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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라 메이 May 17. 2021

바기오에 뭐가 있다?세션로드가있다!

방구석 바기오 여행

-에피소드 인트로- 
바다 광경이 좋은 더운 나라 필리핀!
그곳에 야자수가 아닌 소나무로 둘러싸인 시원한 도시, 바기오가 존재하고 있다.



서울에 가면 소개하고 싶은 거리가 많다. 홍대 거리, 명동 거리, 신촌 거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거리를 보여주고 싶다. 바기오에서도 그러한 거리가 있고 그중 하나가 바로 세션로드(Session road)다. 세션로드는 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고향에 가면 거의 매일 지나가는 곳이다. 

Chema Grenda / Shutterstock.com

세션로드는 바기오의 중심지 같은 곳이다. 바기오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길이기도 하다. 넋 놓고 차를 타다가 세션 로드가 보인 순간, '아, 바기오에 도착했구나.' 하는 깨달음과 동시에 내릴 준비를 해주는 알람 같은 존재다. 세션 로드는 사람이 적을 때 레트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그런데 사람이 많은 오후 혹은 퇴근 시간이 되면 집이 그리워질 정도로 복잡하다. 


세션로드에 가게 되면 정말 편안한 신발을 신고 가야 한다. 세션로드의 완성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다. 북촌 한옥마을 또는 이화 벽화마을의 언덕과 비슷하다. 그러한 비슷한 언덕이 중심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사람들이 힘들어하지 않게 계단 형식으로 만든 부분이 있다. 


중심지가 오르막길 내리막길이고 사람이 많기 때문에 부모님이 '세션 로드 갈 거야.'라는 말을 하면 어릴 때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난 편안한 길을 좋아하기 때문에 세션로드처럼 등산 같은 길을 좋아하지 않다. 무엇보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기운이 쉽게 빠진다. 어릴 때는 부모님 손 잡고 따라가기만 해서 세션로드는 나에게 지루한 길거리였다. 갈 때마다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현재의 나에게 위험한 거리다. 과거의 나는 세션로드를 떠오르면 두 발을 피곤하게 만드는 언덕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재의 나에게 세션로드는 먹을 것이 많은 거리다. 레스토랑과 베이커리 그리고 다양한 카페가 있어서 지나가기만 하면 맛있는 냄새가 나거나 맛있어 보이는 간판 이미지를 마주하게 된다. 심지어 중간에 길거리 음식이 있어서 중간에 가다가 '엄마, 쉬는 타임으로 간식 먹을까?' 하는 말을 하게 된다. 길 자체가 언덕이라서 운동 후 간식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떠오르기 쉽다. 

Photo by John Lorenz Tajonera on Unsplash

밤이 되면 세션로드에서 밤 시장이 열리게 된다. 차가 지나가던 길이 시장으로 변하게 된다. 직접 밤 시장에 가서 무언가를 사지 않았으나 택시를 타면서 밤 시장의 모습을 본 적 있다. 한밤중에 세션로드 가서 모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세션로드 밤 시장에 가는 것도 좋다. 단, 가기 전에 현지인 혹은 바기오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의 조언을 듣고 가는 것이 좋다. 처음이라면 누군가와 함께 갈 것을 추천한다. 


세션로드는 바기오에 가면 피하기 힘든 길이기 때문에 보기만 해도 반가운 동시에 지긋지긋하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작년, 2020년부터 고향에 갈 수 없게 되자 지긋지긋하게 느껴지는 세션로드가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사람 많고 언덕뿐인 그 길거리를 그리워하다니. 세션로드에 걷는 기회를 귀찮은 기회로 그동안 여겼는데, 지금은 세션로드를 보여주는 영상을 보면서 그리움을 만끽하고 있다. 




바기오는 어떤 곳인가?

세부와 마닐라로 유명한 더운 나라 필리핀. 사람들이 필리핀을 떠오르면 머릿속에 야자나무와 바닷가의 그림이 펼쳐질 것이다. 바기오는 그런 그림과 정반대의 작은 도시다. 바기오는 야자나무 대신 소나무, 바닷가 대신 파도치는 안개를 볼 수 있는 시원하고 때로는 추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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