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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대표 Jun 02. 2020

배움에는 끝이 있을까

직장생활도 결국 배움의 연속

두 달 넘게 마케팅으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You are in the learning process’이다. 사실 귀에 팍 박히지 않았다. 그간 경험이 있고, 뭘 해도 잘할 거라는 자신감이 있는 터라 배울 게 없거나 혹은 배울 것이 있어도 아주 일부분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배워야 할 게 많구나, 아니 많은 정도가 아니라 배울 게 끝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에피소드 1. 내가 조인하기 전부터 내 매니저 A가 준비하던 트레이닝을 같이 준비하고 있다. 당장 내일 트레이닝인데, A는 정신이 없다. 트레이닝 자료 정리, Stakholder와 의사소통, virtual training을 위한 support를 받는 일까지 모두 A가 핸들링하고 있다. 만약 내가 어느 하나라도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A를 도울 텐데, 어느 하나도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나마 트레이닝 자료 정리를 하는 정도 돕고 있는데, 나 스스로 기여도가 높지 않다고 느끼는지 실망스럽다. 사실 2달밖에 안 된 내가 완벽한 기여를 하고 있으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긴 하다. A를 돕지 못해 답답하다.



에피소드 2. 내가 시작한 경쟁사 트레이닝. 다른 부서인 SM팀과 함께 협업을 하고 있다. 어제 SM팀, 우리 팀, 그리고 Product management team이 모여 회의를 했다. 준비한 자료를 리뷰하는 시간이었는데,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내가 생각한 타임라인을 지키지 못할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리더라고 생각을 해 왜 이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지 소개를 하고, 트레이닝 자료 소개는 SM팀과 같이 했는데, 회의가 계속될수록 뒷맛이 찝찝해졌다. 이 프로젝트 리더가 누구인지 살짝 애매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누가 리드를 하든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담당자는 그렇지 않다. 흠,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사실 이건 우리 부서의 한계의 문제일 수도 있다. 결국 더 높은 레벨에서 업무 조율이 되어야 하는데, 태생이 다른 팀과 협업을 하니 풀기 어려운 일이다.



먼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핸들링해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클러스터 일이 처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배우는 자세로 일을 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어떤 것을 배워야 할지 골라내고 그 부분을 배운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작년에 세일즈로 일했던 것처럼 내가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어떤 문제가 나와도 대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이 일을 하면 지금처럼 실망감을 계속 느낄 뿐이다.



입버릇처럼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고 말해왔는데, 막상 배워야 할 일을 하게 되니 나도 모르게 답답해졌다. 지식을 습득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Skill Set까지 다시 갖춰야 하니 그렇다. 내가 다른 분야 세일즈를 한다면, 이렇지 않을 거다. 제품에 대한 지식, 고객에 대한 정보, 그리고 세일즈 환경을 습득한 후에 내 스타일로 얼마든지 세일즈 활동할 자신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같은 회사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Skill Set을 갖추는 일을 할 때에는 배우려는 자세가 필수다. 역시, 배움에는 끝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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