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우울증의 주원인중 하나인 '자기 비하'와 '자학감'을 주제로'투덜이 털보'와 함께 떠나는 따뜻한 자아 치유여행입니다.어른 동화를 표방하지만 어린이 눈높이에서도 씁니다 :)
다솜이의 내래이션
내 마음에 집을 짓고 사는 투덜이 털보. 언제부터 내 마음에 살기 시작했을까?
난쟁이 같기도 하고 수줍은 소심쟁이 같은 성별을 알 수 없는 존재야. 이 친구는 늘 투덜거려. 이 털보가 투덜거리는 대상은 오직 하나, 나 자신.
내가 옆집 명랑이와 싸우는 이유도 내 마음의 투덜이 털보가 격동시켜서야. 털보가 헬스장 러닝머신을 달리듯 후덜덜 투덜거리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내 감정은 자꾸 엉키거든.
털보는 자주 내가 못났다, 부족하다, 쓸모없다 속삭이듯 투덜거려. 그럴 때면 여지없이 나는 시무룩해지지.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나는, 실은 투덜이 털보의 속삭임에 끌려다니며 혹사 당하고 있는데도, 그걸 몰라 더 괴로운 거였어.
세월이 흘러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알았어. 알고 보니, 투덜이는 모든 사람들 마음속에 다 살고 있지 뭐야. 친구도, 가족도, 거리의 낯선 사람들도 말이지.
사람들이 미워하고 다투는 것은 투덜이 때문이야. 사람 마음속의 투덜이끼리 서로 부딪히는 거지. 반대로 투덜이가 투덜거림을 멈출 때, 그때 달달한 감정들이 일어나. 희망, 평화, 우정, 환희 등등이 싹을 틔워 자라기 시작하지.
내 안의 투덜이 털보의 하루는 똑같아. 하루종일 쉴 새 없이 쫑알거려. 습관이거든.
"이것도 못해!"
"뚱뚱보. 다이어트도 못 하는 주제에"
"능력도 없고"
"머리도 나쁘고"
"돈도 못 벌고"
"성격도 못났고"
"엄마에게 매일 혼나고"
"얼굴은 왜 이렇게 못 생겼어. 너무 까맣잖아"
"도대체 이런 니가 살아서 뭐 하니? 그냥 죽어버려!"
이건 투덜이 나라의 구구단 중 일부야. 10만 개도 넘는 이 목록을 투덜이 털보는 자주 쫑알거려. 잊어 먹으면 큰 일 나거든. 한참을 쫑알거리다 지치고 지친 투덜이 털보는 지쳐 잠이 들지. 누군가를 죽일 듯이 다그치던 투덜이 털보는 스르르 꿈속에 빠져들었어.
투덜이들은 사람들 마음속에 사는데, 좀 더 많은 마음방에 들어가야 칭찬을 받거든. 밤마다 자신이 집을 짓고 사는 마음방에 들어가 나쁜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도 투덜이들의 또 다른 임무야. 그 기억이 지워지지 않토록 새로 칠해야 해. 그 기억이 흐려지면 투털이들은 힘을 잃게 되거든. 밤새 덧칠한 나쁜 기억이 지워질 것 같으면 낮시간에도 좇았다니며 구구단을 귀에 대고 더 많이 쫑알거리곤 해. 일종의 감시야.
오늘 투덜이 털보는, 어느 여자 아이의 나쁜 기억 속으로 꿈여행을 떠나기로 했어. 바로 나 다솜이의 기억으로 말이야.
어느 초등학교 교실밖 복도 한복판. 신주머니를 잃어버린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당황해 찾고 있어. 근데 커다란 가방을 든 심술궂은 선생님이 나타나 다그치는 거야.
"너는 애가 왜 그 모양이니? 다들 하는, 그 신주머니도 못 찾니. 아휴, 내가 못 살아. 어디에 두었냐고 묻잖아!"
선생님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더 대답을 못하고 쩔쩔매는 아이, 그것이 도리어 더 답답했던 선생님은 성을 내며 소리를 질렀어. 반 아이들은 호통치는 소리에 하나, 둘 주위를 빙 둘러 수군거렸지.
