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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희 소장 Sep 18. 2023

지금이라도 어른이 되는 연습이 필요하다

좌절 경험을 통해 현실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정신분석학자 하인즈 코헛(Heinz Kohut)은 자기심리학을 창시했다. 자기심리학에 따르면 자기애는 인간 심리의 기본으로, 성장 발달에 꼭 필요하다. 유아기에는 전능적인 수준의 빵빵한 자기애를 가져야 한다. 이는 자기가 세상에서 최고인 줄 아는 천하무적의 상태를 의미한다. 마음이 성장한다는 것은 유아적 자기애가 성인의 자기애로 잘 발달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빵빵한 전능감의 상태였던 유아들은 현실에서 크고 작은 좌절들을 경험하면서 점점 위축되고 작아지는 팽창과 위축의 경험을 하며 현실의 자기를 찾아나간다. 가슴 아픈 일이지만, 좌절을 겪어내면서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자신이 공주나 왕자가 아님을,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 아님을 알게 된다.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공주인 줄 알았는데 주변에 나처럼 공주 대접을 받고 자란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공주 같았는데 평민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재희(가명)는 동료 직원에게 너무 서운하다. 신혼여행을 갔다 온 동료가 자신에게 수줍게 웃으며 선물 상자를 건넸다. 많은 직원 중 자신만 특별하게 대접하며 챙겨주는 것 같아 너무 고맙고 이전보다 더 내적 친밀감이 느껴졌는데, 며칠 뒤 다른 직원들도 자신과 똑같은 선물을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순간, 너무 화가 나고 배신감마저 들었다. 그렇게 느낀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씁쓸하였다. 머리로 생각해 보면 동료는 나만 특별하게 친밀한 것도 아니었다.

 이번처럼 누군가와 심리적 거리가 가깝게 느꼈다가 갑자기 멀게 느꼈던 경험이 처음은 아니다. 재희는 남들이 특별대우해 줄 때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는다고 느껴 친밀해지고, 남들과 같은 급으로 평범하게 취급하면 지나가는 행인1처럼 느낀다. 별 볼 일 없는 무가치한 사람이 된 것 같다. 이런 점 때문에 대인관계에 많은 문제를 겪고 손절한 경험이 많지만, 이런 일을 겪을 때면 괜스레 서운하고 화가 나는 감정을 추스를 수가 없다.     


상담을 하면서 재희는 자신이 심리적으로 전형적인 공주님의 상태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명히 현실에서 좌절을 겪어봤을 텐데 그녀는 마음속으로 좌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재희가 처음 이런 상실감을 느낀 것은 동생이 태어났을 때였다.


 집안의 첫아이로 “우리 공주님”하며 귀여워해 주던 부모님은 물론 친척들도 그때부터 다들 동생만 바라봤다. 이때의 상실감이라니. 드높은 권좌에서 추락한 듯한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지만 그 누구도 그녀의 마음을 다독여 주지 않았다. 오로지 ‘누나답게’, ‘학생답게’, ‘의젓하게’만을 요구했다. 재희는 공주가 아닌 삶을 도저히 소화할 수 없었다. 특별한 대접을 받고 싶다는 욕구는 억압되었을 뿐 사라지지 않았다. 성인이 될 때까지 그렇게 공주로 대접받고 싶은 욕구를 꾹꾹 눌러가며 살아온 것이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특별하게 대우해 주는 사람이 나타나면 상대에게 온 마음을 빼앗기는 것이다. 인간은 감당하기 어려운 좌절은 차라리 없었던 일로 부정해 버리는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재희는 의젓한 어른으로 보이지만 속마음은 전능적인 상태인 유아적 자기애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욕구는 성인이 되자 대인관계에서 비슷한 문제를 겪을 때면 속마음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로 드러났다.     


