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깟, 공간.
바다를 좋아합니다. 오랜만에 좋아하는 바다 그림을 발견했네요. Long golden day라는 작품을 보다보니 공간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졌어요.
<그림 : 앨리스 달튼 브라운, Long golden day>
유난히 공간에 민감해요. 수직구조를 싫어하고 그 안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저는, 세련된 고층 빌딩이나 스카이라운지에서 즐거움이나 편안함을 느끼지 못합니다. 대신, 넓은 잔디밭이나 바닷가 또는 아파트라도 나무 잎사귀에 눈높이가 맞아지는 저층에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수직보다는 수평구조에 마음이 부드러워집니다.
공간이란 제게 중요합니다. 내 마음이 어떤 공간에, 다른 사람들과 얼마만큼 거리를 두고 있느냐에 따라 요동치기도 하고 편안해지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 중 하나가, 갑갑한 좁은 평수 아파트, 수직구조의 높은 층에 갇혀서, 원할때 햇빛과 바람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서로의 경계를 지킬 수 없이 빼곡하게 내 영역을 침범당하며 살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지금도 그런 공간에 들어가면 그 공간이 참기 힘들 때가 많습니다. 가두는 닭장으로만 여겨져 답답합니다.
그깟 공간, 이라고 말하기엔 제게는 참 크고 중요한 문제입니다. 내가 어떤 공간에 놓여있는가에 따라 내 존재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불편한 공간에 들어가면 저도 이상하게 더 예민해지고, 까칠해지고 불안해져서 안절부절 하기 일쑤였어요. 마치 사람 성격이 공간에 따라 변하는 것처럼 말이죠.
사람들이 그들이 머물 공간을 만들어내지만,
그 공간의 모습에 따라 사람들이 다시 재구성된다.
누군가에게는 안정감있고 편안한 전망좋은 고층 아파트가, 제게는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나를 불안하게 하고 창살 없이 옭아매는 곳이였지요.
사계절의 바람, 향기, 온도 그리고 햇살을 어렵지 않게 느끼는 것이 제게 중요합니다. 가족과 함께 숨쉬는 공간이지만, 나 혼자 고요히 존재할 수 있는 공간 또한 허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땅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실컷 밟을 수 있으면 좋겠고, 나무가 시선에 주위에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런 공간에서 나는 편안함을 느끼니까요.
사람마다 조건이 다르겠지요. 당신의 평온함의 조건에는 어떤 게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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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사람을만들고
#사람이공간을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