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이스탄불의 역사를 찾아서
2024년 7월 21일 일요일, 이스탄불
아야소피아는 이스탄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 장소 중 하나이자 이곳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경험한 역사 그 자체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곳이 박물관에서 모스크로의 역할 재구조화 탓일까? 이곳에서는 무슬림이 아닌 자들은 이방인이었다. 출입구부터 시작해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는 이곳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 구경만 할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소는 역사적, 종교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공간임은 분명하다. 2020년 스페인 남부 여행 때 방문했던 코르도바의 메스키타와는 닮은 듯 다른 느낌이었다. 비슷한 역사적 의미가 있는 두 공간이지만 우리 이방인이 경험할 수 있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메스키타에서는 그곳이 갖고 있는 숨결을 보다 가깝게 느꼈다면 아야소피아는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야소피아는 과거는 물론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스크로서 종교적 신념과 가치가 살아 숨 쉬는 반면,
메스키타는 모스크에서 가톨릭화로 동화되어 그 신념과 가치가 과거의 유물로 박제된 상태로 보존되어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메스키타가 더 기억에 남는 건 그곳을 유유자적하며 그곳을 온전히 경험한 까닭일 것이다.
분명 각각의 의미와 역할이 존재하며, 여행객 개인 취향에 많이 좌우될 것이지만 부푼 기대를 안고 온 우리로서는 아야소피아에게 아쉬운 면이 있었다.
여행 첫날, 이곳이 우리에게 스벅만큼이나 시원함과 휴식을 제공했다는 점에서는 크게 고마울 따름이다. 그리고 구시가지에 숙소를 잡은 우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웅장하고 멋진 배경이 되어준, 이스탄불 마지막 날에는 마치 우리 집 앞 교회처럼 익숙한 풍경이 되어준 그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여행 tips>
1. 아야 소피아 입장 시 여성은 반드시 긴바지와 두건(히잡)을 착용해야 하지만 남성의 경우 반바지(무릎 정도 길이)도 허용한다는 점을 알고 여름날 더운 긴바지를 굳이 챙길 필요는 없을 것이다(아이들은 상관없음).
2. 아야 소피아 입구는 신도(현지인)와 여행자로 구분되어 있다. 신도들은 광장 앞에서 예배 시간에 맞춰서 1층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우리와 같은 여행자들은 우측 톱카프 궁전 입구 쪽으로 돌아서 티켓팅 후 2층으로만 입장 가능하다.
3. 입장권 구매 시 아야 소피아 및 박물관 통합 티켓을 구입하면 블루모스크 입구 맞은편 박물관을 이용해서 아야소피아의 어제와 오늘, 미래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다양한 영상과 스크린 기법들을 이용하여 제공하는 이 서비스는 한국어 오디오가이드도 갖추고 있어서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의 눈높이에도 안성맞춤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너무 시원해서 더위 걱정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나오기 정말 싫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