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배송되는 한마디에서 얻는 힘
출근을 할 때마다 나는 습관적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산다. 회사에 원두며 캡슐커피머신, 카누 등 먹을 것들이 천지다. 하지만 나는 익숙하게 근처에 있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사 먹는 커피와 타 먹는 커피는 조금 다르다. 회사가 강남 근처라 매일 경기도에서 서울을 오고 가는 데는 에너지가 꽤 많이 든다.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아침에 커피 한잔을 마시지 않으면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내게는 자양강장제이자 영양제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처음에는 유심히 보지 않았지만 해당 카페는 어플을 통해서 스마트오더로 미리 주문이 가능했다. 또 어플을 통해서 닉네임을 변경할 수도 있었다. 처음에는 바빠서, 혹은 컵홀더를 씌우느라 컵 겉면에 붙은 스티커를 확인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팀원분 중 한 명이 "라일락님 오늘 메시지는 뭐예요?"라고 물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오늘 메시지라는 무슨 말이지?"라고 생각했다. 알고 보니 컵 용기 겉면에 스티커가 프린트되어 붙어 있었다. 오늘의 한마디, 한 줄 말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씌워진 컵홀더를 위로 밀어 글귀를 확인했다. 프린트의 내용은 랜덤이었다. 그 후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용기 겉면에 있는 메시지를 확인했다.
단순히 힘내라는 말은 없었다. 이를테면 힘들지만 즐거운 날이에요 같은 메시지? 힘들지만 즐겁게 일하라는 걸까. 이 카페 참 마케팅 잘한다라는 생각도 잠시, 나는 날마다 '오늘의 문구'를 확인할 생각에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출근길은 고되지만 오늘 하루 카페에서 건네는 메시지가 '오늘도 뭔가 될 거다' '할 수 있다'라고 나를 다독이는 것만 같았다.
저번 주 중 하루 생각나는 컵홀더 메시지는 '자상한 사람에게 끌리네요'였다. 뜬금없는 메시지, 정말 당연한 말이지만 괜히 주변에 자상한 사람은 없을까 고개를 돌며 괜히 사람들을 쳐다봤다. 작은 메시지가 주는 힘은 대단하다. 오늘을 어떻게 살아 갈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일할 지를 괜히 생각하게 해 준다. 뿐만 아니라 오늘 이렇다 저렇다 할 것 없는 잔잔한 감정 속에 작은 조약돌 하나가 피어오르는 듯한 기분을 제공한다.
조약돌을 던지면 주변 물살이 일렁이며 움직인다. 돌은 포물선을 그리며 퍼져 나간다. 풍경이 햇살과 맞닿아 너울을 그리며 지나간다. 오늘은 어떤 메시지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마치 예전 어릴 적 마니또를 하며 짝꿍이 누구일지 궁금해 가슴 졸이던 그 시절을 생각해 내게 한다.
나는 오늘을 기다린다. 오늘 또 날 향한 메세지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