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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아 Aug 18. 2022

소유하지 못하면 나눌 수도 없다

나는 내 하루를 정말 내 것이라 생각하며 살았을까

오늘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보며 아침을 시작했다. 오늘의 요지는 변화는 나의 패러다임, 즉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스티븐 코비가 설명을 하면서 든 사례가 지금까지 내가 왜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했는지를 보여주는 통찰을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작가는 자신의 딸이 자기가 받은 선물을 다른 아이들과 나누면서 놀지 않자, 다른 학부모들의 눈치를 보며 아이를 다그치다 결국 장난감을 뺏어서 다른 아이들에게 주는 행동을 하였다. 아이는 울고 불고 난리가 났고, 자기 역시 난처해졌다는 얘기였다. 당시 자신은 대인관계론을 강의하던 교수였기에 주변 학부모들의 시선이 더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대인관계를 강의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를 얼마나 잘 해결할까’ 하는 시선의 압박을 느꼈다고. 결국 자신의 체면과 자존심 때문에 부녀 간의 신뢰의 원칙이라든가, 자신이 감정적으로 성숙한 아버지길 바라는 딸의 마음은 전혀 알아주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이 나눔의 가치를 가르쳐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다.


스티븐 코비가 말하길, 딸은 나눔의 경험 이전에 ‘소유의 경험’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한다. 소유감을 일단 가진 다음에는 매우 자유롭게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그것을 나누어 가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이 부분에서 갑자기 지금 이 모든 사태를 다 표현하는 한 문장을 발견한 것 같았다. 


내가 소유하지 못하면 진정으로 나누지 못한다. 

스티븐 코비는 끊임없이 남에게 퍼주기만 하는 사람, 남에게 끌려다니는 사람은 자신의 것을 갖지 못했을 가능성, 즉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고 자신만의 가치를 경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내가 그동안 쌓아온 성과가 다 가짜 같다고 느끼게 된 것도, 바로 이 지점인 것 같다. 진정으로 내 것을 소유한 적이 있던가. 내가 소유했다고 느낀 것 중 하나는 피아노였다. 정확히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나의 역량이었다. 그래서 나는 어떤 자리를 가든 자진해서 피아노 연주 재능기부를 하였다. 이건 의무도 아니었고,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그 흐름은 캐나다에 가서까지 이어져 나는 자발적으로 레슨을 받고 피아노 봉사를 하기도 했다. 그 기분 좋은 경험, 소유감을 일상에서도 느꼈느냐를 생각한다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나는 내 하루를 진정한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주어진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태어났으니까, 살아 있으니까, 시간이 매일 가니까 나에게 주어지는 어떤 것이지, 내가 이 하루를 소유한 자이며, 그 소유감을 온전히 느낀 적이 거의 없다. 하루를 내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나의 하루를 남에게 할애할 여유가 있을까. 그러니 온전히 내 것에만 몰두해 있었다. 나눔이 있었다 해도 무언가에 의해서, 어떤 목적에 의해서, 스티븐 코비 식으로 말하면 잘못된 패러다임에 의해서 이루어진 타의적인 행위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늘 뭔가를 해야만 하고 연애 또한 그랬다. 끊임없이 뭔가를 해야만 그것을 사랑이라고 느꼈다.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여유 같은 건 잘 몰랐다. 사랑에 대한 잘못된 패러다임이 문제였다.


그런 패러다임을 갖고 결혼생활을 하니 매끄러울 리가 없었다. 나도 내 하루를 제대로 관장하지 못하면서, 바쁜 이미지, 달리는 이미지, 성과를 내는 멋진 이미지에 집착하며 상대에게 근면성실을 강요했다. 내가 급하니 상대에게도 조급함이 전해졌을 것이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는 이 행위가 단순히 미라클모닝을 하는 어떤 이미지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하루를 온전히 관장하기 위해서 내 습관을 고치고 있는 것이다. 내가 하루를 성실히 살아내야만 지금 하는 사업도, 가정도, 고양이에게 대하는 내 태도도, 부모님에 대한 나의 태도도 변할 수 있음을 내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상담을 하면서 모든 것은 결국 나의 문제였음을 뼈아프게 성찰했고, 나는 똑같은 우를 범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담선생님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읽게 했단 걸 알게 되었다. 사랑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해야만, 남편과의 관계 역시 개선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나를 변화시킨다는 건 나의 관점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관점을 완전히 소유했을 때, 그 관점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남이 어떻게 하길 바란다면, 내가 그 어떻게를 하면 된다. 그것만큼 명쾌한 게 어딨을까. 남편이 건강하길 바라면, 내가 건강한 습관을 갖는 게 먼저다. 남편이 행복하길 원하면, 내가 행복을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 소유를 해야 나눌 수 있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오늘 하루도 온전히 내 것으로 소유하는 삶을 살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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