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전략 방향을 데이터로 바꾸다.

by 권오택

지금은 DATA가 너무 많아서 program이나 기계적으로 분석하지만, 1986년만 해도 DATA에 대한

갈증은 컸으나 마땅한 자료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나마 world wide한 회사에서 제공하는 자료들이 그나마 도움들이 되었는데, 그 중

테트라팩에서 제공하던 일본 음료시장 자료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일본은 나라에서 모든 시장의 통계 자료를 open하였었는데 이것을 또한 테트라팩에서

음료 부분만 잘 정리하여 제공한 것이다.

86년말 유가공판촉실에 합류한 나는 여러 자료들 중에 테트라팩 자료로부터 일본 음료시장의

시계열적 변화를 인당 소비로 분석해 보았다.

그 때만 해도 우리나라의 산업이나 소비 구조가 일본의 과거 소득 수준별 모습의

전철을 밟아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니 일본 시장의 자료로 국내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자료만 match되면 회사 내에서

설득하기가 용이하였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일본과의 소득격차에도 불구하고 그 무렵 흰우유의 인당 소비량은

우리나라와 거의 격차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인 당 소비량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정체 되어 있었다(그 이후도 증가는 없었다)

이게 왜 놀라운 일이었나 하면, 당시만 해도 DATA를 국내에서는 주로

인당 총 유제품 소비량으로만 언급을 하였었기 때문에,

인당 유제품 소비량이 일본에 비해 월등히 낮았던 우리나라는

그 소비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판단이었고,

유제품 소비의 대부분이 흰우유인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흰우유 소비가 계속

증가 할 것이라는 막연한 예측만 하며 각 유업체에서는 집유량 확대와

흰우유 매출 드리이브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발표된 자료는 없었지만 유제품 카테고리별 대략적인 소비량도

인당 소비량으로 산술 비교해 보니,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소비가 일반화 되어 있지 않았던 yogurt, 치즈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월등히 적었고, 우리나라의 가공유에 속하는 일본의 유음료와

가공유를 합친 인당 소비량도 우리나라 것과 격차가 많이 나 있었다.

그러한 분석 결과로 회사의 전략 방향을 흰 우유보다는 가공유로 방향을 전환하게 되어

바나나맛우유를 살려서 활성화 시키는 방향으로 힘을 모으게 되었다.

(요플레는 회장 관심사라 살리는데 대해 전혀 이의가 없었다)

결과론적으로 빙그레는 타 유업체와 달리, 흰우유 매출 비중이 50%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원가 비중이 낮은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의 역할로 영업이익도 경쟁사들이 꿈도 못 꾸고

부러워할 수 밖에 없는 10%에 가까운 실적을 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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