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지혁이 꾼 꿈

by 조성민 바리스타

2-6 지혁이 꾼 꿈


지혁은 쉬는 날에는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잔다. 쉬는 날 알람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이미 쉬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반드시 늦잠을 자야지!’라고 결심하고 자는 날은 오히려 이른 아침에 눈에 떠진다는 것이다. 푹 자고 일어난 것 같은데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 5시 20분. 다시 자리에 누워 보지만 정신은 더 말똥말똥. 그렇다고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저번 주 금요일날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강쌤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지혁. 원하지 않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원하는 것에 집중해봐.’ ‘지혁. 이미지 워프란 내가 원하는 것을 이미 이룬 존재로 지금 이 순간부터 살아 가는 거야.’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 이룬 존재가 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모를 일이었다.


‘이미 이룬 존재로 살아 가야 된다고? 정말 그럼 매출이 올라갈까? 그렇게 한다고 과연 의미가 있을까? 내가 책을 쓴다고? 내가 이룬 것도 없는데 무슨 책을 쓰지? 랜드마크 카페는 어떻게 만들지? 돈은 언제 벌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서서히 머리 속을 가득 채웠다. 원하고 바라는 것을 생각하자마자 그 뒤에 그것을 이룰 수 없는 이유가 떠올랐다.


‘강쌤이 말씀하신 것은 이런 형태가 아닌 것 같은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지혁은 다시 깜빡 잠이 들었다.

그곳은 아주 환한 공간이었다.


모든 것이 빛으로 이루어진 것 같은 공간. 그 공간에 작은 별 하나가 있었다. 그 별은 말했다.


“저는 모든 것을 알고 있어요. 사랑, 부유함, 강인함, 관대함까지 모두요.”

작은 별이 말하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그렇다. 사랑스러운 작은 별아. 너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단다.”

부드러우면서 웅장한 목소리였다.

“하지만 알고만 있을 뿐이에요. 저는 그것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어요.”

“그래. 많은 별들이 그 경험을 하기 위해 지구라는 곳으로 간단다.”

“저도 가서 경험해보고 싶어요. 지구라는 곳에서 말이죠.”

“사랑스러운 작은 별아.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저는 제가 알고 있는 이 모든 지식들을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사랑이라는 이 아름다운 개념을 말이죠.”

“네가 원한다면 너는 그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다만 나의 사랑스러운 작은 별아. 사랑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상황을 창조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렴. 사랑이 있기 위해서는 사랑이 아닌 것도 있어야 한단다.”

“사랑이 아닌 것도 있어야 한다고요?”

“그래. 작은 별아. 네가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빛나지 않는 것을 창조해야 되듯이 말이지.”

“제가 빛나고 있나요? 여기에서는 당신의 빛이 너무 크고 강해서 저는 제가 빛나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너는 빛나고 있단다. 그것도 매우 사랑스럽게 말이지.”

작은 별은 신기하다는 듯 자신의 몸을 보았다. 거대한 목소리는 다시 말을 했다.

“네가 관대함이라는 지식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너는 관대해지는 경험을 창조해야만 한다. 관대해질 수 있는 무수히 많은 경험들이 너의 바람을 통해 너를 찾아올 것이고, 너는 그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경험을 충분히 할 때까지 말이지.”

“저는 당신처럼 세계를 창조해보고 싶어요. 저만의 세계를요.”

“그래. 사랑스러운 작은 별아 너는 이미 훌륭한 창조자란다. 다만 지구라는 곳은 시간과 공간이 있는 곳이란다. 그곳에서 너는 시간과 공간을 통해 창조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시간과 공간이라고요! 듣기만 해도 멋지네요. 저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을 알고만 있을 뿐이지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잖아요. 그리고 저는 끝을 알고 있는 시시한 이야기가 아닌 끝을 알 수 없는 모험을 하고 싶어요.”

“너의 이야기는 장대한 모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그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오직 너만이 알고 있고, 너만이 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네가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경험으로 찾아올 것이다.”

작은 별은 신이 나서 더 반짝거리며 말을 했다.

“그럼 저를 지구라는 곳으로 보내주세요.”

작은 별의 요청과 함께 그 환한 공간은 더 밟은 빛으로 가득 찼다.


지혁은 꿈에서 깼다. 너무 생생했다. 뭔가 의미심장한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아침 8시 30분이었다. 창문으로 기분 좋은 아침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강쌤에게 놀러갈 생각으로 문자를 보냈다.


- 강쌤. 지혁이에요. 오늘 쌤이 계신 곳으로 놀러가도 되나요?

조금 뒤 답문이 왔다.

- 오~ 지혁! 물론이지. 언제든 환영! 명함에 있는 주소로 오면 돼

- 네. 지금 준비하고 출발하면 10시 이쪽저쪽이 될 것 같아요. 쌤

- ok. 그때 보자


지혁은 아침으로 계란 후라이를 해서 먹었다. 인터넷 지도로 강쌤이 계신 곳으로 가는 방법을 검색을 했다. 교외에 있는 곳이라서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차가 한 대 있으면 좋겠다.’


지혁은 옷을 챙겨입고 집에서 나왔다. 상쾌한 겨울 공기였다.

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지혁은 아까 꾼 꿈을 생각해봤다.


‘그래. 만약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 세상의 모든 일이 즐겁지 않을까? 강쌤의 말씀대로 생각한 순간 그것이 이미 이루어진 것이라면 조금 답답하고 더딘 것처럼 보이는 이 현실도 즐겁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저 멀리 강쌤네로 가는 버스가 눈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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