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하고 흔들린 하루, 그 안에서 나를 이해하는 연습
채팅창이 떴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또 뭔가 잘못한 걸까?”
신입이고, 처음이니까 실수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런데도 마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을 유난히 신경 쓰는 편이다.
실수를 들키는 게 부끄럽고, 내가 부족해 보일까봐 괜히 움츠러든다.
그날도 그랬다.
녹취를 들으러 자리로 향했다.
막상 다시 들으니, 통화할 때와는 전혀 달랐다.
그 순간엔 무슨 말인지도 잘 들리지 않았고,
고객이 하는 질문도 정해진 틀 안에서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졌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고객은 결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인트 충전 때문인가 싶어, 체크카드를 새로 발급받았냐고 물었다.
그게 내가 알고 있는 해결 방법이었으니까.
그런데 고객은 이미 카드를 가지고 있었고, 포인트도 충전된 상태였다.
실은, 잘못 결제된 걸 취소하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고,
계속 엇나가자 고객은 말했다.
“윗사람 바꿔주세요.”
그 말이 마음에 날카롭게 박혔다.
속상했다.
하지만 솔직히 말귀를 못 알아들은 건 내 잘못이었다.
매니저님께 조심스럽게 다가가 상황을 설명했다.
그분은 이렇게 말했다.
“고객은 정확하게 말하지 않아요.
빙빙 돌려 말하는 걸, 우리가 읽어야 해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내가 듣고 싶었던 것만 들은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이건 일에서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대화에서도 자주 반복되던 내 습관이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고 용기가 필요했다.
나는 나를 잘 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일을 하며, 낯선 상황 속에서
낯선 내 모습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예전 같았으면 그런 나를 부정하고 도망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다르게 말해본다.
“이런 나도, 나니까.”
부족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본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알게 된다.
아, 내가 자꾸 놓치는 부분이 여기에 있었구나.
그걸 알게 되면, 다음에는 더 조심하게 된다.
마음이 급할수록 천천히, 조심스럽게.
콜을 받을 때, 이제는 마음부터 다잡는다.
“지금 긴장되고 떨리지만, 괜찮아.”
그리고 스스로에게 속삭인다.
실수한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