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개학날이다. 1, 2학년만 우선 개학인 날이지만 온 학교의 사람들이 개학을 준비했다. 화장실 앞 발바닥 스티커 붙이기, 복도 화살표 붙이기, 거리두기를 위한 라인 테이프 붙이기, 청소, 책상 가림막 붙이기, 안내자료 만들기... 드디어 개학을 맞는 아침은 불안과 설렘이 함께 한다. 입학을 맞아 1학년들을 축하해주기 위해 아침맞이를 한다. 피켓을 들고 있지만 마스크를 쓰고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이 아이들에게 입학이란 어떻게 기억될까. 마스크를 쓰고 교문 앞을 가득 메운 1학년 학부모님들의 모습에도 걱정과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목을 빼고 내 아이의 가는 길을 앞서 보려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마음껏 안아주고 축하한다고 말하며 맞이해주지 못하는 선생님들의 마음도 매 한 가지다. 5월 말의 더운 열기와 반대로 모두의 마음은 겨울 서리처럼 시리다.
처음으로 이런 상황에서 학교를 보내 놓은 부모님의 마음은 어떨까.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급식은 잘 먹는지, 마스크는 챙겨 쓰고 있는지,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는지, 어떤 친구와 선생님을 만날지... 매 분마다, 아니 매 초마다 궁금할 것이다.
아침을 맞아주고 교실로 들어오는 길, 1학년 교실을 힐끗 들여다보았다. 띄엄띄엄 투명 가림막 뒤로 앉아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정말 병아리 같다. 말을 걸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떨림이 담겨있는 눈동자, 보송보송하게 단정한 옷을 입고 있는 모습. 정말 예쁘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도 예쁘다.
수업을 마치니 돌봄 교실로 처음 향하는 1학년 아이들을 인솔하는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만 들려온다. 아이들이 모처럼 등교했고 하교하는 데도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조용해 하교 시간이 된 줄도 몰랐다. 오직 아이들을 통제하는 어른들의 목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이다. 친구와 대화하면 비말이 튈 수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말할 기회가 대부분 차단된다.
친구를 만나는 설렘에 부풀었을 것이다.
선생님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궁금했을까.
선생님에게,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지도 못한 채 그렇게 집으로 갔을 것이다.
학교를 처음 간 1학년 아이들에게 오늘 하루 학교는 어떻게 기억될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병아리처럼 짹짹짹 말하지 못하는 것이, 숨쉬기도 답답한 마스크를 하루 종일 씌워두어야 하는 것이.
등교하지도 못하고 집에 있는 내 아이의 등 뒤에서 길에서 친구를 만나더라도 말하면 안 된다고 당부해야 하는 나의 잔소리가 너무나도 미웠다.
너희는 빛나는 보석이다. 그저 마음껏 빛나거라! (비록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지라도)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만 2020년 3월은 코로나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교실에서 아이들끼리 이야기하지 않도록 비교적 엄격하게 통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