이외에 ‘자신은 모든 것을 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최고의 이상적인 상태에 있는 전능감인 것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결함이나 실패를 보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아예 어떤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유아적 자기애가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상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중심적인 판타지 상태에서 현실의 인간이 되는 과정이다. 자신의 욕구만이 가장 중요했던 자기애적 상태에서 벗어나서 자신과 외부의 욕구가 적절하게 타협하며 살아가는 모습으로 변하는 것이다. 즉, ‘내가 원하는 대로만 삶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의 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아무리 떼를 써도 세상에는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한계를 경험하고 좌절을 겪는다. 무릇 인간은 한 가지를 얻으면 다른 것이 갖고 싶고, 다른 것을 가지면 조금 더 괜찮은 것을 갖고 싶기 마련이다. 그렇게 자신의 현실을 바탕으로 욕구 충족을 위해 외부 세계로 도전하고 성취를 이루어간다. 그러나 한도 끝도 없는 무한계로의 도전이 지속될 때는 심리적인 문제가 따르게 된다. 남들에겐 성취를 잘한 사람으로 보일지 몰라도 마음속 깊은 곳엔 한계가 없기 때문에 불안감이 존재한다.      


‘우리 아이는 좌절을 겪지 않고 자라게 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양육태도를 보면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채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아이에게 좌절도 경험하지 못하고, 한계도 경험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결국 무한도전의 궤도로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무서운 말이다.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대로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한계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신이 아닌 이상 일도, 사람도, 관계도, 욕구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현실이다. 현실에는 당연히 좌절이 존재한다. 좌절의 한계를 모르면 내적으로 불안감이 높아진다. 떼를 써서 당장의 눈앞의 성취를 이룰 수는 있으나 마음속에선 ‘다음! 다음!’ 하면서 계속 자신을 잃어가면서 안간힘을 쓰게 된다.   

  

사회적 인간인 우리는 세상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좌절의 진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나 혼자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머리 위 천장에 부딪히면 일정정도 한계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오해는 하지 말자. 이 말이 한계에 부딪히면 도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좌절에 부딪혔을 때 현실의 한계나 나의 한계를 인정하면 불안했던 마음이 안정 상태로 변한다.


 그래야 한계를 인정하면서 다른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다. “마음을 비웠어”, “차이를 인정하기로 했어”라고 말하며 편해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좌절을 인정하면서 생기는 편안함이다. 결함이 없는 가장 훌륭한 상태가 아니라 조금 모자라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병서(가명)는 이런저런 이유로 퇴사를 했다. 한 달쯤 쉬었는데 점점 더 스스로 통제되지 않는 느낌이 커졌다. 쉬는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욕구가 끌리는 대로 제한하지 않고 지냈다. 그의 생활은 점점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러다가 결국 지난밤에 문제가 터질 뻔했다. 다행히 친구들의 도움으로 충동적인 행동을 멈출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겨우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지난 한 달간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는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을 서슴없이 해왔다. 도저히 나 자신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마치 안전장치가 없는 폭주 자동차 같았다. 어젯밤은 정도가 더욱 심했고 지난 일들이 너무 생생하게 떠오르면서 갑자기 너무 두려워졌다. 두려운 마음이 확 올라온 순간, 불안감이 몰아치며 숨을 쉴 수 없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상담실을 찾았다.     


그는 퇴사하기 전에도 쉬는 날에는 뭔가 하고 싶다는 충동이 수시로 올라오고, 잘 통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상시 그의 모습은 사회생활 잘하는 가장 촉망받는 직원이다. 집안에서는 든든한 맏이고, 스스럼없이 고민을 털어놓을 만큼 부모와의 사이도 좋다. 친구들 사이에서도 똑똑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런데 휴가 때만 되면 통제할 수 없는 충동성에 사로잡혀 버리는 모습을 자신도 감당하기 어렵다.     


기억나는 시점부터 병서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다. 최고가 아니면 실패라고 여겼기에 무엇을 하든 정말 열심히 목표를 향해 자신을 채찍질했고, 그렇게 노력하는 과정도 행복했고, 발전해 가는 모습에 행복을 느꼈다.


