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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처음으로 읽는 사람은 누굴까?

일상에 명상 백 예순 여섯 스푼

by 마인드풀

이 글을 가장 먼저 읽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다.


초안을 머릿속에서 구상하며 '읽고', 글을 쓰면서도 '읽으며', 마지막으로 다듬을 때 또 한 번 '읽는다'.


매일 글을 올리다 보니, 내 머릿속은 항상 '오늘 글감은 무엇으로 할까?'라는 고민을 품고 있는 듯하다. 그러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나는 그 실마리를 붙잡아 구체화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사람도 결국 '나'다.


글을 쓰면서 번뜩이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과정에서 내 사고가 더욱 명확해지고 논리적으로 정리되기 때문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나는 오래전부터 '행복'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아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를 나열하는 수준이었을 뿐, 나만의 행복론을 명확하게 정리해 말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2025년 2월 27일, 문득 '행복'에 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글을 써 내려가면서, 나는 내 나름의 행복론을 정리할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지식들이 글을 통해 체화되었고, 덕분에 남들에게도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글을 쓰는 과정은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글을 통해 내 생각을 외부에 천명했기에, 내가 그 원칙을 어기려고 할 때 뇌가 즉시 경고를 보낸다.


"너 며칠 전에 이런 글을 썼잖아. 그런데 왜 그러는 거야?"


https://brunch.co.kr/@kjh2011123/287#comments



생각과 기억은 금방 변하고 흐려질 수 있지만, 글은 그것을 유형화한다. 더 나아가 인터넷 공간에 업로드된 글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타인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그들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글을 쓴다는 것은 세상에 나의 흔적을 남기는 일이다.


하지만 이 글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우선, 매일의 소소한 일들을 기록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어릴 적 쓰던 일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1년, 5년, 10년이 지나면 그것은 곧 '역사'가 된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은 세밀한 기록을 통해 세계기록유산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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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대가 레이 달리오는 매일 '일일 보고서'를 작성한다고 한다. 그는 죽을 때까지 이 습관을 지속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판단과 예측을 검토하고, 과거를 되돌아보며 반성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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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형태는 무엇이든 상관없다.


일상을 기록하면 일기가 되고, 감정을 풀어내면 감성 에세이가 되며, 투자 관련 내용을 적으면 일일 보고서가 될 것이다. 이렇게 쌓인 기록들은 결국 나를 더욱 단단하고 다채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현재 한국 나이 105세인 김형석 교수님은 40세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일기를 쓰고 계신다고 한다. 그는 글을 쓰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나 됨을 찾아 성장하고 새로워지며, 사람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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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나 자신을 탐구하고 성장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한 줄씩 써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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