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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라도봄 Jul 24. 2024

수학 노베를 벗어나는 3가지 방법

티처스 16회 : 재수생의 죄수생 탈출

[도전학생의 이야기]
고1부터 고등기간 3년간 공부를 포기했던 완전 노베(노베이스, 기초가 없는 학생을 이르는 말)의 재수생 남현우 군. 고등 내내 공부를 접었었는데 고3수능을 보고 이렇게 공부를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재수를 결심한 상황. 그런데 공부를 놓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도전학생. 알고 보니 초3에 엄마가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고 8개월 만에 돌아가시고 그 후 공부를 멀리하게 됨.
채널에이 티처스 16회

수목장으로 엄마를 모신 곳에 편지를 써서 들고 찾아간 도전학생에게 어떤 마음이었는지 물어보니, '나 공부 포기하지 않게 도와줘'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웬만한 어른보다도 더 건장한 스무살참다가 보이는 눈물에 같이 펑펑 울다가 현실의 상황을 확인하는데 눈물이 쏙 들어갔습니다.


작년 수능이 국어 6, 수학 8, 탐구 8등급대의 노베 중의 노베였고요. 심지어 수학은 실력으로 풀 수 있는 문제라곤 2점짜리 1번 문제뿐이었습니다. 8등급을 5등급으로 올리는 것이 당연히 5등급을 3등급 만드는 것보다 쉽고 3등급을 2등급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쉽겠지요. 그러나 실제 현실점수 2점인 상태에서  반타작만이라도 하게 하는 것은 초가집만 지어본 사람이 아파트를 건설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으려나 싶었어요.


도전학생도 언급했지만 노베일수록 공부를 잘하고 싶어도 막막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해야 할 양이 너무 많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죠. 도전학생은 다행히 양을 감당해 낼 체력과 의지는 있어 보였는데 구멍의 수준을 넘어 고등과정 전체가 백지인 상태에서 어떤 전략을 가지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할지를 몰랐던 거죠.


우리 교육에 꼭 추가하고 싶은 수업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경제와 금융을 가르치는 자본주의 수업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공부법에 대한 수업이에요. 의외로 이 '방법'을 몰라서 노력하면서도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못 받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쩌면 부모인 우리들도 그 방법을 잘 몰라서 그저 노력하는 것만이 최고의 방법이고 최선의 방법이라 강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방법을 모른 채 열심히만 하는 것은 해도 안된다는 열패감만 키우고 지치게 만들 수도 있지요. 공부를 잘하고 싶은 아이들이 공부방법에 대해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세세한 스타일은 아이마다 상황마다 다 다르겠지요. 그러나 스스로를 분석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체크하는 자기 상태분석, 기억의 망각곡선을 고려한 복습방법과 주기 등 공부의 기본을 알려주고,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여 자신의 방법을 찾아가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면 어떨까 상상해 봅니다.


그런 점에서 티처스라는 티브이프로그램이 엄청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상황과 다양한 성적, 학년의 친구들을 코칭해 주면서 이 프로그램을 보는 많은 학생들도 큰 도움을 받고 있지 않을까요? 1회부터 빠지지 않고 보는 저희 아이들은 상당부분 도움이 되고 있는 거 같아요. 엄마인 제가 했으면 잔소리 같았을 방법들이 조금씩 아이들의 생각에 스미고 있는 듯 보입니다.


[수학 노베를 위한 솔루션]

   재종반 수학 시간에 아무것도 못 알아듣는 듯한 현우 군. 정승제샘이 못 알아듣는 외국어 같지 않냐고 물으시고 학생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모의고사에서도 1번 외의 나머지는 손도 못 대는 상황이라 모두 한 선지번호로 마킹했더군요. 점수는 27점이지만 실력점수는 2점인 상태. 집에 있는 책들을 가져와 살펴보니 중학수학 총정리 된 것만 제대로 공부했고 고등과정은 거의 백지상태입니다. 추후 솔루션 초반 확인과정에서 보면 중등과정도 초등과정에도 구멍이 꽤 있음을 발견했어요. 수학은 계통성이 뚜렷한 과목이라 초중등과정의 개념 없이 고1 과정을 배울 수 없고 고1과정이 고2, 고3과정의 기본도구가 되기에 고1과정 없이 고2, 고3수학을 할 수 없을 텐데 50일 만에 9등급에 가까운 8등급을 5등급으로 만든 것은 정말 기적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영어표현에도 It's all Greek to me. 라는 표현이 있지요.


   정승제샘의 솔루션의 맥락을 확장하여 수학 노베 탈출 방법 3가지를 정리해 봅니다.

 1) 중학수학부터 점검 : 지난 과정 완성도 확인하기

    수학은 벽돌 쌓기 같은 과목입니다.  아래 벽돌 없이 위에 벽돌을 얹을 수 없지요. 기초가 부족하고 시험점수가 안 나오는 고등학생이라면 반드시 초중등 과정부터 확실히 숙지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고1 3월 모의고사의 범위는 중학수학까지의 전 범위입니다. 고1 3월 기출모의고사를 풀어 중학수학의 상태를 점검해 봅니다. 점수가 안 좋다면 중학수학총정리 문제집(1권으로 된 것)을 빠른 시일 내에 복습합니다. 혹은 EBS의 명강의인 정승제샘의 50일 수학도 매우 좋아요. 의지가 있는 고등학생이라면 중학 수학 총복습은 한 달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학수학의 기본개념을 모르는 채로는 고등수학 개념을 익히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불가능합니다.


2) 고등 수학 용어 정리 : 개념 다지기

   고등의 기본 개념을 학생의 말로 정리해보게 하는 것이 첫 번째 솔루션입니다. 무언가를 내 말로 정리한다는 것은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확실히 익혀아 가능한 것이죠. 수학 수업만 들어서는 이해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걸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학원을 다니면서 '배웠다. 안다.'라고 착각하지만 '들어 본 적 있는 것'과 '아는 것 같은 것'은 엄밀히는 '아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나의 언어로 정리하기'는 정말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3) 쉬운 문제, 아니 기본 문제부터 정복

   50일 남은 상황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고 사실상 노베 친구들이 개념을 숙지한 후 개념을 단단히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작업은 3점짜리의 기본 문제들을 잘 풀 수 있도록 훈련하는 거지요. 쉬운 문제 혹은 기본 유형문제라고 해서 그 풀이 방식을 외우며 공부하면 절대로 그 이상 어려운 문제는 풀 수가 없습니다.

  노베라 시간이 없고 마음이 급하겠지만, 기본문제에 어떤 개념이 어느 부분에 어떻게 쓰이는 지를 알아야 문제가 변형되어도 풀 수 있고, 이러한 훈련이 나중에 4점 이상의 심화문제를 푸는 근간이 됩니다. 개념은 수학의 '기초'이고 유형 문제, 쉬운 문제는 '기본'이 됩니다. 기초와 기본은 '쉬운'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입니다.



도전학생은 8등급에서 5등급으로 성적을 올리는 것을 과연 성공했을까요?

저는 그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도전학생에겐 인생 전체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경험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가지고 의지를 불태우며 일상을 열심(熱心)이라는 뜨거운 마음으로 채우며 살아보는 것. 그 가슴 벅차고 뿌듯한 성장은 시험 점수나 입시의 결과를 넘어서 도전학생의 평생에 성취감과 자신감을 줄 거예요. 그래서 도전학생의 미래는 밝을 거라 믿고, 그 먼 미래 전에 이번 수능에서도 좋은 결과 있기를 어디선가 오늘도 하루를 충실하게 채우고 있기를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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