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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돌이 Nov 11. 2021

슬슬 끝이 보이는 터널

2차 피검사 후 더디 가는 시간들을 견디며 초음파 검사를 기다렸다. 


드디어 다가온 초음파 검사날. 오후 반차를 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에 갔다. 초음파를 보자 선생님이 기쁜 목소리로 아기집을 잘 지었다며 이리저리 보여주셨다. 그리고 각도를 잘 잡아서 난황도 동그란 모양으로 보이도록 잡아주시고 사진을 찍어주셨다! 기쁘고 얼떨떨한 마음으로 초음파실을 나섰다. 


진료실에 들어갈 때에는 왠지 조금 부끄러웠다ㅎㅎㅎㅎ 왜 그랬을까. 선생님께서는 주차에 잘 맞게 크고 있다고 해주셨다. 2주 뒤에 오라고 하셔서 화들짝 놀라 1주 후에 오면 안 되냐고 하자 단호히 그럴 필요 없고 2주 뒤에 오라고 하셨다! 무슨 일 생기면 그전에 와도 된다고 하셨다. 아아 잘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고 싶은데ㅠㅠㅠ 이제 나는 산모로 분류되어 아침 진료와 토요일 진료를 못 본다고 알려주셨다. 이 병원에서 이제 나는 후순위가 된 것이다. 기분이 묘했다. 회사 일정에 맞춰서 1주 반 뒤에 다음 진료를 예약하고 진료실을 나왔다. 


간호사 선생님이 진료실 밖에서 설명해주시고, 너무 잘 됐다며 축하해주셨다!! 늘 친절하고 회사 다니는 나를 배려해주시는 센스 있는 선생님.... 다음에 오면 친절 직원으로 추천하고 갈 테다!


임신확인서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아직 내 마음은 아기도 못 보고 심장 소리도 못 들어서 아직 아닌데... 원무과에서 임신확인서에 도장을 찍어서 받고 얼마 안 있어서 건강보험공단에서 임신, 출산 정보가 등록되었다는 안내가 도착했다. 너무 빠르다 정말!!! 


얼떨떨한 마음으로 임신확인서와 초음파 사진은 밀정처럼 비밀스럽게 숨기고 병원을 나섰다. 






아기집과 난황을 확인하고도 마음을 푹 놓지 못한 게 사실이다. 주변에서 초기 유산하신 분을 본 적도 있고, 계류유산 후기들이 넘쳐나다 보니.... 정말 기쁜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섞여있는 상태로 1주 반을 보냈다. 속이 비면 울렁거리는 증상이 계속 있었고 잠은 늘 저녁 먹고 바로 잠들 정도로 많아진 상태였다. 


어쩌다 보니 관리자분들과 업무 미팅이 생겨서 한꺼번에 말씀드리는 게 편할 것 같아 임신 소식을 알려드렸고, 다음 주부터는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단축근무를 시작한 지 3일째 되는 날, 아침에 병원에 갔다. 


두근거리면서 초음파실에 들어갔다. 지난번에 본 것보다 더 커진 검은 아기집이 보였다. 그리고 짜잔 하면서 나타난 난황 옆의 작은 아기! 초음파실 선생님이 너무나 따뜻하고 기쁜 목소리로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이리저리 비추면서 보여주셨다. 1.1센티의 작은 아기, 그리고 꿈틀꿈틀 뛰고 있는 그 안의 심장까지. 크기, 심장박동, 난소와 자궁 등 모두 이상이 없다고 말씀해주셨다.


기쁘고 얼떨떨한 마음으로 초음파실을 나와 진료실로 갔다. 선생님께서도 너무 이상적인 상태라고 하시며, 다음 진료 후에는 졸업하게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이렇게 내 난임 여정이 끝나가는 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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