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학생의 작년 수능 성적표를 보면 영어가 등급이 가장 높게 나옵니다. 국어도 6등급, 수학이랑 탐구과목도 8등급인데 영어는 5등급입니다. 프로그램 패널들은 영어는 좀 나은 거 아니냐고 하고, 학생의 아버지도 어릴 적에 영어유치원을 다녀서 그나마 영어는 나은 거라 생각하시는 듯합니다. 여기서 조정식샘보다 더 심하게 팩트폭행을 한 번 하자면, 영어는 절대평가여서 표준점수도 없고 등급만 나옵니다. 타과목처럼 만약 백분위로 따지는 상대평가였다면 영어도 6등급 후반이거나 7등급이 되었을 거예요. 수학만이 아니라 영어 또한 갈 길이 먼 도전학생을 위해 조정식 선생님이 영어 어휘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하시는데 미방분이지만 내용이 너무 좋아 추가해 봅니다.
조정식 샘의 조언에 교육에 진심인 랜선이모가 영어학습 관련서적 10권 이상 보고 정리해 둔 영어 어휘공부법을 추가해 볼까 합니다. 어휘는 언어의 가장 기초이자 기본재료인 만큼 기초가 없을수록 제일 먼저 시작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어휘공부법은 다른 분야보다 정말 방법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중학교 때부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두면 고등 가서도 수월해집니다. 중학생이나 기초가 부족한 고등학생이라면 다음 5가지 포인트를 기억하면서 어휘를 튼튼히 해보셔요.
1) 어휘책 선정
어휘책을 고르는 1번 기준은 단어장의 50%는 아는 단어가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은 여러 책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됩니다. 수록된 어휘 전부를 모른다면 익히기가 너무 힘들고 지치기 쉽기 때문이지요. 또 아는 단어 혹은 아는 것 같은 단어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단어의 여러 의미를 더 확실히 익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출판사의 시리즈가 독보적이다 싶은 건 없는 거 같아요. 이미 검증되어 널리 쓰이는 시리즈 중에 학생이 보기 좋은 구성인 것을 고르면 될 듯합니다. 너무 두껍지 않고, 예문이 좋고, 음원도 있는 것이 좋아요. 어휘 책은 이 책 저책 여러 권을 하는 것보다는 한두 권을 집중해서 반복하는 낫습니다. 또 이휘책만으로 어휘를 완벽히 한다는 목표보다, 어휘책으로 익히고 독해지문에 사용된 어휘를 통해서 다진다는 느낌으로 공부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효율적입니다.
2) 어휘 공부법의 핵심은 반복입니다.
망각곡선을 생각하면서 가능한 짧은 주기로 반복을 쌓아 장기기억으로 넘기는 거죠. 하루 하나씩 공부하는 것보다는 하루 2-3 챕터를 여러 회독하는 게 더 효율적이고요. 예를 들어 첫날 1,2 챕터를 보고 둘째 날은 1,2,3 챕터, 셋째 날 1,2,3,4, 다섯째 날 2,3,4,5 이렇게 진도와 복습을 병행합니다.
한 단어를 익히는 시간보다 익히는 횟수가 더 중요해요. 하루에 30분을 본다면 30분간 한번 보는 것보다 10분씩 세 번 보는 게 좋다고 해요. 시간을 쪼개서 자투리 시간에 여러 번 반복을 추천합니다.
3) 쓰면서 외우기보다 읽으면서(발음해 보며) 외우기
깜지쓰면서 외우던 어른들은 쓰지 않으며 단어를 익히는 아이를 보면 불안할 수도 있지만 써본다 해도 한두 번만 써보고 정확한 발음을 듣고 입으로 따라 해보며 외우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렇게 해야 보고 아는 단어가 듣고도 아는 단어가 됩니다. 이 내용은 티처스에서 조정식 선생님도 여러 번 강조했던 내용이고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4) 예문을 통해 품사도 익히며 외운다.
어휘는 많은 양의 읽기를 통해 익히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우리말을 많이 듣고 읽고 쓰면서 우리말의 어휘가 늘어온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영어처럼 외국어를 배울 때는, 특히나 입시를 위해서는 어휘책으로 익혀두고 많은 글을 읽으며 다지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천일문 시리즈로 유명한 김기훈 선생님은 물(문장) 속에서 살아 돌아다니는 물고기들(단어)을 관찰해야지 물고기만 건져서 죽은 물고기를 보는 것으로는 그 물고기를 제대로 알기 힘들다는 말을 하셨어요. 이번 조정식 샘의 미방분 꿀팁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말입니다. 문장해석이 결국 독해의 기초가 되므로 예문은 가능한 혼자 해석해 보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각 출판사도 예문을 수능에 이미 나온 문장이나 좋은 문장구조를 가진 문장들을 엄선하여 공들여 만들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단어를 외울 때 품사도 같이 외우라고 강조하는데, 품사를 외운다기보다 예문을 보면서 쓰임을 익히면 자연스레 품사가 따라옵니다. 예를 들어 lately를 형태만 보고 late의 부사형태여서 '늦게'라고 착각할 수도 있어요. 예문으로 in late summer (늦여름에)와 I got up late. (나 늦게 일어났어.)라는 두 문장에서 품사가 구분되는 것을 봤다면 자연스레 late가 형용사와 부사로 쓰이는 것을 알게 되지요. 그 후 lately의 의미를 찾아본다면 혼동하지 않게 되겠지요.
5) 가능한 많은 감각을 사용한다.
여러 번 반복해도 잘 외워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면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한번 해보세요. 우리가 사과, 바나나, 비, 해, 달 같은 단어는 한 번만 배워도 잘 잊어 먹지 않아요. 행복한, 슬픈, 걷다, 빠르다 등등도 그렇죠. 그 이유는 거의 1대 1 대응이 되는 심플한 단어들이고 자주 쓰고 그 이미지가 매우 보편적이어서 그렇죠.
그런데 어휘가 늘어날수록 추상적인 단어가 많아지고, 우리말에 정확히 같은 단어가 없는 경우도 많지요. 예문을 접해도 자꾸 잊어 먹는다면 인터넷이라는 좋은 도구를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organize를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하면 아래와 같은 검색이 됩니다. 여러 사진을 보면 organize는 정리하고 구조화, 체계화하는 거구나하고 그 뜻을 연결 짓기 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