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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o Nov 12. 2019

빵 권하는 시간 '라벤더 베이커리'

빵순이들의 천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여행

163몰 LG층 Lavender Bakery

S사 대리로 근무하던 2007년 초겨울, 찬바람이 불어오는 이맘때 출근길 지하철역에 커피와 함께 달달한 빵 굽는 향으로 유혹하던 '로티보이'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서 중산층 몰락의 상징으로 나온 '대만 카스텔라'의 원조 격으로 한 때, 가맹점이 200개 나 우후죽순 늘어났다 소멸된 추억의 빵집이다. 그 로티보이가 바로 말레이시아 브랜드이다. 이곳 역시 한국이나 일본 못지않게 다양한 제과점이 있고, 그중 한국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 '라벤더 베이커리'이다.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를 앞두고 지난 추석 때 답사로 다녀온 조호바루에서 처음 맛보았던 '라벤더 베이커리'가 내가 거주 중인 콘도 바로 옆 건물 163몰에 있어 아이 유치원 간식과 아침 식사용으로 애용하고 있다.

어제의 빵쇼핑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 말레이시아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한 번쯤 권하는 빵집으로 현재 12개 점이 수도 쿠알라룸푸르와 조호바루에서 영업 중이다. 비단 한국에서 온 빵순이 아줌마의 입맛에만 맛있는 건 아니었는지 글 작성에 앞서 라벤더 베이커리에 관한 구글링을 하니 올 초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도 매장이 생겼다고 싱가포르 일간지와 미식 blog에도 수 차례 실렸다. 말레이시아나 베트남 등 동남아에 여행을 다녀 본 사람들은 향신료와 현지 음식에 대해선 많이 소개하는데 빵집에 관한 이야기가 적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마지막 직장으로의 이직을 앞두고 나의 파트원들과 퇴사 기념 여행을 두 번 다녀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팍팍한 직장 생활에도 부하 직원 복은 있었다. 두 번의 퇴사 기념 여행 중 한 곳이 베트남 호찌민이었는데 우리 모두 호찌민 'Park Hyatt Saigon' 브런치에서 먹은 바게트 빵 맛이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랐었다. 프랑스 식민지 100년의 역사가 그들에게 남긴 것 중 하나가 바게트 빵 이냐며 이야기 나누던 기억을 말레이시아에 와서 떠올랐다. 이곳 또한 포르투갈, 네덜란드, 일본 그리고 영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게 된 200년에 가까운 긴 영국 식민지 역사를 갖고 있다. 이 영국 식민지 역사가 한국 엄마들의 한 달 살기 어학 교육과 국제 학교 진학을 선호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그리고 베이커리의 높은 수준도 식민지 영향이 상당 부분 차지한다. 가격 또한 저렴한 편이고 베이커리 류 외에 카야잼도 맛있어 선물용으로 많이 구매한다. 몽키아라에는 키아라 163몰에 있고 그 외 유명 쇼핑몰인 파빌리온, 미드밸리 등에 있다. 몽키아라에는 이 외에도 제과점이 여럿 있어 빵순이로서 행복하다. 토스트용 식빵은 원 몽키아라에 있는 일본식 제과점 'Hachi'에서 종종 구매한다. 엄마의 행복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제일이겠지만, 매일 매 순간은 아니지 않은가?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를 하며 이른 아침부터 등교 혹은 등원 전쟁을 치르고 나면 진한 커피 한 잔과 말레이시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빵들로 당 충전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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