등의 그들의 문화를 인터넷 정보나 SNS에 떠 돌고 있는 대화를 읽으면서도 나의 가슴과 머리를 깨어 있는 사람인척( 아니, 열어 두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노력을 하고 있었는데요..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면, 나의 정체성이 혼란스러웠어요. 퇴직 이후 온라인 플랫폼에서 나름 열심히 활동하는 중이라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최신 트렌드에 밀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런 것과 별개로 어제 참여한 모임에서 소외되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어요. 딱 봐도 내가 가장 연장자로 참여했으며 어느 누구도 나의 참여에 군소리(!) 또는 의아심을 표 내는 젊은이는 없었지만, 스스로가 느껴지는 느낌이 다르더군요.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름 한 방울 같은 느낌.... ( 이것 또한 자격지심일 수 있지만요 )
같이 그룹으로 있지만, 홀로 그 공간에 우뚝 서 있는 느낌 말이죠. 나중에 이 이야기로 아들과 통화하다가 들었던 단어가 지금도 머리에 남네요. 야생에 던져진 느낌 같은 거라고요. 딱 맞는 표현이네요. 그런 공간에 던져진 초식동물 같은 느낌.. 잠시 몇 초는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나의 MBTI 51%의 E 성향은 가만히 있게 두지는 않더군요. ( 참 다행스러운 일이죠 ㅎㅎ )
이 모임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온라인 수익화'라는 기본이 있는 모임이라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되었으니까요. 초보자인 나와 다른 '등급'의 사람에게 찾아가 먼저 질문을 던졌습니다. '어떻게 했길래 그렇게 많은 수익을 만들어 냈는지 궁금해요?' 나의 이 질문에 아주 젊은 청년(사실 여자분)은 어떻게 처음 시작하여 여기까지 왔는지에 대해서 아주 진지 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더군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정글에 혼자였던 감정이 스스륵 사라지고 그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어요. 물론, 100%는 아니지만요 .
다시 이 글의 제목 '세대차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요. 그 공간과 분위기는 저에게 낯설고 어려웠습니다. 스탠딩바에서 음악은 아주 힙하고 전체적인 연령대는 나보다 최소 10년에서 20년 정도 젊은 사람들의 그룹이었습니다. 마치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문화 속으로 갑자기 뛰어든 사람처럼.. 잠시 멍한 기분이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지만, 끝날 때까지 완전히 빠져 들지 못하는 이 분위기를 어쩔 거야.. ( 물론, 혼자만의 마음의 소리입니다 )
기특하게, 3시간 정도 파티 시간이 끝날 때까지 무던히 잘 버텼고 내가 이 모임에 오려던 '목적'도 살짝 이루었고 네트워크 확장이 그냥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구나.. 를 새삼 한번 더 느낀 하루입니다
오늘의 모임 장소는 합정역 주변에 위치한 이쁜 골목골목을 지나서 멋진 통유리 건물이었어요. 합정동이 원래 이렇게 힙한 동네인가요? 홍대와 연남동까지는 아주 가끔 놀러 갔지만 합정역은 서울에 살면서 처음이거나 20년 만에 갔을 것 같아요. 어찌 되었건, 합정동의 재발견도 있었어요.
나이가 드는 건 순식간임을 많이 느끼지만, 제 또래의 사람들은 주로 어디로 산책 가고 어떤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시나요? 이런 공간과 장소는 내가 보아도 이뻐서 저절로 발길이 닿는데 문 열고 들어서는 순간 내 또래의 사람은 거의 없더군요. 지금 보다 더 나이가 들면 저 문을 열기가 점점 더 소심해지는 건 아닌지 몰라요. 그럼 어디로 가야 할지 허허...
이런 생각자체도 주눅 들어서 일 지 모르지만요. 아들의 말대로 '모든 것을 다 공유해서 쫓아갈 필요 없이 엄마만의 스타일 하나를 유지하면서 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도 멋질 거라는 말'.. 아주 고맙고 공감이 가더군요.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잘 지켜가면서 생활를 유지해 보려고 합니다. 어제의 문화적 세대차이 잠시 멍한 이 느낌도 하루가 지난 지금은 새로운 경험이었고, 신선한 느낌으로 남네요 ~ 앞으로 또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용기내어 도전해 보려고 해요. 익숙해지면 조금 더 즐기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결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