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나면 여행이 더 즐거울걸요?

제주도 관광지 <3>

by 지집아이

# 제주도민이 된 서울 촌년 8.


대부분 '제주'는 잘 알지만, '제주'에 대해선 잘 모른다. 얼핏 말장난으로 들릴 수 있는 이 말은, 엄연한 사실이다. 당신은 제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천혜의 자연을 가진 파라다이스?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변덕스러운 섬? 그렇다면, 이건 아는가? 탐라국(제주의 옛 이름)의 시조가 '삼신인'이란 사실을. '저승에서 벌어 이승에서 쓴다.'는 해녀들의 말 뜻을. 화산토로 빚어낸 제주 전통 그릇, '옹기'의 장점을 말이다.


이를 자신 있게 또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많지 않으리라. 난 그것이 가장 안타깝다. 알고 나면 여행이 더 즐겁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그래서 당신의 여행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줄 장소를 지금, 소개하려 한다.


삼성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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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혈 - 산책길 & 지혈 사진


첫 번째 장소는 삼성혈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지이자, 제주도의 개벽 시조인 삼신인 [고을나(髙乙那). 양을나(良乙那), 부을나(夫乙那)]에 대해 낱낱이 알 수 있는 장소다.


특히, 세 개의 지혈은 주위가 수백 년 된 고목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모든 나뭇가지들이 혈을 향해 경배(敬拜)하듯 신비한 자태를 취하고 있다. 또한,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또, 눈이 많이 내려도 고이거나 쌓이는 일이 전혀 없기에 '성혈'로서 보는 이들의 감탄을 이끌어낸다.


이 외에도 삼성혈 신화에 대한 모형도와 다양한 고문서가 전시된 전시실은 물론, 영상실, 삼성전, 삼성문, 전사청 등이 위치하고 있어 좀 더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특별한 유적지가 요즘, '유명한 벚꽃길'로만 불리고 있다니, 그저 씁쓸할 따름이다. 예쁜 사진도, 추억도 좋지만, 제주 뿌리에 대해 알고 여행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시간이 좀 더 있다면, 삼신인이 삼공주를 맞이하여 혼례를 올린 장소, '혼인지(婚姻地)'도 한 번 찾아가 보길 추천한다.


제주 해녀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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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녀 박물관 정문 & 불턱 재연


두 번째 장소는 제주 해녀 박물관이다. 우연하게 들린 이곳에서 나는 제주 해녀의 진짜 삶을 보았다. 그녀들의 인생은 내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치열했고, 잔인할 정도로 처절했다. 제주 해녀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궁금한가? 애기구덕이 무엇이고, 물허벅이 무엇인지 궁금한가? 그렇다면 이곳을 찾아라. 해녀에 대해, 더 나아가 제주 문화에 대해 분명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제1 전시실에선 제주 해녀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제2 전시실에선 해녀들의 바다 일터와 역사 그리고 공동체를 알 수 있다. 제3 전시실은 첫 물질부터 상군 해녀가 되기까지 해녀들의 생애가 전시되어있다. 이 외에도 어린이들의 놀이터, '어린이 해녀관'과 기념품을 살 수 있는 뮤지엄샵도 이용할 수 있다. 제주 해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구좌읍에 있는 '제주 해녀 박물관'을 꼭 한 번 방문해보기 바란다.


제주 돌문화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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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 & 제주전통마을


세 번째 장소는 제주 돌문화공원이다. 이곳은 말 그대로 제주 돌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장소다. 그것도 아주 멋진 자연과 함께! 특히, 드넓은 마당과 연못, 다양한 탑과 전시된 돌은 보는 즐거움을 넘어 오감을 자극한다. 산책과 박물관 관람, 자연 체험과 돌문화 체험을 동시에 하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라.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금은 거의 사라져 찾아보기 어려운 제주의 옛 마을을 본떠서 만든 돌한마을(제주 전통 초가 마을을 재현한 장소)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일으킨다. 제주 돌의 역사를 넘어 제주 문화에 대해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적극 추천한다. '제주 돌문화공원' 관람을.


* 단,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기에 운동화는 필수, 관람 시간도 여유롭게 계획하길.


제주옹기 담화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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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옹기 담화헌 - 미술관 & 카페


마지막 장소는 제주 옹기를 만나볼 수 있는 담화헌이다. 제주도민이 된 후 나는 제일 먼저, 제대로 된 '제주 옹기'를 만나고 싶어 이곳저곳을 참 많이 기웃거렸다. '여긴 아니야.', '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닌데.'만 외치던 어느 날, 원주민의 추천으로 이곳을 알게 됐다.


제주 흙과 불 그리고 물만으로 숨 쉬는 진짜 '제주 옹기'를 만드는 곳. 옹기를 만날 수 있는 '갤러리'와 차를 옹기에 담아 마실 수 있는 '카페'까지. '제주 옹기' 매력에 푹 빠지고 싶다면, 옹기를 느끼고, 옹기를 구입하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가 보길 추천한다. 특별함이 없어도 특별해지는 시간을 경험하게 될 테니 말이다.


제주는 그냥 제주가 아니다.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으며, 그 안에 원주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그야말로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그것을 알지 못하고서 '제주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제주도민이 된 지 3년째, 나도 이제야 조금 제주가 보인다. 제주 신화의 의미가 보이고, 해녀들의 '고달픈 인생'이 보이며, 돌과 옹기가 품고 있는 '숨'이 보인다.


제주를 제대로 보고 또 느끼고 싶은가?

그렇다면, 진짜 제주의 모습을 찾아봐라. 알고 나면 여행이 더 즐거울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