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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알밤 Nov 09. 2023

26주 차: 임신 당뇨와 시절인연


임산부들에게 악명 높은 임신 당뇨 검사일이 다가왔다! 임신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호르몬의 이유로 당뇨가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절대 원래 산모의 체질이나 체형과는 상관없는, 출산하고 나면 사라지는 정말 ‘임신성 당뇨’인 것이다. 이 검사가 왜 산모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냐 하면 임신당뇨일 경우, 아기에게 산모가 먹은 당들이 넘어가 아기가 거대아로 자라, 출산이 어려울 수 있고 또 드물게 아기가 태어난 후 소아비만이나 당뇨가 올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이 경우에는 태아의 배만 크게 불러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임신 당뇨 검사는 당을 섭취 후 피를 뽑아서 수치를 확인하는데, 1차 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할 경우, 병원에 거의 하루종일 있으면서 4번이나 맛없는 당 시럽을 마시고, 공복을 유지하고, 피를 뽑아야 한다. 그리고 임신 후기에 들어서며 입맛이 살아나는데 음식을 편하게 먹을 수 없으니 여러모로 힘들어 악명이 자자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을 유지하고 당 시럽을 마셨다. 너무 달아서 먹기 힘들 수도 있으니 냉장보관하면 그나마 낫다는 말에 전날부터 냉장고에 넣어뒀었다. 호록 마시고 병원으로 갈 준비를 했다. 시럽 섭취 후 정확히 1시간 후에 피를 뽑아야 하고, 그 사이에 껌이나 물조차 마시면 안 되기에 후다닥 준비해서 병원으로 향했다. 피를 뽑고 담당 선생님 진료실에 들어갔다. 결혼식 끝나고 신혼여행부터 열심히 먹었더니 3주 만에 3킬로가 쪘다고 혼났다. 내가 이렇게 쪄버리면 30주 후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으니 체중 관리를 열심히 하라는 조언과 함께 초음파로 차차가 잘 있는지 보았다. 차차는 오늘도 열심히 파닥파닥 움직이고 있었다. 담당 선생님께서 차차의 얼굴을 초음파 사진으로 찍어주셨으나, 눈알이 다 보이는 모양으로 찍혀서 너무 무서웠다..! 초음파는 초음파 담당 선생님이 역시 잘 찍으신다. 며칠 후 들은 피검사 결과는 136으로 기준치인 140 미만이 나와 통과했다. 다만 여전히 수치가 높은 편이므로, 당 관리를 하기로 했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외국에 사는데, 한국에서 볼 일이 있어서 250일 된 아기와 둘이서 한국에 갑자기 방문했다. 공항 근처가 숙소라고 하기에, 오랜만에 인천공항 가서 기분전환도 할 겸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다. 공항 가는 리무진 버스를 타고 편안하게 가서 친구와 친구의 딸을 만났다. 친구에게 줄 한국에서만 팔고, 기억에 남되, 짐이 되지 않게 부피가 작고 가벼운 선물을 2주일 전부터 고민해서 준비했다. 그렇게 고심한 선물은 이르지만 아기 돌반지와 원목으로 된 돌잡이 용품, 그리고 아기 사진으로 만든 그립톡 세트를 넉넉하게 준비했다. 다행히 친구는 받고 너무 좋아해 줬다. 친구의 표정을 보고 너무 행복해졌다. 친구는 나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던 육아용품들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왔다ㅠ 혼자 멀리서 오느라 짐도 많았을 텐데 너무 고마웠다.


밥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하며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결혼과 출산으로 변화된 인간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같은 시기에 같이 친했던 친구가 있었다. 지금은 나와 이 친구 둘만 연락이 닿아 만나고 있다. 그 시절엔 분명히 가까웠고, 고마웠고, 즐거웠지만 우리가 점점 자라며 생활환경이 바뀌고 주변 상황도 바뀌며 어쩔 수 없이 멀어지게 된 경우가 누구나 다 있을 것이다. 많이 아쉽고 슬프지만 시절인연이라는 말이 있듯, 그때의 추억으로 소중하게 기억하기로 했다. 그리고 앞으로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데, 그때 다시 인연이 닿으면 반갑게 활짝 웃으며 맞이하자 다짐했다. 친구의 아기는 2월생이고, 차차의 예정일도 2월이다. 차차가 태어나면 둘은 1살 차이가 나게 될 예정이다. 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게 되어 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언젠가 아이들이 조금 크면 친구가 사는 나라에 놀러 가서 다 같이 잔디밭에 앉아 피크닉을 즐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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