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나. 소개입니다.
나에 대해서 전에 썼던 글들에서 띄엄 띄엄 소개 했었는데, 오늘 생각나는 대로 써 볼께요.
저는 쌍둥이 사내 아이들의 아빠이자, 오르락 내리락하는 우울증을 가지고 있어요. 매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늘 같이 있어요. 요즘은 이유는 모르지만 극단적인 생각을 많이 해요. 그럴 때 마다 저희 아이들이 불쑥 나타나서 저에게서 그 생각들을 힘겹게 둘이 영차 영차 하면서 밀어내요. (이미지가 생생하게 보이고 느껴지니 조현인가 싶을 때도 있어요......)
사회 생활은 하고 있지만, 한 번도 성공이나, 어떤 기준으로 본다 해도 번듯했던 적은 없고요, 그냥 저냥 욕 안먹고(직접 들은 적은 없지만, 안 들리는 곳에서는 엄청 먹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사는 정도에요. 아이들은 제가 아빠이니 마냥 좋아해 주고 있어요. 그런 아이들을 보면 언젠간 내 품에서 후루룩 날아 저 멀리 푸른 하늘로 날아가면 나는 속절없겠구나 그런 생각도 꽤 자주 해요.
아내는 늘 에너지가 넘치고 아이디어 많고, 하고 싶은 것 많은, 거의 에너지와 야망따위는 없는 저와는 많이 달라요. 그래서 많이 부딪히고요.
저는 생각해보면 소아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아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진듯하고요. 어린시절은 유복한듯 하지만 불우했고, 불우했던듯 하지만 유복했고, 뭐 그래요. 부모님과 무언가를 함께 한 기억은 거의 없어요. 두 분다 각자 인생을 사셨어요. 식구들과는 그래서 데면데면하고, 그래서인가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닥 절실함은 없어요. 나는 언젠간 잊혀질 존재. 뭐 그렇게 느껴져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께요. 아이들 하원시키러 가야해요. 요즘도 아이들 코로나 때문에 어린이집 보내고 싶지 않은데, 아내는 보내고 싶어하고.......불평은 쌓아두었다가 한번에 분노로 터트리고, 어제 오늘 작게나마 하고 있는 사회생활들 다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오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내일 혹은 그 다음 날 시간이 되면 다시 쓸께요(오늘은 11월 마지막 날이에요). 그리고 몇 번이고 다시 고쳐쓸께요. 그냥 그러고 싶어서요. 그냥요.
오늘 아이들 등원시키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저는 늦 겨울과 초 봄을 가장 좋아하고 편안해 해요. 왜냐하면 이제 막 태어나는, 푸르름이 느껴지는 계절이라고 생각이 되서요. 그 계절이 지나면 저는 어떻게든 쓸쓸함을 찾아요. 막 태어난 초록이 지나가면 저 잎은 언젠간 떨어지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스산함을 떠 올려요. 그냥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 다시 쓸께요. 아이들 하원시키러 가야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