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엄청 힘들다. 육아는 지옥이다. 육아는 희생이다. 그래서 아이 낳는 것이 부담스럽다. 등등등...
육아 스트레스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지배적인 요즘이다. 육아는 힘들다. 무지하게 힘들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내 시간도 빼앗기고, 어쩔 땐 팔다리가 후들거리기도 한다. TV를 틀어도 육아가 힘들어 보이고, 유튜브를 봐도 육아는 힘들고, 블로그를 보면 더 힘들다. 그래서 육아 관련 콘텐츠가 성황인가 보다. 그런데 그런 콘텐츠를 본다고 육아가 쉬워지나? 내 경험상 그렇지는 않다.
새벽에 갓난아기가 갑자기 막 울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이 처음인 엄마, 아빠는 어쩔 줄 모르며 아기를 달래다가 인터넷을 찾기 시작한다.
A에서는
“아기를 그냥 두세요. 수면 교육은 태어나서부터 해야 합니다. 아기가 스스로 진정하게 두셔야 합니다. 엄마아빠가 이걸 견뎌야 합니다. 우리 아기는 그래서 지금 재우지 않아도 잘 잡니다.”라고 하고,
B에서는
“아기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세상 모든 것이 두렵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가 얼마나 무서울까요? 수면 교육 하지 마세요! 안아주고, 많이 안아주세요”라고 말한다.
하나의 현상에 너무나 다른 두 가지 반응이다 보니, 정작 내 옆에서 울고 있는 아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모르겠더라. 이런 경우가 비단 이거 하나만이 아니다. 아기가 커갈수록 이런 기묘한 현상은 계속된다. 심지어 소아과 전문의들도 경우에 따라 의견이 다르니 한낱 일반인인 우리는 정말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로 아내는 더 스트레스를 받고, 나는 그걸 보고 또 스트레스받는다. 어쩔 땐 언성까지 높아지기도 한다. 그렇게 몇 달을 보냈다. 그래서 나와 아내는 결국 과감히 선택했다.
"우리 아기를 있는 그대로 보기로!"
문제가 생기면 가까운 병원으로 가는 게 답이다.
좋은 육아 콘텐츠와 서적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내 생각에 좋은 콘텐츠와 서적의 기준은 우리 가족과 잘 맞는 것이다. 나와 아내도 자주 이것저것 찾아본다. 그리고 우리에게 맞는 육아법을 선택한다. 아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와 아내 그리고 우리 아기의 마음이 편한 육아법을 말이다.
육아는 힘들다. 그렇지만 아기를 보면 행복하다. 아기가 웃을 때는 더욱 그렇다. 대부분 모든 엄마와 아빠는 아기를 사랑한다.(예외가 있다는 게 슬픈 현실이지만...)
보통 '어른이 아기에게 사랑을 주는 것'이라고 많이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기들은 엄마, 아빠에게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아기는 엄마와 아빠를 향해 한없이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아무런 조건도 없고, 티도 없이 마냥 좋아서 웃는다. 엄마, 아빠를 한없이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이보다 더 순수하면서 조건 없는 사랑이 있을까? 아기들이야말로 우리 어른들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존재들이다. 그런 소중한 존재를 키워내는 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훌륭한 일인가.
아기는 나를 깨닫게 해 준다. 육아를 통해서 엄마와 아빠도 성장한다. 육아야말로 어른인 우리가 ‘진정한 나’가 되는 길이며, 그 힘듦은 어른들의 성장통이다.
힘들 때 자주 듣는 말 중 하나.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우리는 우리 아기 키우는 걸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놀이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인간은 놀이를 통해 성장하기도 한다. 요한 하위징하(Johan Huizinga, 1872~1945)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 놀이하는 인간"이라고 명명하였다. 놀이는 자유로운 행위이다. 억압이 아닌 자발적인 참여이다. 육아는 강압적인가 아니면 자발적인가? 이건 선택의 문제다.
하위징하가 말하는 놀이는 이성과 감성의 통합을 이루며 실현되는 인간의 본질이다. 육아는 이성적으로만 할 수 없고, 감성적으로만 할 수 없다. 이 둘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래서 육아는 놀이다.
육아가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힘들어서 못 한다? 우리 어른들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갓 성인이 되어 자유를 얻고 밤새 잠 안 자고 놀 때는 안 힘들었나? 힘들어서 못 논 적이... 있을 수도 있지만 거의 힘들어도 놀았을 거 같다.
육아와 놀이는 무슨 차이일까? 앞으로 아이와 놀면서 생각해 보고. 나를 성장시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