무엇이든 최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전능적인 상태를 선호했다. 하나하나 성과를 낼 때마다 쏟아지는 주변의 찬사와 인정은 아주 달콤했고, 스스로도 자랑스러웠다. 다만 마음이 풀어지면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에 끌려가는 상태가 되는 것이 불안했다. 그는 마음 이면에 숨어 있는 충동성을 도저히 자신의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래서 더 많이 스스로를 조였고, 통제 불가능한 충동성을 없애려고 남들보다 더욱더 반듯하게 살아왔다. 평소의 그에게선 자유롭게 놀고, 충동에 따라 움직이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고, 낄낄거리며 실없는 농담이나 하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쉬는 날이 되면 술을 엄청 많이 마시게 되고, 친한 친구나 애인과 있을 때만 충동적이고 과격한 모습이 튀어나온다. 그렇게 행동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되고 또한 통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너무 커서 더 음지로 숨게 된다.     


병서의 의식 속에는 뿌리 깊은 흑백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한쪽은 통제뿐이고 다른 한쪽은 방임뿐이다. 완벽함에서 벗어난 ‘적절한’, ‘대충’, ‘어지간한’, ‘그럴 수도’ 같은 중간 지대의 마음이 없다. 그는 의식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최고가 아닌 것은 실패고, 좋은 사람이 아니면 무가치한 존재라 생각한다. 그에겐 징징거리는 건 나약한 모습일 뿐이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존재는 절대로 믿으면 안 된다며 거리감을 둔다. 자신의 한계나 어려움이 생겨도 친구에겐 절대 내색하지 않는다. 연인에게만 정제되지 않은 본능적인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마음의 원리는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 변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서 양극단의 흑백논리가 지배한다는 것은 마음이 어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고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고, 감정도 좋고, 싫음이 명백하게 구분되어 지배한다. 친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은 너무 가깝게 여겨져서 모든 것을 공유하고 함께하려고 한다. 그러다 조금이라도 서운해지면 바로 100% 나쁘다는 생각이 들어 전화번호를 차단하거나 마음속에서 손절한다. 한쪽 극단에서 다른 쪽 극단을 오가는 흑백논리다. 아이들에게서 보이는 극단적이고 불안정한 것은 어리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도 그렇다면 마음이 덜 자란 상태로 봐야 할 것이다. 극단을 오가는 충동적인 마음을 통제하는 힘이 약한 것이다.      


마음의 성장은 지지적인 경험과 함께 좌절을 잘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도 전능하지 않기에 자신만의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결핍과 좌절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현실에서 좌절을 겪어야 한계를 인식할 수 있고, 한계를 설정하지 못하면 이상적인 자아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위에서 말한 정신의 영역에서 공주나 왕자로 있다는 것과 같다. 이상적인 판타지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현실에선 적응하지 못하게 된다.      




어느 해의 6월 말경, 너무 불안해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다며 상담실을 찾아 온 삼수생이 있었다. 여름이 시작은 입시생의 불안이 높아지는 시기다. 상담을 하다 보니 그의 마음속엔 ‘열심히 공부하면 언젠가는 의대에 갈 수 있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고 그 마음을 잘 간직하고 공부하면 결국 언젠가는 의대에 갈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의 문제는 성적을 물어보면 ‘말하고 싶지 않다’며 다른 곳으로 화제를 돌린다. 의대 입학 점수에 못 미치는 자신의 현실을 대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좌절을 받아들일 자아의 힘이 약한 것이다.      