선생님은 주위를 둘러싼 한 아이의 손에 들린 신주머니를 낚아채더니, 눈물을 글썽이려는 아이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 쳤어. 신주머니를 못 챙겼다는 이유가 전부였어.
머리를 호되게 맞으며 아이의 내면엔 순간 "쿵!" 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어. "자. 존. 감." 자신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바닥에 나동그라진 거야. "쿵!" 내리치는 소리가 사라지기 무섭게 아이의 마음엔 그 친구가들어왔어. 바로 투덜이 털보야.
투덜이 털보는 누군가의 마음방에 들어갈 땐, 처음엔 부끄러운 듯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밀곤 해. 이 마음방이 내가 있을 곳이 맞는가 살피는 거야. 근데 오늘따라 이 여자애 마음방은 어지럽혀 있었고 텅 비어었던 거지.투덜이 털보는 이런 환경을 좋아해.
마음이 건강한 아이의 방은 충만한 공기가 가득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거든. 방이 너무 깨끗해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야. 메마르고 날카로운 공기와 감정이 어지러이 엉클어져 있는 공간. 투덜이 털보는 이런 마음방을 좋아해.
투털이털보는 오늘 이 여자 아이의 마음에 탄생하게 된 거야. 새로 집을 짓기 시작한 첫날, 투덜이 털보는 마음방을 돌아다니며 구구단을 쉴 새 없이 쫑알거렸어.
"넌 죽는게 나. 친구들도, 선생님도 널 싫어해"
"집도 가난하고 냄새나는 아이를 누가 좋아하겠니?"
"울보 못난이 저리 꺼져"
"신주머지도 못 찾는 바보 멍충이!"
"차라리 죽어버려. 죽어버리라고!"
"아무 쓸모 없는 넌, 사라져도 아무도 찾지 않을거야"
투덜이 털보가 쫑알거리기 시작하자 마음방은 더욱 어질러지기 시작했어. 이후, 여자아이의 오랜 습관이 된 투털이 털보와의 동행. 이날의 나쁜 기억을 날마다 새롭게 덧칠하는 까만 녀석 투덜이 털보.
투덜이 털보는 이내 꿈여행을 마치고 깨어나 개운해 하며 말했어.
"오늘도 (사람의) 나쁜 기억을 잘 덧칠하고 왔다! 나는 칭찬을 받을 거야!"
투덜이 털보는 나쁜 기억을 덧칠하고 나면 마음이 굉장히 뿌듯했어.
"내일은 또, 어떤 마음방에 나쁜 기억을 덧칠하러 갈까?"
하늘엔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햇살 좋은 날, 투덜이 털보는 장난스레 벽을 둔탁 거리며 눈을 반짝이였어.
동화를 처음 써보는 클레어는 매일 구상중입니다. 동화의 영감이 떠올라 즉흥적으로 1회를 써놓고는 막막했는데요, 아래는 대략적인 등장인물과 목차 및 스토리 그림 등을 업데이트 드려요. 보통 전체 플롯을 정해놓고 시작한다는데요, 일을 저즈르고 나서 브랴브랴 뼈대를 세워가네요. 함께 만드는 동화 느낌이 나죠?
개략적인 등장인물
투덜이 털보 - 늘 투덜대는 것이 임무이나 눈물을 보면 딱꾹질이 나고 본인의 임무를 망각
퐁당 가오리 - 에코나라, 투덜 나라의 운송수단인 가오리족중에서 투덜이 털보의 전용 가오리.
피어링족- 에코나라와 투털이 나라 사이에 배달민족
다솜 - 아빠가 아파요
기석 - 공부 로봇
규동 - 맞벌이 부부 아들
우율 - 소아 우울증
민하 - 부모님이 다퉈요
석철 - 매 맞는 아이
*등장인물은 계속 늘어날 수 있어요
■ <투덜이 털보와 마음숲> 서사중 일부 발췌
2층짜리 허름한 주택. 이곳도 얼마잖아 재개발을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꼭대기 동네는 마을버스가 일방통행 구역이라, 버스가 쉴새 없이 위험하게 달린다. 다솜이는 이 길을 할머니와 함께 내려가며 한숨을 내쉰다. 순간 다솜이의 한숨이 한 묶음 구름이 되어 하늘을 두둥실 날아갔다.
