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마드탕 Jun 02. 2021

외로워서 이직하고 싶어요

풀 재택근무의 위험성


영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오기 ,

코로나 덕택(?) 일본에서 다니던 회사에서  재택근무로 일을 하고 던 와중에,

갑자기 남편의 영국행이 확정되었고, 그만둔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부장님께 상담을 했더니,

영국에서 프리랜서로     없겠냐는 부탁을 았다.

그리하여 정말  좋게도 영국에서도 하던 일을 계속할  있게 되었다.


부서가 바뀐 것도 아니고, 내가 영국 땅으로 온 것 말고는 변동 사항이 없었기에,

별로 변하는 게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일본 내에 있는 게 아니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줄었다.

일본과는 시차가 7-8시간이나 있어, 내가 일을 시작할 아침이면 다들 업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 고객 대응이 필요한 일이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긴다던지 하는 일들이 늘었다.

고객 대응을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물질적으로 못하게 되어 버리니 참 서운했다.


남들이 들으면 참 좋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10-20분 정도 일본 쪽과 화상전화로 업무 파악/지시를 받고 그 이외에는 딱히 나를 책상에 묶어두는 일이 아니라 자유도가 엄청나게 높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에 치이는 일이 없어서 사회생활로 받는 스트레스가 제로인 게 최강의 장점.

일하다가도 스트레스받으면  보러 나가서 아이스크림  먹고 와도 눈치 주는 사람이  명도 없다.


조금 더 여유로운 식후땡을 만끽할 수 있는 재택근무


근데 나는 무지 외롭다.

일본에 있는 팀원들이 보고 싶고, 그나마 다행히 현재는 남편도 재택근무 중이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곧 있으면 남편도 오피스에 출근을 해야 하고, 그땐 정말 벽보고 말하면서 일해야 할 판이다.

딱히 회사를 가도 말을 많이 하는 건 아니었지만, 영국에서 락다운도 겪고, 1년간 사회생활 다운 사회생활을 못한 나는 일상적인 대화, 친숙한 얼굴들이 그립다.

이래서 몇 달 전에는 심각한 클럽 하우스 중독에 빠져 2달 정도를 거의 클럽 하우스에서 살다시피 했다.

몇 주 정도는 랜덤으로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계속했는데,

이도 한계가 있는 터라 요즘은 음악만 틀어놓고 일하다가 망상에 빠진다던지 하는.. 궁상을 떨고 있다 ㅋㅋ


솔직히 내가 이렇게 사람을 고파 할 줄은 몰랐다,

내향적인 성격이고 완전 집순이 중에 집순이인 나는 웬만하면 약속도 안 만들고 집에 있으려고 하는 사람인데, 1년간의 재택근무는 나를 조금은 바꿔놓은 듯하다.


그래서 이직을 생각해야 하는 건가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 편한 직장 왜 그만두냐 라는 게 우리 남편의 의견, 나도 극히 동감한다.

이보다 편해질 수는 없다,

그런데 나는 이 일을 계속하면 영국에서 혼자 벽만 보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언젠가 영국을 떠날 것 같은 느낌이 강렬하게 든다. 그리고 이 느낌은 소심했던 나의 30년을 돌아본 결과 백프로다.


이렇게 까지 생각하면서도 영국에서의 취업이 망설여지는 가장 큰 이유는,

영국에서 산지 1년이 되었지만, 기나긴 락다운 덕에 정말 집에서"만"살았던 1년이었다.

문화적 차이, 영국식 영어  거의 뉴스나 유튜브 등을 통한 간접적인  들이었고, 직접적인 경험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나는, 영국에서의 취업이 조금은 모험처럼 느껴진다.


아직까지 클린 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영국 현지에서 취업을 하는 것으로 더 마음이 기울었다.

소심이의 영국 적응기는 계속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태양을 쫓는 여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