좌절 경험을 통해 현실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좌절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좌절 경험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는 참 어렵다. 그것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된다. 부끄러운 나, 창피한 나, 부족한 나, 한심한 나, 취약한 나, 속 좁은 나 등 자신의 부족함을 마주해야 한다. 마음속으로 삭히고 혼자 견디기엔 버겁다. 믿을만한 대상이 필요하다. 작은 좌절부터 큰 좌절까지 누군가의 지지와 공감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신의 처지가 아프고 힘들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 뒤에야 자신만의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자신만의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며 성장하게 된다. 입이 떨어져야 새잎이 나는 것처럼 무언가를 잃는 경험이 선행되어야 다른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자연의 원리와 같다. 잃지 않으면 변화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다. 부모가 자녀의 욕구를 알아서 미리 다 충족시켜 주면 아이들은 좌절을 경험하지 못한다. ‘마마걸’나 ‘마마보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온실 속 화초처럼 나약한 이유는 바로 좌절 경험을 소화하지 못한 것과 관련 있다.     


자신은 죽을 힘을 다해 성취해 왔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어딜 가든 최고의 자리에 있었고 자신에게 한계란 없다고 말한다. 그렇게 살면 쓸데없다고 여겨지거나, 생산성 없는 소소한 욕구들은 당연히 많이 억압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쓸데없는 생산성 없는 소소한 욕구들이 일어났던 속마음은 드러낼 수가 없다. 그 욕구는 숨을 쉴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억압된 마음들이 하나둘씩 모이면 마음속에 커다란 덩어리가 만들어진다. 그동안 숨죽이며 쌓여있던 덩어리가 어떤 자극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바로 충동성이다. 본능의 소리를 외면할수록 마음은 분화될 기회를 빼앗겼기에 양극단의 흑백논리에 갇히게 된다. 세상은 흑과 백으로 상반되게 나눌 수 없다. 모든 사물과 사건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다 있다. 빛이 있는 곳에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음과 양이 함께 존재한다. 세상에는 완전히 나쁜 것도 없고 완전히 좋은 것도 없다. 그렇게 보는 것은 판타지일 뿐이다.      


사람들은 ‘뭔가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말을 무심코 한다. 그런데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말에 방점을 찍고 살면 삶의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경우가 꽤 있다. 완벽주의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계획한 것이 조금만 틀어져도 마치 다 망가진 것처럼 느껴진다. 일이 계획대로 진행될 때는 에너지도 많고 문제가 없는데, 예상치 않은 변수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좌절하게 된다. 다 버리고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한다. 작은 실수나 결함을 못 견디는 것이다. 다 망쳐진 것 같아서 의욕 자체가 사라진다.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어서 무기력해진다. 그나마 혼자 하는 공부나 일은 괜찮은데, 대인관계에선 생각지도 않은 예상외의 일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자신이 예측했던 것에서 벗어날 때 문제가 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불안해서 상황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한다. 의지할 만한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 혼자 힘으로 서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다.     


인간의 뇌 용량은 1500cc 정도이고 침팬지의 뇌 용량은 600cc 정도다. 인간은 25% 정도의 상태로 태어나 나머지 75%의 발달 가능성을 갖고 태어난다. 침팬지는 자기 용량의 60%의 상태로 태어나서 40%의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다. 인간에겐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이 아주 크다. 소나 말은 태어나자마자 일어서서 비틀거리며 어미젖을 찾아간다. 스스로 살아갈 힘이 어느 정도 갖추고 태어나는 것이다. 이들은 태내에서 80~90% 정도 이미 완성되어 태어나기 때문에 태어난 뒤에 변화의 가능성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날 때는 25%밖에 안 되는 미성숙한 상태지만 변화가능성은 너무 크다. 그래서 개별 인간의 고유한 가치가 다 다른 것 같다. 하지만 태어나서는 오랜 시간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다. 취약하기 때문에 성장하면서 양육자나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자란다. 그래서 성장과정에서 부모, 친구, 환경의 존재가 자아존중감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사춘기 이후부터는 자신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왜냐면 아직도 많은 변화의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신 안에서 성장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의식은 가변성이 크기 때문에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만큼 후천적 요인이 중요하다. 어떤 태도로 살아가느냐에 따라 개별적인 차이도 크고 결과도 달라진다. 삶의 의미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심리적으로 성숙해 가는 것에 있는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 75%의 변화 가능성을 믿고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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