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쌍꺼풀 오이씨 Nov 30. 2020

나에 대해서

그냥 나. 소개입니다. 

 나에 대해서 전에 썼던 글들에서 띄엄 띄엄 소개 했었는데, 오늘 생각나는 대로 써 볼께요.

저는 쌍둥이 사내 아이들의 아빠이자, 오르락 내리락하는 우울증을 가지고 있어요. 매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늘 같이 있어요. 요즘은 이유는 모르지만 극단적인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럴 때 마다 저희 아이들이 불쑥 나타나서 저에게서 그 생각들을 힘겹게 둘이 영차 영차 하면서 밀어내요. (이미지가 생생하게 보이고 느껴지니 조현인가 싶을 때도 있어요......)

 사회 생활은 하고 있지만, 한 번도 성공이나, 어떤 기준으로 본다 해도 번듯했던 적은 없고요, 그냥 저냥 욕 안먹고(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안 들리는 곳에서는 엄청 먹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는 정도에요. 아이들은 제가 아빠이니 마냥 좋아해 주고 있어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 언젠간 내 품에서 후루룩 날아 저 멀리 푸른 하늘로 날아가면 나는 속절없겠구나 그런 생각도 꽤 자주 해요. 

 아내는 늘 에너지가 넘치고 아이디어 많고, 하고 싶은 것 많은, 거의 에너지와 야망따위는 없는 저와는 많이 달라요. 그래서 많이 부딪히고요.

 저는 생각해보면 소아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아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듯하고요. 어린시절은 유복한듯 하지만 불우했고, 불우했던듯 하지만 유복했고, 뭐 그래요. 부모님과 무언가를 함께 한 기억은 거의 없어요. 두 분다 각자 인생을 사셨어요. 식구들과는 그래서 데면데면하고, 그래서인가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닥 절실함은 없어요. 나는 언젠간 잊혀질 존재. 뭐 그렇게 느껴져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께요. 아이들 하원시키러 가야해요. 요즘도 아이들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집 보내고 싶지 않은데, 아내는 보내고 싶어하고.......불평은 쌓아두었다가 한번에 분노로 터트리고, 어제 오늘 작게나마 하고 있는 사회생활들 다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오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내일 혹은 그 다음 날 시간이 되면 다시 쓸께요(오늘은 11월 마지막 날이에요). 그리고 몇 번이고 다시 고쳐쓸께요. 그냥 그러고 싶어서요. 그냥요. 


 오늘 아이들 등원시키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저는 늦 겨울과 초 봄을 가장 좋아하고 편안해 해요. 왜냐하면 이제 막 태어나는, 푸르름이 느껴지는 계절이라고 생각이 되서요. 그 계절이 지나면 저는 어떻게든 쓸쓸함을 찾아요. 막 태어난 초록이 지나가면 저 잎은 언젠간 떨어지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스산함을 떠 올려요. 그냥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 다시 쓸께요. 아이들 하원시키러 가야해서요.

작가의 이전글 오늘도 후회하시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