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했는지 모르겠다. 제주도민이 되길 꿈꿨고, 결국 그 꿈을 이룬 나였기에 글을 쓰며 참 많이 흔들렸다. 안 좋은 이야기를 쓸 땐 마음이 쓰라렸고, 좋은 이야기를 쓸 땐 팔불출로 보일 것 같아 어려웠다. 이리저리 휘둘리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한 끝에 첫 화인 <일자리를 구하십니까?>를 발행했고, 그때 난 마음을 다잡았다. '있는 그대로', '사실 그대로'만 작성하자고.
그렇게 마음먹고 성실하게 써 내려간 글이 어느새 모여 <10화>가 되었다.
'제주도에 대해 사람들은 뭘 궁금해할까?'
'가장 많이 오해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예비 이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끝없이 질문하고 또 질문하며 그 답을 스스로 찾아내야 했다. 글은 단순하고, 뻔하디 뻔했지만 지난 며칠 간의 과정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나 하나로 인해 또 다른 오해가 생기면 안 된다 생각했고, 제주도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으니. 이게 맞나? 저게 맞나? 나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되돌아보며 정확하게 작성하려 노력했다.
이런 나의 노력이 통할 걸까? 많은 구독자 분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공감한다. 도움이 됐다. 고맙다.
이런 따뜻한 말은 내 글에 확신을 갖지 못하던 나에게, 마치 '그 길이 맞다.'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눈물이 핑 돌았다. 가족에게조차 들어본 적 없는 말을 낯선 구독자들에게, 심지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분들에게 듣게 되다니. 그때 알았다. '나에게 필요한 건, 공감이었다.'는 걸... 그래서 더 열심히, 시간 날 때마다 글을 쓰고, 고치고, 다시 썼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제주도민이 된 서울 촌년>이다.
일자리는 부족한데 임금까지 낮은 곳, 변덕스러운 날씨에 비바람이 잦은 곳, 싼 것도 있지만 비싼 것도 많은 곳,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내가 말한 '제주도의 한 부분'이었다. 쓴 글을 이제와 되돌아보니 솔직해도 너무 솔직했구나 싶다. 적당히 할 걸. '그렇게 단점 많은 곳에서 왜 살아?'라고 물어봐도 이상할 게 전혀 없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3년째,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자연'이 좋아서다. 길 끝에 맞닿아 있는 하늘, 새와 노루 그리고 수많은 식물을 품고 있는 숲, 매일 다른 느낌으로 붉게 물드는 노을. 옥색 빛을 뽐내며 나에게 '철썩' 다가오는 바다, 신발을 신고도 느껴지는 푹신한 흙의 감촉 그리고 그 자연 속에서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표정까지. 복잡한 서울에선 절대 느낄 수 없는 '자연'이 있기 때문이다.
그거 하나면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제주도에 사는 이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