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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캐리 Feb 17. 2021

구글은 왜 실패한 팀에게 성과급을 지급할까?

실패를 바라보는 태도의 차이가 만드는 조직의 변화

21세기 최악의 기술 구글글래스

실패를 바라보는 그들의 자세


구글글래스는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이 세상에 직접 발표하면서 화려하게 등장하였다. 하지만 초반의 기대와는 다르게 2015년 처음 상용 판매된 후,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하며 구글은 제작 중단을 공식 선언해야 했다. 


그 이후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모두 해고되거나 좌천되었을까? 결과는 정반대다. 구글은 실패를 한 직원들에게 보너스에 휴가까지 얹어주었다. 발전 가능성이 전혀 없는 프로젝트를 질질 끄는 것보다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단시킨 직원에게 보상을 해주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또한 구글글래스는 실패를 분석 후 산업용에서 다시 부활 중이다.


구글은 2010년부터 구글 X라는 비밀 부서를 만들어 무인자동차, 드론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구글의 비밀스럽지만 유명한 문샷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바로 그것이다. 구글은 실패한 아이디어를 본사에 대대적으로 전시를 한다. 매년 기념식을 개최해 프로젝트 담당자가 직접 실패의 과정을 묘사한다. 성공적인 실패를 일종의 예술로 승화했다.


세계 최고의 괴짜 회사 구글이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창조성이 중요한 회사에서는 실패 전략이 실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100년 넘게 세계 최대 소비재 회사의 명맥을 이어가는 P&G의 전 회장 래플리는 11건의 실패를 <게임 체인저>라는 책으로 엮어 실패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연쇄적 흥행을 이끄는 픽사도 제작 초기 단계 작품의 허접함을 마구 피드백할 수 있도록 실패의 과정을 의도적으로 삽입하였다. 


제품 출시 후 네티즌들에게 조롱당하는 구글 글래스



실패의 3가지 유형과
안전한 실패 전략


구글 X의 수장인 아스트로 텔러는 '안전한 실패 전략'에 대해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위험 요소가 많은 대형 프로젝트에 구성원을 참여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얼마든지 '실패해도 좋은 환경'을 먼저 구축하는 것입니다
구글 X에서 소위 안전한 실패를 보장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입니다.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는 증거가 확실해지면 곧바로 싹을 자릅니다. 그래야 보너스를 받으니까요. 동료들의 칭찬은 물론이고요. 더구나 상사들은 하이파이브를 하고 안아줍니다. 실패의 결과로 승진도 하죠.


Type 1. 창조적 실패

앞서 언급한 사례들은 실패의 가장 바람직한 유형인 창조적 실패라고 불릴 수 있다. 창조적인 실패의 전제 조건은 새로운 도전의 결과여야 한다. 영화 제작, 의류 디자인, 신기술 프로젝트들은 창조적 실패가 권장되어야 한다. 룬샷(실패)의 반복 끝에 문샷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Type 2. 예방 가능한 실패

한편 규정된 절차를 지키지 않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예방 가능한 실패도 있다. 병원이나 금융 기관 등 메뉴얼 기반의 산업에서 이런 실패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실패의 발생 자체를 공포화하면 문제는 더 곪아 버린다. 조직의 리더가 실수를 발견한 상황을 다행이라고 여기며, 실수를 잡아내거나 고백한 구성원을 격려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


Type 3. 실패에 실패

마지막으로 최악의 실패의 유형은 무엇보다 실패에 실패하는 것이다. 이렇게 실패의 종류를 새롭게 정의 내리면, 실패의 보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구글은 실패를 대대적으로 축하하면서라도, 실패에 대해 자유롭게 보고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이 형성한 것이다. 이로 인해 조직 내 문제제기를 활성화하여, 미래에 회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새로운 원천을 얻을 수 있다.


실패를 잘 다루기 위한 

리더의 역할


실패를 공포화하여 비극을 맞게 된 사례로 폭스바겐을 들 수 있다. 당시 폭스바겐의 수장 빈터콘은 직원들에게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조성하여 목표를 달성하기로 유명했다. 그는 사석에서 종종 직원들을 윽박지르는 것을 성공의 요인이라 밝혔고, 국제 모터쇼에서도 경쟁사인 현대의 신제품 성과 앞에서 직원들에게 격노를 표출하여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결국 당시 폭스바겐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난무하였다.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직원들은 빈터콘 회장이 지시한 연비 목표를 맞추기 위해 불법 소프트웨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빈커톤 회장의 윽박이 불러온 예기된 진정한 실패



폭스바겐의 이야기가 어쩐지 남 얘기 같지만은 않다. 그동안 많은 한국 기업에서는 100%의 성과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120%의 목표를 무리하게 잡아두고 감시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렇다면 좋은 실패를 만들기 위해서 리더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1. 비전을 공유하되 현재의 전술에 대한 불확실성을 인정하라. 

과거에 리더는 정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지시했다. 이제는 리더 스스로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소통해야 한다. 리더로서 방향성과 비전을 공유하지만, 미래에 불확실성에 대해 인정해야만, 구성원들이 작은 지표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유할 수 있다.


2. 앞팀 옆팀 앞팀 뒷팀과 오버 커뮤니케이션하며 상호 의존성을 강조한다.

서로의 임무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해야 한다. 그래야 나만의 실수라고 생각하고 사태가 묻히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오버 커뮤니케이션해야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3. 감정보다 문제의 핵심을 명확히 하여 솔직한 피드백을 수렴한다.

솔직한 피드백을 주는 행위가 감정적으로 편안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감정을 극복하지 못했을 때 사람의 생명이 걸렸다든지, 고객의 불만족으로 부메랑이 돌아온다든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래야만 두려운 감정을 뚫고 숨겨진 실패가 밖으로 끄집어질 수 있다.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 by 사뮤엘 베케트 


지난 편 아는 회사 시리즈에서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왜 조직에서 솔직함이 중요한지를 다루었다. 이번 편에서는 회사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실패에 대한 자세를 다루었다.


지금까지 실패에 대한 리더의 마인드를 다루었다면, 그다음은 직원들이 겉치레가 아닌 진심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직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겸손하면서 집요해야 한다. 이 2가지 상반된 톤앤매너를 구사하는 방법에 대해 다음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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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두려움 없는 조직(The Fearless Organization) by 에이미 에드먼드슨

2. 구글 글래스 실패 요인 분석.  https://www.itworld.co.kr/news/92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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