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도전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몇 년 되었다. 실제로 한 스타트업의 문을 두드렸고, 그곳 사람들도 몇 만났더랬다. 인연이 닿지 않아 입사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작년, 또 한 번 기회가 왔다.
우연히 보게 된, 스타트업 대표를 하는 한 지인 W이 페이스북에 올린 잡 포스팅. 한국과 미국에서 많은 직원을 뽑고 있다면서 세일즈와 엔지니어 포지션을 여럿 올렸다. 이 포지션 외에도 생각해 낼 수 있는 모든 잡은 다 뽑을 수 있으니 관심이 있는 사람은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아, 그래? 그렇다면 한 번 연락이나 해 보자 싶었다. W에게 싱가포르 지사는 설립할 계획이 없냐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인데요?'라는 W의 답...
추후 전화 통화를 한 번 하기로 하고, W가 대표로 있는 스타트업 R사에 대한 관련 뉴스와 정보를 찾아보게 되었다. R사는 시리즈 A까지 투자를 받아 이제 확장을 하는 단계인 회사였다. 많은 스타트업이 IT 기반으로 하는 데 반해 R사는 IT 기반이면서도 제조업의 성격이 있어, 그간 제조업 몸담았던 나와 접점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메시지를 주고받고 2주 후에 이루어진 W와의 통화. 현재 회사의 상황에 대해 W에게 들을 수 있었다. 시리즈 B를 준비 중이라, 아시아 지역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싱가포르 지사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여력이 닿지 않아 시작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 같았다. 나는 내가 했던 일들에 대해 대략적으로 W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다양한 형태의 세일즈를 경험했고, 마케터로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을 커버한 현재의 경력 역시 이야기해 주었다. 서로 니즈가 맞는 것처럼 보였다. 이 통화를 통해 앞으로 더 진행할 명분을 찾게 되었고, 다음 프로세스로 미국에 있는 Co-founder인 COO와 CTO, 그리고 한국 지사 대표와의 미팅을 가지기로 하였다.
난 왜 이 회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까?
싱가포르 지사의 첫 직원으로서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좋았다. 아시아 여러 나라 시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인 것도 너무 마음에 들었다. 물론 신생 기업이라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3년 이 회사가 생존할 것인가를 물었을 때, 3년은 충분히 생존 가능하고, 오히려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3년 정도만 이 회사에 몸담을 수 있다면 싱가포르 지사를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을 개척한 경험으로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내 이력서를 천천히 들여다보았다. 다음 인터뷰 준비를 시작했다. 모처럼 흥미로운 일이 내 앞에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는 좋은 인연으로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