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가지 기록 차원에서 최근 싱가포르 생활을 정리해 본다.
1. 자동차 구매
동료 차를 얻어 타 본 와이프가 ‘차 삽시다!!’ 하는 바람에 폭풍 검색 중이다. 일단 5월 중 면허 시험 보기로 하였다. 역시 싱가포르의 악명 높은 차량 가격은 정말, 음 사악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게 비싸다. 게다가 요즘 COE(차량 등록세 개념)가 올라가면서 작년 대비 같은 차를 사도 대략 1~2천만 원은 더 비싼 것 같다. 때문에 1~2년 된 중고를 살까 고민 중이다. 너무 오래된 중고는 습한 싱가포르 기후를 생각하면 좋은 선택지가 아니라는 주변 사람 의견을 따르려 한다. 중고를 산다고 해도 대략 1억 정도 지출해야 2년 된 캠리 정도 살 수 있고, 2천만 원쯤 덜 쓰면 코롤라 정도 살 수 있다. 물론 현대나 마즈다 같은 브랜드는 조금 더 저렴한 편이다.
2. 아이들 학교
아이들 테스트도 하고 자리 있을 것처럼 하던 도버 코트가 지금은 자리 없다며 말을 바꿔 짜증이 나는 상황이다. 대체 우리가 대기 몇 번이 되는 건지라도 알려주면 좋은데 얘들은 그런 개념이 없는 것 같다. 애초에 너넨 대기에 들어갈 거고 기존 학생이 빠져야 너네가 된다고 알려줬으면 이렇게 짜증은 안 나겠지. 그래서 대체 학교로 Chatsworth와 ICS 알아봤고, 자리 있다고 한다. 곧 Chatsworth 투어 할 예정이다. ICS는 작년에 투어를 했어서 대략적인 분위기는 알고 있다. 이미 합격한 인빅투스는 갈 수 있지만 가격만 보고 보내려니 마음이 편치 않다. 몇 년 살지 몰라도 애들 이제 영어 좀 하기 시작했는데, 한국 국제 학교 보내기도 그렇고. 이래 저래 돈도 돈이지만 선택지가 생각보다 많아 고민이다.
3. 아이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중국어 과외, 화요일에는 영어 과외, 수요일에는 영어 학원, 금요일에는 미술 학원, 토요일에는 한글학교, 일요일에는 체조 학원을 다니고 있다. 만 5세(한국 나이 7세) 아이들 학원비가 벌써 후들후들하다. 이 덕분인지 영어가 꽤 늘긴 하였다. ‘오늘은 중국어 스펠했어여’, ‘월요일엔 영어 스펠해요’ 라면서 한국말할 때도 굉장히 많은 영어 단어를 구사하시는 중이다. 또 어디서 배웠는지 엄청난 미국식 발음을 구사한다. 너무 굴려서 내가 잘 못 알아들을 때도 있다. 중국어도 하긴 하는 거 같은데 집에서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주로 둘이서 한국어로 이야기하지만, 역할 놀이를 할 때는 영어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4. 집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았지만, 슬슬 다음에 이사 갈 집을 보는 중이다. 일단 집세를 줄이는 쪽으로 생각 중이다. 방 3개면서 헬퍼 룸이 있어야 해서 선택지가 아주 많지는 않다. 그리고 지금 내 직장이 서쪽 끝이라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동쪽으로는 가지 못하다 보니 더 그런 편이다. 퀸스타운, 부킷 티마 정도 생각 중이고 힐뷰 정도로 가면 조금 더 저렴해서 좋은데, 와이프 직장이 너무 멀어져서 고민이다.
5. 직장 (커리어)
다시 세일즈로 가야 하나 알아보려 하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다. 거꾸로 한국에서만 세일즈 했고 이제 APAC 마케팅 한 지 1년 된 사람을 APAC 세일즈로 뽑을 회사가 있을까 생각해보면, 내가 생각해도 물음표다. 물론 한국이 주요 마켓인 경우 고려해 볼 수 있겠지. 곧 나보다 한참 경력이 짧은 친구가 매니저가 되니 기분이 나쁜(?) 건 그렇다 치는데,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새로 해야 할 일이 많고 APAC 시니어 리더와 Align 되어야 해서 내 매니저가 역할을 잘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일을 시작하기도 어려울 수 있어 걱정이다. 경력이 10년 정도에 불과한 친구가 그 역할을 잘할지 조금 회의적이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 지금 매니저 있을 때 내가 할 일을 확실히 정의해 두는 게 중요해졌다. 지금 자리 있다 APAC 마케팅 자리로 가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내 매니저가 Product management 쪽에 내가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는 해 두었으니 자리 나는지 봐야겠다.
6. 골프
몸통 스윙, ‘김**’ 프로 스윙으로 바꾸는 중이다. 가장 중요한 게 백스윙인데, 어떻게 그게 잘 맞아떨어져서 얼마 전 라베 쳤던 거 같다. 할수록 어렵고, 예전 습관 나온다. 그래도 백스윙 잘 들고 앞발 중심으로 잘 돌면 얼추 공은 똑바로 가니 2021년에는 몸에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다. 교정이 맘처럼 잘 되진 않지만 라베 치고 나서는 공 안 맞아도 85타를 넘지 않는 걸 봐선 한 단계 역량이 점프한 거 같긴 하다. 라베 한 다음 주 라운드에서 전반에 12개나 치고, 망했다 싶었는데 후반 2개 쳐서 85타(파 71 구장)로 마무리했다.
7. 백신 접종
1차를 2주 전 맞았고, 다음 주 2차 접종을 한다. 2차 맞고 나선 몸살이 나는 건 거의 기본인데, 1차 때도 힘들었어서 살짝 긴장 중. 물론 조용히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지만,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 나만 맞을 게 아니라 한국에 있는 부모님, 장인 장모님도 다 맞으셔야 하는데 말이지.
8. 기타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듯도 하지만, 생활하면서 고민하는 것들 쭉 적어보니 시간을 허투루 쓰고 있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2021년이 벌써 1/3이 지나갔고, 곧 반환점을 돈다. 남은 2021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