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소년, 너를 응원해!
티처스 17회 : 야구도 공부도 9회말 2아웃에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줘.
[도전학생 이야기]
늦은 편인 중1에 야구를 시작해 야구선수로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 유급까지 불사했던 도전학생. 안타깝게도 습관성 탈구의 부상으로 더 이상 선수생활을 이어나가지 못하고 학교로 돌아와 공부를 결심합니다. 글러브를 내려놓고 펜을 들었지만 공부기초는 없고, 유급으로 남들보다 이미 1년이 늦어 마음은 더욱 조급한 학생. 야구연습 때 공을 박스로 치던 것처럼 공부도 양으로 승부하고자 하는 도전학생. 그 솔루션과 이야기 사이사이 생각할 거리들을 모아봅니다.
Point 1. 공부호소인
순공시간에 집착하고, 공부의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도전학생. 그런 도전학생의 일상을 지켜본 선생님들은 실수인 척하는 허수, 일명 '공부호소인'일 수도 있다며 다소 냉정한 판단을 내립니다.
불안이 높을수록, 자신감이 떨어질수록 '양'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습니다. 공부가 잘 안 되고 피곤한데도 계속 책상에 앉아있으면 하늘이 감동하지 않을까 싶고,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안 나오면 아무도 나를 비난하진 않겠지 하는 마음도 있을 수도 있지요.(이건 불안이 높았던 고등학교시절 저도 조금은 경험했던 마음인듯합니다.) 그러나, 공부는 얼마만큼을 집어넣는가의 input의 게임이 아니라, 집어넣은 것 중에 얼마만큼 이 남느냐 하는 intake의 게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도전학생 같은 공부호소인들에게 순공시간을 측정에 집중하기보다 공부계획과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를 제안해 봅니다.
1) 과목별 장기적 목표를 설정한다.
예: 6개월 후 모의고사 국어 3등급
2) 장기적 목표를 위해 해야 할 공부 목록을 작성한다.
예: 중학 국어 핵심개념 마스터, 중학국어문법책 완성, 나비효과 입문편 완성, ebs고전시가 , 현대시100편
3) 작성한 공부목록을 순서별로 시간을 분배한다.
예: 핵심개념 5일, 중학문법 10일, 나비효과 25일, 고전시가 30일, 현대시 40일
이렇게 해야 할 것들을 목록화하고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을 확인하여 잘 할당하고 그 매일의 할 일을 달성해 보세요. 시간만 채우는 공부는 지나고 보면 공허해지기 쉬운 반면, 계획을 세워서 해야 할 것들을 하나씩 채워나가면 시간의 밀도가 높아지고 내가 어디서부터 어느 만큼 왔는지도 보입니다. 물론 계획이 너무 무리가 되거나 느슨하다면 수정의 과정도 거치게 되겠지요. 그렇게 실천과 수정을 반복해 가면서 나를 알게 되고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알게 됩니다. 어쩌면 그 과정 자체가 공부고 성장이겠지요.
계획은 완벽히 지키려 세우는 것이 아니라 조급한 마음에 허둥대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으면서 정말 해야 할 것을 빠짐없이 해나가기 위함입니다. 멀리서 보면 오늘 하루의 할 일과 목표는 입시에 도움도 안 될 듯하고 보잘것없는 작은 조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가는 것이 실력을 쌓는 유일한 길이기도 합니다.
다른 학생들이 4년, 6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 동안 쌓아온 것을 내가 6개월 1년 만에 단숨에 따라잡겠다고 생각하면 조급해져서 오히려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이 9회말 2아웃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도전학생에게 랜선 이모가 이모의 좌우명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멈추지 말고"
Point 2. 영어 5등급을 위한 조정식샘의 솔루션
1) 학습목표 브리핑하기
가벼운 대화로 묻는 질문에도 조리 있게 정리해서 답하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도전학생을 보고 한눈에 주제, 제목, 요지 찾는 문제에 약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리는 선생님의 첫 번째 처방은 오늘 공부할 것을 짧게 요약, 정리하는 것입니다.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에 정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2) 문제풀이는 금지. 문장을 해석하여 이해하는 것에 집중하기
지나친 끊어 읽기로 모르는 단어 없이 해석을 해도 그 문장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도전학생. 좀 더 큰 의미단위로 끊어 읽으면서 문장의 핵심내용을 이해하도록 지도해 주시네요. 핵심문장의 내용도 이해가 안 되는데 문제집을 푸는 것은 정말 의미가 없지요. 과감하게 문제풀이를 접어두고 한 문장씩 정확히 이해하는 훈련을 계속하게 되고 도전학생 실력이 느는 것이 보입니다.
3) 문장의 유기적 구조파악하기/ 문단의 첫 문장 해석 적어두기
글이라는 것은 여러 문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것이어서 앞뒤 문장의 맥락에 따라 해석의 변화가 크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또한 긴 글을 읽으며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첫 문장은 한글로 해석을 써두고 그다음 문장들을 읽어가며 연결과 결합의 구조를 파악하게 하는 훈련을 보고 과연 일타강사님이구나 감탄했습니다. 긴 글을 기억하며 읽는 연습으로 단연 최고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위의 모든 과정이 초등부터 중등 고등 영어 수업과 공부를 꾸준히 했다면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레 체득되었을 능력들인데 그런 과정이 없었던 학생에게 튼튼한 징검다리를 놔주어 도전학생은 50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수능모의고사 점수를 12점이나 올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중간에 성적과 방송에 대한 압박감으로 도전학생의 멘털이 무너지고, 조정식샘이 솔루션을 중단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런 과정도 지혜롭게 잘 극복하고 5등급에서 4등급으로 성적이 올랐습니다. 처음 목표했던 3등급에는 못 미쳤지만 성적 조작 없이, 과정의 위기도 여과 없이 보여주어 더 신뢰가 가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도전학생에게 영화 한 편을 추천하고 싶어요. "불량소녀, 너를 응원해."라는 일본 영화인데요. (이 글의 제목도 이 영화를 추천하려고 지었답니다.) 이 영화에는 도전학생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다 들어가 있어요. 야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 원을 풀려하는 가정에서 자란 꼴찌소녀(사실 불량소녀는 아닙니다. 모범생이 아니고 성적이 안 좋을 뿐)가 공부로 인생 대반전을 이루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거든요. 실제 이 소녀 모델이 누구인지도 다 밝혀져 SNS에서 그녀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다 알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예요. 영화에 나오는 야구, 성적 급상승, 엄마의 신뢰 등이 우겸 군이 힘을 내는데 도움이 될 거예요. 비록 야구 선수로는 못 뛰지만 그렇게 좋아하는 야구로 또 다른 꿈을 이루기를 랜선이모가 간절히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