그 구름이 올라 올라 닿은 것은 구름위에 떠다니는 신비한 에코나라다. 이 나라는 일명 쌍둥이국이라고도 한다. 땅아래 인간들이 내뿜는 감정과 기억들을 수집해서 그것을 식량으로 먹고 사는 요정과 난장이들의 나라다. 좋은 감정, 좋은 기억들은 먹음직한 식량이 되지만 못뗀 감정과 나쁜 기억은 썩은 내가 나서 먹을 수가 없다. 단, 투덜이 나라에선 오히려 이 폐기 감정,기억을 식량으로 먹고 산다.
에코나라 요정들은 이 나쁜 기억과 감정들을 분류하고 얼음으로 얼려서 투덜이 나라에 택배로 보내고 대신 대금을 받는다. 다솜이가 꿈에서 보았던 장면은 실은 에코나라 요정들의 일상이었다. 인간은 이곳에 올 수 없지만 가끔 죽을 듯이 힘든 감정과 기억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이곳을 아련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다솜이 꿈
다솜이의 꿈
다솜이의 꿈
에코나라의 소행성중 마음숲국
에코나라의 마음숲
에코나라의 마음숲
에코나라의 마음숲
에코나라의 많은 소행성중 OO국
투덜나라 소행성 중 OO국
투덜나라 소행성중 OO국
투덜나라의 소행성중 감옥국
마음이 성장하는 기석이를 보고 눈이 까매진 투덜이 털보. 투덜이 털보는 눈물이 없어 뭉클하면 (대신) 눈동자가 까매진다.
사람들의 기억을 모아 놓은 방
퐁당 가오리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해요. 마음이 평화로울때 모습. 배에 구름솜이 나서 땅에서 보면 구름으로 보여요
피어링족
피어링족 요리사
피어링족 마미와 아이들
피어링족 배달님
동화 구상하다 지친 누군가의 모습과 비슷해요. 누굴까요? 하하하
투털이 털보 예고편(보너스)
댓글창을 이원화 하니 독자분들이 불편하신 듯해서 댓글문학관도닫아 둡니다.회편을 수정하려니 브런치북을 재발행해야 해서요, 송구스럽지만 한번더 살펴주세요. 꾸벅(__)(^^) 아래는 초반 댓글문학관에 글을 남겨주신 작가님들입니다 :)
투덜이 털보의 등장과정이 영 편치가 않네요. 그까짓 신발주머니 못 찾았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일도 아니건만 한아이의 자존감을 그리 혹독하게 내리쳤을까요. 지금이라면 당장 문제가 되겠지만 그 시절만 해도 그런일들이 비일비재 했지요. 앞으로 어떤 전개들이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기다릴게요.
그죠? ㅠㅠ 이게 말할까, 말까 했는데요. 실은 1화의 신주머니 사건은 저 클레어의 실화랍니다. 흐흐흐.
지금은 그러려니 회상하는 사건인데, 제 기억속에서 저 멀리 흐려져 있었는데, 제가 초등학교 내내 주눅 들고 내성적이고 말수 적은 아이가 된 사건중 하나더라고요. 최근에 태권도장 3살 남아사건을 뉴스로 접하며 어린시절 아동학대가 얼마나 트라우마가 오래 가는가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이 동화는 저의 자존감 치유의 여정을 포함해 그간 제게 고민상담했던 숱하게 많은 사람들의 스토리를 엮어서 뒤돌아 보며 기술할까 해요.
