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우주의보다.
어제 스위치 전선이 달린 거울이 배송되어 그냥 밖에다 두고 왔는데... 일단 폭우를 뚫고 가보니 역시나 흠뻑 젖었지.
근데... 어제도 밤늦게까지 몽쉘통통과 빵과 바나나 우유 먹고 야근하신 화장실 팀이 .. 내가 사놓은 부자재들 비맞을까봐 덮어놓으셨네. 감동.
자재들은 내가 직접 사서 내 담당이고 그들은 시공만 하기에 , 그들은 자기 거 아니라고 나몰라라 할수도 있는데.. 비맞을까봐 일단 덮어놓으신듯 ㅠ 뭔가 뭉클했다.
아침부터 싱크대 업체에 도면 수정 요청...
이렇게 만들어 주세요...
현장 가보니 타일을 어제 야간 작업으로 다 붙이셨네.. 정말 점잖으신 팀이다...
보통 주방의 세 배 정도 되는 타일 면적. 추가금액 없이 다 붙여주시면서도 예쁘게 잘 안붙은 것 같다고 계속 본인들이 불만족...
안방에 만들어 놓으신 조적욕조..
난 원래 졸리컷을 싫어해서 코너비드로 마감하길 원했었다. 저 조적욕조 안에 발받침이 있는데 그 높이를 두고 다섯명이 옹기 종기 토론하시는데
이집은 어린 애들이 많아서, 그거 너무 높으면 안돼,
미끄러져. 그냥 낮게 해.
아니야, 그래도 한 단 더 높아야 돼
이런 토론 현장을 목격했었다. 그리고 그냥 뭔가 너무 뭉클했다. 애들이 있어서... 너무 높으면 안된다는 말이.... ㅠㅠ
비 제대로 맞고 있는 양변기들.
괜히 미안하다....
이번 인테리어로 정말 고생스럽지만, 내가 느끼는 것은 정말 너무 많다.
첫째, 일하시는 인부들, 그들의 인건비가 그리 비싼 게 아니라는 것.
만약 맡겨놓고 결과만 봤다면 내 지랄 맞은 성격에 나중에 컴플레인 작렬일 수도 있었다.
아니, 전기가 왜 안돼요?
환풍기는 왜 안되고?
왜 타일은 휘었고?
왜 마감이 깨끗지 못한거죠???
안된다고요? 그런 게 어딨어요?
열심히 안한 거겠지.
그런데 그들의 작업 환경과 작업 과정들을 옆에서 지켜보다보니... 내가 돈이 많다면 돈을 더 얹어서 드리고 싶을 정도. 물론 내가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들의 인건비가 아깝지 않은 현장이다.
둘째, 내가 사람의 인건비를 너무 낮게 책정해 왔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 등은 기껏 삼천원이잖아?!?! 왜케 비싸?? 라고 생각했으나...
그 삼천원짜리를 달기 위해서 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나는 그동안 깡그리 무시했었다.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이번 현장에서 보면서 느꼈다.
내가 돈을 지불하지만,
돈으로 가치를 매기기에 너무 죄송한
작업환경을 견디면서 작업하는 그들께
괜히 죄송해졌다.
에휴, 빨리 집에 가요, 우리 일 좀 하게
내가 원하는 위치에 등을 달아주시려고 천장을 뚫어보시지만, 시멘트라 불가... 뭐가 잘 안되는 작업환경에서 다 뜯어고치고 계시는 화장실팀 사장님이 하신 말씀.
돈 아끼려 하는 반셀프 인테리어고
분명 진짜 너무 힘든데
그만큼 얻는 게 너무 많다.
그들의 입장을 이해해보는, 역할 플레이..
내가 좀 더 넓어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감사하고 있다.
모든 경험엔 그것을 겪어야 하는 나름의 이유와 값어치가 있다.
#단독주택인테리어
#반셀프인테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