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면서도 다른 차량 구매 @싱가포르
최근 싱가포르에서 차를 두 번이나 구매를 하면서 느낀 점, 특히 한국과 다른 점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믿을 수 없이 높은 차량 가격
최근 한국의 등록세에 해당하는 COE 가격이 치솟으면서 안 그래도 비싼 차 가격이 한층 더 비싸졌습니다. 제가 약 106K SGD에 구매했던 도요타 코롤라 신차 가격이 120K SGD로 올랐고, 그 보다 배기량이 높은 차량의 경우 30K 이상 가격이 올랐습니다. 120K SGD면 대략 한화 1억이 조금 넘습니다. 한국에서라면 물론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다르겠지만 현대 G90 정도는 살 수 있겠지요. 그런데 싱가포르에서 차를 사려고 한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말도 안 되게 비싸지만 받아들여야 하지요. 한국에서 어떤 차를 살 돈으로 여기선 어떤 차를 산다고 생각해봐야 별로 좋을 게 없습니다.
2. 발달한 중고차 시장
신차 가격이 이렇게 비싸다 보니 중고차 시장이 꽤 발달했습니다. 예전에도 소개한 SGCarMart에 거의 대부분의 중고차가 올라와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중고차라고 무조건 신차보다 싼 게 아닙니다. 한국이라면 중고차 가격이 당연히 좋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차 가격은 중고차가 당연히 낮을 수 있겠지만, COE 가격이 매번 변하기 때문에 반드시 중고차 가격이 저렴하다 볼 수 없습니다. 연간 감가상각비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신차 가격이 100K SGD인 차량이 있다고 합시다. 중고차 시장에는 8년 탈 수 있는 같은 차가 90K SGD에 올라와 있다고 합시다. 10년 탈 수 있는 신차는 연간 10K SGD를 지출하는 셈이 되는데, 중고차는 연간 11.3K SGD를 지출하는 셈이되 중고차가 더 비싼 기현상이 벌어집니다. 그럼에도 신차에 비해 목돈이 덜 들어가기 때문에 중고차는 싱가포르에서 당연히 인기입니다.
3. 발달한 Trade-in 서비스
기존에 보유하던 차량을 처분해 주는 Trade-in 서비스가 발달해있습니다. Trade-in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가격이지요. 중고차를 판매하는 곳과 신차를 판매하는 딜러 등 모두 7 군데 제 차량 가격을 문의해 봤는데 93K SGD에서 105K SGD까지 천차만별이었습니다. 105K SGD가 제가 중고차 딜러에 팔 때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가격이라고 한다면 93K SGD를 부른 딜러는 상당한 마진을 챙기는 셈이 되겠네요. 다 비슷비슷한 중고차 딜러를 끼고 제 기존 차량 가격을 내는 것일 텐데도 이렇게 가격이 다르니 충분히 알아보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4. 천차만별 자동차 대출 이자율
워낙 차량 가격이 비싸다 보니 대출을 이용하게 되는데, 대출 이자율이 천차만별입니다. 신차 기준 1.68%에서 2.68%까지 분포해 있고, 각 브랜드마다, 또 중고차 매매하는 곳마다 조금씩 다른 이율을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보통 7년까지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이 1% 차이가 꽤 큽니다. 저는 다행히 이번에는 1.68%에 계약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지금 타는 차를 계약할 때에는 2.28%나 냈습니다. 어떤 딜러는 왜 그렇게 비싼 이자를 내느냐고 물어보기도 하더군요.
5. One-stop service
Trade-in, 자동차 대출, 자동차 보험, 그리고 거기에 남은 대출이 있다면 갚아야 하는 부분까지 중고차든 신차든 소속 딜러가 한꺼번에 돌봐 줍니다. 이점은 이곳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 좀 편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번에 계약하게 된 딜러는 특히 Trade-in 가격에 신경을 많이 써주었습니다. 직접 중고차 딜러를 만나봐 얻은 103K SGD보다 높은 가격으로 해주어 만족스러웠습니다. 그 외에도 대출과 보험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주고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필요할 때 알려줍니다.
6. 차량을 구매할까, 빌릴까?
싱가포르에도 리스 혹은 렌트가 있습니다. 차량 가격이 있다 보니 렌트 가격이 상당히 높은데요, 제가 지금 타고 있는 코롤라를 렌트하려면 한 달에 대략 1700 SGD 정도 비용이 발생합니다. 당연히 보험과 기본 정비가 포함되어 있고, 이 가격에 기름값과 톨비, 주차비는 별도입니다. 보통 코롤라를 구매하면 1년 감가상각으로 10K 정도를 생각합니다. 월 800 SGD가 조금 넘는 돈인데, 여기에 보험과 기본 정비를 포함해도 월 1,100 SGD가 넘지 않는 걸 감안하면 렌트비가 상당히 비싼 편입니다. 따라서 장기로 차를 이용할 분들은 차를 구매하는 게 여러모로 이익입니다. 물론 한국도 렌트비가 차를 구매할 때보다 비싸긴 하지만, 절대 금액 차이가 싱가포르에 비해 크지 않으니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1달 정도 뒤면 새로운 차를 받게 됩니다. 그때 제가 타고 있는 차를 계약된 가격으로 중고차 딜러에 넘기게 됩니다. 아이들은 벌써 언제 차 사냐고 들떠 있네요. 1달 뒤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