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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Jul 28. 2024

여배우를 똑 닮지 않았냐고 묻는 아내

오늘도 아내를 사랑합니다.

아내와 제가 거의 유일하게 함께 시청하는 예능 프로그램은 <서진이네 2>입니다. 서로 바쁘니 본방사수하는 건 아니고 주말 야심한 밤에 맥주 한 캔 나눠 마시며 돌려보기 합니다. 우리 부부의 유일한 즐거움이자 공통 취미입니다. "연예인은 참 좋겠다. 해외여행 공짜로 가고 돈(출연료)도 벌고." 가끔 해외로 여행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면 우리 부부는 입버릇처럼 말합니다. 네, 네, 맞습니다. 부러워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서진이네> 시리즈는 예외라고 할만합니다. 연예인들을 저렇게 막 굴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노동 강도가 장난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죽어라 일만 시키니 저러다 그만두겠다고 나자빠지는 거 아니야 쓸데없는 연예인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설마 설거지는 안 보이는 곳에서 스텝들이 도와주겠지 했는데 그 많은 걸 일일이 해냅니다. 평범한 우리네 일상과 다르지 않은 모습, 바로 그 공감대 덕분에 <서진이네 2>가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게 아닐까요.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영화배우 고민시 씨가 유독 눈에 띕니다. 군대 간 월드스타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또 쓸데없는 연예인 걱정을 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아이슬란드엔 도대체 왜 간 걸까 의아할 정도로 주방에서 온종일 일만 합니다. 고민시는 영화 <마녀>에서 처음 얼굴을 알렸고, <밀수>를 통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과연 쟁쟁한 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특유의 부지런함과 빠릿빠릿함으로 서진이네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습니다. 칭찬에 인색한 아내도 '고민시는 인정, 진짜 빠릿빠릿 일 잘한다." 호평합니다. 아내가 인정한 연예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고민시, 대 배우로 성장할 재목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아내가 이런 질문을 합니다. "고민시, 나랑 닮지 않았어? 일 잘하는 것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고? 내 어릴 때 모습이랑 너무 똑같은 것 같아." 모범 답안을 아는 저는, "그지? 나 너무 똑같아서 소름 돋았잖아. 나만 느낀 줄 알았는데 당신도 느꼈구나!" 합니다. 네, 네. 솔직하게 고백하겠습니다. 속에선 다른 말했습니다. '빠릿빠릿 일 잘하는 건 닮았는데, 외모는 좀 아니지 않나?'라고요. 진실이 뭐가 중요한 가요. 가족의 평화, 나아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죠. 사실 아내의 웃는 모습은 소녀시대 티파니를 똑 닮았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여전히 티파니인 까닭입니다. 그런데 고민시라니요. 어림도 없지요. 아내는 정말 티파니를 더 닮았습니다. 티. 파. 니.  

<이미지 생성 : Imagineart>

AI 이미지 생성기에 "A beautiful girl looking at herself in the mirror and feeling narcissistic in the forest"라고 입력했더니 위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일하랴, 그림 그리랴 바쁜 아내가 요즘 거울 보는 걸 깜빡한 듯합니다. 돌아오는 아내 생일에 전신 거울을 선물해야겠습니다. 


<표지 이미지 출처 : TVN 서진이네 2 공식 홈페이지, 문제 되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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