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재의 반성
나이가 들수록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아무리 그가 잘난 사람일지라도,
그가 나에게 정말 필요한 사람일지라도,
심지어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일지라도,
이런 사람과는 말을 섞지 않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다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눈빛이 공격적이다.
표정이 공격적이다.
말투가 공격적이다.
동작이 공격적이다.
본인은 모를 것이다.
자신의 눈빛, 표정, 말투, 동작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본인은 진짜 모를 것이다.
자신의 공격성은 자기 눈에는 절대 보이지 않기에.
하지만 상대는 분명히 안다.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된 몸과 마음으로
그가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를
처절하게 느끼고 깨닫게 된다.
친구일 줄 알고 다가갔다가
혹은 친구가 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가
그의 칼날과도 같은 눈빛, 표정, 말투, 동작에
무방비 상태로 찔리고 할퀴어져
치유가 어려운 깊은 내상을 입고 만다.
공격성이 심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마치 살면서 눈뜨고 경험하는 악몽과도 같다.
몰라서 한 번은 만날 수 있겠지만,
알고는 절대 만나지 않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가 안타깝다.
자신의 눈빛, 표정, 말투, 동작에 독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영원히 모르고 살아갈 테니 말이다.
누가 알려주기 전까지는 영원히 모를 것이다.
설사 누군가가 용기 내어 알려주더라도
스스로 인정하려 하지 않을 테니 영원히 모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그가 가련하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
결국 인생이 외로워지고 말 테니 말이다.
그는 이조차도 모를 것이다.
자신의 인생이 왜 점점 외로워지는지를.
잠시 나를 되돌아본다.
나의 눈빛, 표정, 말투, 동작에는 문제가 없을까?
아무도 말해주지 않을 테니
거울을 보면서라도 한번 확인해봐야겠다.