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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작가 선영 Mar 27. 2020

일기를 쓰듯 그림을 그려요

일기를 평가하지 않듯 마음을 그린 그림은 누구도 평가하지 않는다.

일기를 쓰듯 그림을 그려요     



종종 연필을 들고 일기를 써보신 적이 있나요? 매일 습관처럼 끄적이는 글말입니다. 누구나 흔히 가지고 있는 쓰다만 일기장에 글은 나만의 사색의 흔적입니다. 여러 권 쓰다 멈추고 새로운 일기장에 글을 쓰며 새로운 마음을 다지고 정리하시나요? 일기장은 사람 사람 마다의 기억의 조각입니다. 나에게 새록새록한 추억의 선물처럼 마음을 회상하고 미소 짓게 합니다. 어떠한 것과 견줄 수 없는 나의 소소한 삶이 빗어준 영혼과도 같습니다.      


누구도 개인의 일기를 보고 함부로 하지 말하지 않습니다. 의견을 제안하지도 평가하지도 않습니다. 타인의 일상과 삶을 엿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것입니다.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기록하고 삶을 풀어내기 위한 마음 챙김입니다. 작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글을 써서 위안을 삼곤 합니다. 손바닥만 한 글들로 나에게 위로하고 다짐하는 일기 글을 쓴다고 모두 작가가 되려 함은 아닙니다. 작가들만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내 살을 끄적끄적 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한 장의 글들이 모여 한 권의 글이 됩니다. 좀처럼 글 솜씨가 늘지 않지만 서운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한 권이 두 권이 되고, 세 권이 되면 누구에게나 제 나름의 필력이 모여집니다. 일기를 쓰는 동안 마음에 힘이 길러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함께 모여진 것입니다. 어쩌면 글을 쓰는 능력은 덤인 샘입니다. 삶을 감상하고 기록하다 보니 생긴 선물입니다.      

글을 쓰는 이에게는 글력이라는 보물이 생겨납니다. 가슴이 촉촉해지고 삶에 여백이 든든하게 곁에 있어주는 듯합니다. 일상을 그리고 마음을 그리는 그림은 일기와 같습니다.


일기를 쓴다고 누구나 작가가 되려는 것은 아닌 것처럼 글을 써서 밥 벌이를 하는 작가가 되는 것은 마음먹기에 따른 것입니다.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림을 그린다고 누구나 작가만큼 잘 그려야 하는 것도 작가가 되어야 그림을 그리는 것도 아닙니다. 한 장의 글이 모여 한 권 분량의 나의 일상집이 됩니다. 매일 그림으로 행복한 삶을 짓기 위한 일상 그림입니다. 내 삶을 사랑으로 지어내기 위한 보살핌입니다. 그 보살핌의 시간이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 역시 두 권, 세 권의 그림집이 모여지면 그제야 그림력이 생기겠지요. 누구나 시간이 흐르고 그림력이 생기면 그림 작가가 될 수 있고 그림집을 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말입니다.


일기를 잘 쓰기 위해 글쓰기 학원에 가지 않는 것처럼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 화실에 다니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그림작가가 되기 위해 빼어난 그림 실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훌륭한 글쓰기가 단기에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그리기도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읽고 쓰기를 반복하면 반드시 자신만의 글쓰기가 가능한 것처럼 계속 감상하고 그리면 누구나 그리기가 가능합니다.      


조금은 이해가 되고 용기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일기장에 그림을 그려보세요. 글로 표현이 어렵고 복잡한 날들에 일상이 그림으로 표현되는 순간, 당신을 편안함의 공간으로 초대할 것입니다. 글을 쓰던 볼펜도 만년필도 어떠한 도구도 계의치 않습니다. 당신의 그리고자 하는 마음 하나면 충분합니다.      

혹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라는 말씀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마음은 있는데 그림에 영 소질이 없어서요'라는 말씀은요? 그렇다면 지금 당장 일기를 쓰듯 한 점의 그림을 그려보십시오. 그림은 마음이라는 인격입니다. 일기장 그림에는 평가라는 그림자는 찾아지지 않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마음과 ‘나'라는 작가만 존재합니다. 여러분의 삶에는 여러분이 바로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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