동시에 짝꿍의 이야기도 조금은 녹아질 거에요. 제가 이 동화 시작하기전에 짝꿍에게 언제 자존감이 많이 무너지곤 하냐고 물어봤거든요. 이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도 중간에 공유했는데요. 짝꿍이 펭수를 무척 좋아하는데, 투덜이 털보 캐릭터를 보고는 급 애정이 생겼나봐요. 언제 연재하냐고 자꾸 묻더라고요.
어쩜.. 짝꿍에게 선물로 주고자 쓰는 동화일 수도 있어요. 그의 우울증의 원인중 하나거든요. 이젠 우울증이 거이 완치를 향해 가고 있지만요. 적어도 저와 짝꿍 2명의 임상실험(^^) 된 심리를 추적하는 과정도 녹아있을 것이기에, 조금은 자전적인 동화성격도 있을거에요.
동화를 써본적도 없고 어린왕자 외에는 어른 동화를 읽어 본적도 없어서 초행길인데요. 늘 그렇듯 솔직하게 나를 찾아가는 길을 조곤조곤 걸어가 보려 해요 ^^
그죠? 토닥토닥 호야호야 왕밴드 마음에 붙여드려요. 저도 투덜이가 요즘도 아주 가끔 들이 닥친답니다. 마음이 부치거나 일이 내 뜻대로 안 되거나 가족이 아플때 스스로 자학하는 메아리가 100% 사라지질 않더라고요.
아이들도 이런 투털이 털보의 속삭임에 많이 노출되어 있을거에요. 제 경험치로 보건데, 힘들어도 가족에게 얘기를 안 하더라고요. 최근에 태권도 3세 남아 사건때, 피해 아이 말고도 그 관장에 아동학대 당한 아이들이 많았는데, 어른의 권력이랄까, 완력이 무서워 그렇게 맞고도 대부분 엄마에게도 말을 안 했다 해요.
비단 아동학대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인간관계에 노출된 아이들은 유리 그릇 같아요. 그렇다고 벽을 치고 집에서만 살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요. 세상과 인간,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 상처들에 대한 '쿠션'이 생기는 것도 같아요. 대화 등 소통도 의미있는 것 같구요.
본 동화는 투털이 털보에게 벗어나지 못한 어른, 지금도 투덜이 털보의 소근거림에 매여 힘들어하는 현재적인 아이, 어른 등 모든 세대에게 무언가 치유의 선물을 드리고 싶어 시작했는데요. 동화를 써본 적도 없고 책도 써본 적 없어서요. 아마추어의 눈높이에서 솔직하게 써보려고요 :)
신주머니 이야기 보니 제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국민학교 였죠? 공책 안 가져와서 뒷통수를 후려치던 한 선생님이 기억나네요. 귀엽게 생긴 저 투덜이 제 마음 속에 늘 공존 중입니다. 잘 나가지도 않고 다양한 구구단을 외는 중인데 보통 집에 들어가면 더 많이 투덜이가 활동 합니다. 오늘도 빨 것 투성이야 설거지는 왜 또 많아 이것들이 반찬 투정을 또 하네 호강에 겨워 요강에 응가를 싸라 ..등등 이요..
그때는 국민학교였죠. 제 연식을 티 안 낼려고 글 쓸때 일부러 초등학교라고 한답니다 ㅋㅋ 에궁.. 그나저나 어렸을적 작가님의 뒷통수 후려친 선생님도 참 그렀네요. 그 시절 선생님들은 그런 분들이 은근 계셨지요. 그 아이들이 이젠 중년의 나이가 됐을텐데, 다들 어찌 살고 있을까요. 브런치 동차회를 열어야 겠어요.
외출했다 귀가했는데, 집이 어지러져 있으면 마음이 어렵죠. 어떨때는 투덜이 나오는 나를 또 자책하며 기분이 엉망이 되곤하더라고요. 저도 국민학교 5~6학년때 자학하는 것이 매일의 일상이었답니다. 투덜이 털보는 그런 저의 자전적인 모습도 투영되어 있는 것 같아요.
브런치 작가님들이 원정 댓글(이 댓글문학과)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낯선듯 해요. 길 잃지 않으시고, 여기까지 방문해 주셔서 황송하고 반가워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